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교감을 나누면 나를 병들게 한다 나쁜 교감을 나누면 나를 병들게 한다 음치 박치 당신도 가수와 같이 놀면 탱고 지르박 왈츠의 스텝도 밟고 노래를 잘 부르는 무명가수가 될 수 있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 낫 놓고 기억 자도 모르는 당신도 시인과 같이 어울리면 풍송(諷誦)을 외우고 언어의 마술사 문학 박사가 될 수 있다 이 세상은 언제나 내가 뿌린 만큼 거두게 됩니다 밀밭에 가기만 해도 취하는 당신도 애주가와 친분이 두터우면 한잔을 받아 마시며 권주가를 부를 수 있다 이 세상은 내가 누구를 만나느냐가 중요합니다 흑싸리 껍데기도 모르는 당신도 노름꾼과 자주 접촉하며 일상을 같이하면 삼 팔 광땡도 만드는 놀음판 교장도 될 수가 있다 놀음꾼 집은 타짜가 나오지만 형사는 나오지 않습니다 깡통도 두드릴 줄 모르는 부지런한 당신도 길거리 거지와 같이 어울리면 게을러지고 각설이 타령을 부르고 깡통 박자도 맞추게 된다 양반집은 양반이 나오고 배움 망각한 상놈 집은 상것이 나오게 마련입니다 거짓말 거 자도 모르는 당신도 거짓말을 잘하는 정치인과 한솥밥을 먹으면 당신도 거짓말을 잘하는 고단수 사기꾼이 된다 이 세상은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이 좌우된다 생선을 넣었던 봉지는 생선냄새가 나고 과일을 담았던 봉지엔 향기가 나게 마련입니다 걸레는 아무리 삼고 빨아도 행주로 쓸 수가 없습니다 내가 오늘부터는 누구와 자주 교감을 가질 것인가 깊은 바다에선 고래가 노닐게 마련이고 얉은 물에선 송사리가 노닐게 마련입니다 어린아이가 어른을 따라가려면 한 발짝도 못 가서 넘어지게 마련입니다 =모셔온 글=
출처: 화 목 한 사람들 원문보기 글쓴이: 아상 사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