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좋은 한가위의 가을 날씨군요.
아직도 가을이라기 보다는 한 낮에는 여름 같은데 아침저녁은 서늘한 것이 가을을 느끼게 합니다.
추석 연휴를 맞아 성묘를 갔다가 친구들과 골든베이(지난번 KLPGA한화금융클래식이 열렸던곳)에서 골프를 치러가기로 했었는데 금요일 아침 출근길에 어머니가 넘어져서 못일어 난다는 동생의 전화를 받고 화급히 청운동에 있는 어머님댁으로 달려갔지요. 방바닥에 누운채로 꼼작을 못하시는데 손목이 덜렁거리고 외쪽 고관절이 아파서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라 119에 전화를 했더니 10분뒤에 앰블란스와 구조대원 둘이 도착했습니다. 이걸 보면 우리나라도 이제는 인명구조시스템이 상당히 발달한 것을 알수 있습니다. 들것을 가지고 와서 차에 옮기고 내가 있는 보라매병원으로 가자고 했더니 원래 종로구역 밖으로는 갈수 없다는걸 내가 보라매병원 의사라고 해서 겨우 그리로 가기로 했습니다. 정형외과에 연락을 해서 응급실에 대기시켜놓고 나는 내차를 가지고 병원으로 갔습니다. 사진을 찍어 보니까 왼쪽 radius fracture와
femur neck fracture가 있었고 얼굴에도 멍이 퍼렇게 들었는데 골절은 없었습니다. 수술을 해야 할텐데 공교롭게도 정형외과의 고관절 파트가 학회가 있어서 전부 대구에 가있기 때문에 수술은 부득이 월요일에 가능하다고 합니다. 일단 입원실에 옮기고 간병인을 구하고 밤에는 내가 keep 하기로 했습니다. 토요일 과 일요일에도 두경부학회 골프모임이 있었는데 참석할 수가 없었지요. 다행히 비가와서 학회골프는 취소되었습니다. 그리고 사흘동안 병실을 지키며 간호를 하는데 심한 통증으로 움직이기 어려운 상태에서 토요일에는 CT를 찍으러 갔고 일요일에는 femur 길이를 측정하기 위한 사진을 또 찍느라고 1층 방사선과로 내려갔다와야 했습니다. 업친데 덥치기로 병원 용역회사로 청소와 운반을 담당하는 인원들이 파업에 들어가서 환자를 옮기는 것도 한참씩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어머니는 원래 치매기가 좀 있었는데 다치시고 난후에 증상이 더심해져서 사람도 잘 못알아 보고 밤에는 부목을 잡아 뜻고 자꾸 풀어달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아마도 진통을 시키느라 morphine이나 다른 sedtive 가 많이 들어가서 의식이 더 나빠지고 기억도 못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월요일 아침에 수술장으로 옮겨서 고관절은 total hip 수술을 하고 팔에는 plate로 고정하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고관절 치환술은 30분만에 아주 간단하게 해치우는데 그동안 정말 의술이 많이 발달한 것 같습니다. 부러진 femur head를 잘라내고 인공장기를 갈아끼우는 방식입니다. 전에는 수술후에 hip spike cast를 6개월 정도한것 같은데 지금은 cast도 안하고 며칠후부터는 바로 재활훈련을 한다고 합니다. 팔에는 splint를 대고 붕대를 감았습니다. 수술후 3일째인 오늘은 침대에 걸터 않을 정도가 되었고 의식도 좋아져서 나를 알아보기도 하셨습니다. 이제 겨우 한시름이 놓입니다만, 만 93세인 노인네가 과연 회복된다고 해서 걸어 다닐수가 있는지 걱정이 됩니다. 여러사람이 얘기하기를 고관절 골절이 되면 계속 병원생활을 하셔야 한다고 겁을 주는데 그렇게 되지는 않기를 바랍니다.
지금 이시간에 가족들과 즐겁게 보내시거나 골프치시는 동기여러분들 많을테지요.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빕니다.
김광현
오늘은 아침 새벽에 한양에 가서 한 라운드를 돌고 애들하고 정동에 있는 시립박물과에서 전시중인 고갱의 특별전시회를 본다음 병원으로 왔습니다. 어머니를 휠체어에 태우고 병원 밖으로 산책을 했는데 기분이 매우 좋으신것 같았습니다. Total hip을 하니까 다리를 움직여도 통증이 없고 그런대로 지내실만한 것 같습니다.
김교수 모친이 연로하신 것은 이미 알고있었지만 낙상을 당하신 줄은 모르고 있었는데 그 연세에 대수술을 두가지나 받으셨으니 참 기적이네요. 소생의 장모님은 올해가 꼭 90이신데 평소에 베드민튼을 좋아하셔서 매일 아침마다 동네 뒷산에 올라서 딸뻘 되는 여인네들과 치열하게 지지 않으시려고 쳐오셨는데 추석 2일전에 갑자기 운동 중 숨이 차고 이어서 체한 듯 가슴이 답답하고 상처에 고춧가루를 뿌린 것 같다고 전화를 하셔서 직감에 acute MI인 듯하여 며느리가 근무하는 삼섬병원으로 옮겼더니 LAD가 꽉 막혀서 하마터면 돌아가실 뻔했다고 합니다. 그래도 곧바로 stent를 넣고 증상이 호전되어 퇴원하셨지요.
첫댓글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정말, 정형외과 기술이 많이 향상 된 것 같습니다. 93세에도 마취를 하고 수술을 할수 있다는 것 보면, 마취도 많이 발전한 것 같습니다. 노인들은 누워 있게되면, 못일어납디다. 빠른 회복을 기원합니다,
다행히 비가와서 학회골프는 취소되었습니다. 이건 전형적인 놀부심뽀가 아닐까요?
하여튼 어머님의 쾌차를 기원합니다.
오늘은 아침 새벽에 한양에 가서 한 라운드를 돌고 애들하고 정동에 있는 시립박물과에서 전시중인 고갱의 특별전시회를 본다음 병원으로 왔습니다. 어머니를 휠체어에 태우고 병원 밖으로 산책을 했는데 기분이 매우 좋으신것 같았습니다. Total hip을 하니까 다리를 움직여도 통증이 없고 그런대로 지내실만한 것 같습니다.
김교수 모친이 연로하신 것은 이미 알고있었지만 낙상을 당하신 줄은 모르고 있었는데 그 연세에 대수술을 두가지나 받으셨으니 참 기적이네요. 소생의 장모님은 올해가 꼭 90이신데 평소에 베드민튼을 좋아하셔서 매일 아침마다 동네 뒷산에 올라서 딸뻘 되는 여인네들과 치열하게 지지 않으시려고 쳐오셨는데 추석 2일전에 갑자기 운동 중 숨이 차고 이어서 체한 듯 가슴이 답답하고 상처에 고춧가루를 뿌린 것 같다고 전화를 하셔서 직감에 acute MI인 듯하여 며느리가 근무하는 삼섬병원으로 옮겼더니 LAD가 꽉 막혀서 하마터면 돌아가실 뻔했다고 합니다. 그래도 곧바로 stent를 넣고 증상이 호전되어 퇴원하셨지요.
지금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의 의료수준이 대단합니다. 식생활이 좋아지고 예방의학의 발전으로 평균 수명이 늘어났지만 90이상이 되는 환자들이 대수술에 해당하는 수술이나 시술 등을 아무런 제한없이 받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 좋은 나라입니다. 김교수 모친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