인천의 변두리 부평여중에서
당시 인천의 중심가 동인천역 근처에 있는 인일여고에 진학했을 때
주위 사람들로부터
"와, 공부 잘 했구나!" 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지요.
그만큼 인일여고는 공부 제일 잘 하는 아이들만 가는 명문 중의 명문이었어요.
어깨를 으쓱하고 부평에서 동인천으로 통학을 했었지요.
그런데 그곳에서 느낀 것은?
내가 우물 안의 개구리였다는 것, 그것도 아주 보잘것 없는 개구리.
나보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어찌나 많은지...
또 잘 사는 아이들도 왜 그렇게 많은지...
그 애들은 사고 싶은 문제집을 척척 샀고, 입고 싶은 것도 척척 사 입었고, 먹고 싶은 것도 척척 사먹더라고요.
그에 반해 저는 돈이 없어서 선생님이 사라는 수학 문제집을 살 수 없었고,
문제집이 없으니 공부 시간에 멍하니 있을 수밖에 없었지요.
(나 같으면 문제집 못 사는 아이들을 위해 뭔가라도 했을 것 같은데...)
그러다 보니 성적은 뚝뚝 떨어지고...
가고 싶은 대학(신문방송학과)은 꿈도 꿀 수 없었고...
열등감 속에서 3년을 보냈던 것 같아요.
그때 고3 때, 친했던 친구가 지난 해 제가 방정환문학상을 탄 것을 어찌 알았는지 자료를 조사해 인일여고 총동창회에 올렸더라고요.
그 친구는 리더십이 강하고 쾌활하고 멋진 친구였지요.
고등학교 3년을 생각하면 이 친구가 가장 많이 떠오를 정도로 저에게는 잊지 못할 친구였지요.
친구는 대학에 수석입학했고 졸업 후 그 대학 강사 하다가, 고등학교로 옮겨 얼마 전에 정년퇴임을 하였지요.
지금은 인일여고 총동창회에서 봉사를 하고 있는 이 친구를 언제 만났지?
뭐가 바빠서 그동안, 그 오랜 세월 동안 얼굴 한 번 못 보고 지냈는지 모르겠어요.
아마도 각자 살기 바빴겠지요.ㅋㅋ
이번 봄에 산모퉁이에 초대를 해서
온갖 정성 담은 봄나물 밥상으로 차려줄까 합니다.
친구야, 고맙다.
고3때도 고마웠고, 지금도 고맙고^^
첫댓글 저는 글쓰면서 얻게 된 친구들이 제일 고맙고 좋아요.
아, 맞아요. 평생 친구죠^^
옛찬구 라는 노래 생각도
친구는 역시 옛친구 !!!.
예, 친구와 포도주는 오래 될수록 좋다는 말이 생각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