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KT-모비스의 경기를 직관하면서 꿈에 그리던 현재 10개구단 홈구장을 모두 순회하는 데 성공했는데요...
삼국지10의 영산순례처럼 산신령이 펑하고 나타나 능력치를 올려주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먼 훗날 눈감는 순간 제 삶을 돌이켜보며 위로가 될 만한 거리를 하나 만든 거 같습니다...
경기는 한참 지난 터라 경기후기를 올리기는 좀 거시기하고요...
부산 사직체육관의 분위기를 보면... 겉은 잘 꾸며놨는데 안으로 들어가면 뭔가 고색창연한 느낌을 줬달까요...
부산기아때도 썼던 구장이니 이해는 갑니다만...
그리고 복도쪽 창문을 검은커튼으로 쳐놔서 뭔가 어두운 느낌을 주었습니다...
전반적인 시설은 잠실 실내체육관 정도 수준? 그냥 보통이었던 거 같고...
응원열기도 진행자나 응원단장이 노력하는 모습은 많이 보이지만 야구에 미치지는 못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다만 롯데를 벤치마킹해서 봉다리를 쓰고 응원하는 건 인상적이더군요...
잠실체와 마찬가지로 구장이 워낙 커서 엔간히 관중이 차지 않으면 썰렁한 느낌을 줄 수밖에 없는 것도 어쩔 수 없더군요...
이날도 적지 않은 관중이 들어온 거 같았지만 빈자리도 많아 보이더군요...
그리고 모비스팬이 상당히 많이 들어온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마도 부산 기아시절부터의 팬들인지...
아니면 울산-부산이 가까워서 원정응원 오기가 용이해서인지...
암튼 사직체육관에 대한 인상은 이 정도로 접고...
이제 나름 10개구장을 다 순회해봤으니 여러 분야에서 제 나름대로 느낀 인상을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저의 농구관람기는...
올시즌에는 10개구장 중 원주를 제외한 9개구장을 가 보았으며...
원주는 07년에 한번 가봤습니다...
이 외에 전주 창원 울산 부산 한번씩...
고양 두번...
삼산 안양 잠실 잠학은 생애에 셀 수도 없이 가봤네요...
우선 시설면... 경기장 내 관람환경이나 화장실 등 부대시설이 좋은가 여부입니다...
A 고양 삼산 안양
고양은 가장 최근에 지어진 구장답게 관람환경이 가장 쾌적하고... 모든게 최신식입니다... 매표소도 안쪽에 위치해 있어 겨울스포츠인 농구팬들을 배려한 인상도 받았고요...
이 외에 06년 지어진 삼산도 좋은 시설을 자랑하며...
안양도 06년 처음에 딱 갔을때 '아 한국에도 이런 농구장이 있었구나'하고 컬처쇼크를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지금은 많이 퇴색했습니다만... 그래도 여전히 최고급 시설을 가진 농구장 같습니다...
B 창원 울산 잠실체 사직체
농구의 메카 창원체육관은 상당히 오래 쓰인 경기장에 비해 경기장 보존이 잘 되어 있다는 느낌을 딱 받았습니다...
그리고 복도에서 경기장으로 들어가는 입구도 문이 아닌 비닐발을 쳐놔 딱 열려있는 느낌...'우리가 농구메카다' 하고 자랑하는 느낌이더군요...
울산은 경기장 내부는 괜찮은데... 화장실 등의 부대시설은 좀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잠실체 사직체도 관람환경은 괜찮은 편이지만... 아무래도 오래되다보니 고색창연한 느낌을 주는 건 어쩔 수 없더군요
C 원주 전주 잠학체
원주는 사실 가본 게 6년이 넘었기 때문에 기억에 선명히 남진 않습니다만...
전형적 옛날 체육관의 느낌을 주더군요...
다행히 다음 시즌엔 새로운 경기장에서 농구할 예정이라 하니 농구볼맛 좀더 날듯 합니다...
더 큰 구장이 지어져도 지금만큼의 좌석점유율을 보일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고요...
전주 역시도 딱 그 느낌...
서울사람인 관계로 밥먹듯이 드나든 잠학체는... 그래도 06년 처음 가봤던 때에 비하면 많이 나아졌습니다만..(그 당시엔 농구보는 데 심지어 난방도 안되던)
여전히 시설은 최하급...
다음은 입지조건...
농구볼때 아무것도 안 먹고 농구만 딱 보고 가는 사람은 거의 없겠죠?
밥은 안 먹더라도 하다못해 콜라 한캔이라도 사 먹지(이것도 사실 경기장내 매점이 엄청 비싼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경기장내 매점보단 주위 편의점 등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죠)
그러니까 주위에 식당, 편의점 등 먹을것이 많은가... 그리고 팬들에게 접근성이 좋은 곳인가(교통 등) 여부가 되겠네요...
사실 이건 노력으로 바꾸기 가장 어려운 부분이겠죠...
A 전주 안양 삼산
전주는 많은 팬들에게 최고의 입지조건이라 평가받는 곳이죠...
일단 대학교가 근처에 있어 젊은 팬들을 유치하기 쉽고... 먹을 곳도 많죠...
다만 시내버스정류장이 조금 먼 게 아쉽긴 하지만...
(경기보러갔을 당시 버스타러 오가다가 여러번 넘어졌다는... 제설작업이 안돼있어서)
그리고 주위에 식당, 찜질방 등이 많고 7호선까지 뚫리면서 접근성까지 향상된 삼산체육관, 역세권은 아니지만 많은 버스가 지나다니고 역시 경기 끝나고 뒤풀이할 식당과 뭐 사먹을 편의점이 천지인 안양 역시 A급 입지라 할 수 있습니다.
B 사직체 창원 잠실체 잠학체
사직체는 앞에 홈플러스가 하나 있기는 하지만, 그 외에 국밥같은 걸 먹을만한 식당이 좀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게 아쉽습니다...
교통편은 지하철 버스가 잘 뚫려 있으니 제법 괜찮은 편이겠고요,,.
창원은 고속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가는 버스가 널렸더군요...거리도 그닥 안 멀고...
건너편이 바로 주택가라 이거저거 사먹을 곳이나 피씨방도 은근 많은 편입니다...
(다만 A그룹만은 못한)
잠실체 잠학체는 사실 입지조건은 대동소이하죠.. 어차피 비슷한 곳에 있으니...
그래도 둘중에 보자면 전철역이나 버스정류장에서 바로 보이는 잠학체가 근소하게 낫겠죠?
경기 끝나고 뒤풀이장소는 잠실 주위엔 없고... 신천까지 나가야 하는게 좀 불편합니다만.. 전철로 언제든지 갈 수 있어 접근성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
C 원주 울산 고양
원주는 기억이 선명하진 않습니다만.. 주위에 별다른 게 없어 보였습니다...
원주 자체가 그리 활기찬 느낌을 주는 도시는 아니다보니 그리 느낀건지는 몰라도..
울산은... 그 주위에 요기할 곳 찾아보는데... 그 앞에 허름한 짱께집 간신히 하나 찾아서 먹었습니다...
터미널에서 가는 교통편도 좀 애매... 도심가에서 먼 편은 아닌데 버스가 없더군요.. 그냥 택시타고 갔습니다(다행히 기본료 조금 넘는 정도로 나오더군요)
고양은 대화역에서 내리면 되긴 하는데... 대화역에서 은근히 멉니다 이게...
전철역이나 버스터미널, 음식점 등이 다들 고양체육관에서 좀 애매하게 비껴있는 느낌...
다행히 안에 구내식당이 있어서 괜찮긴 합니다만...
마지막으로 농구열기...
응원열기 및 관중동원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것인데요...
대체적으로 수도권보다는 지방쪽이 좀더 높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A 창원 전주 원주
좀 수동적인 수도권 농구팬들과 달리.. 창원은 정말 자발적으로 응원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주위에 하는 대화를 들어보면 남녀노소 가릴 거 없이 농구박사 투성이...
심지어는 농구를 보고 그 인근 피씨방에 잠깐 들렀는데 학부모들하고 애들이 하는 이야기까지 농구 얘기더군요..
특히 장내 아나운서가 '쓰리~~포~~~인트'할 때의 전율은 다른 구장에서의 그것과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전주도 전통의 농구도시답게.. 올해는 KCC가 독보적 꼴찌를 달리는 상황이라 조금 식은거 같습니다만...
그래도 여전히 체육관에는 팬들의 발걸음과 함성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원주는... 도시 자체는 썰렁한데 농구장 진입할 때부터 사람들이 바글바글...
원주 시민들은 농구를 위해 태어난 사람들인가... 하고 느꼈습니다
B 잠학체 안양 사직체 삼산
잠학체도 사실 B그룹에 넣기 좀 애매할만큼 올해 SK의 성적이 흥함에 따라 엄청난 흥행몰이를 하고 있죠...
다만 응원의 자발성은 A그룹에 비해 다소 떨어져 보입니다...
안양은 잠학체보다 조금 아래 레벨인거 같고요...
사직체는 엄청난 야구 응원열기와 달리 농구열기는 그냥 보통 수준...
장내 아나운서와 응원단장은 노력을 많이 하던데 좀 안쓰러워 보이더군요..
삼산은 이길 때와 질 때의 응원열기가 너무 차이가 많이 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C 잠실체 울산 고양
잠실체... 일단 장내아나운서와 응원단장이 너무 지루하고...
농구경기보다는 전반적으로 극장에서 영화한편 보는 느낌입니다...
울산은 별다른 이벤트 및 응원문화가 없이 너무 flat하게 가는 느낌...
정규리그 2위의 강팀이고 주말 경기인데도 빈자리가 많이 보이더군요...
고양은... 아무래도 지역구단이라는 이미지가 박히지 않은 거 같습니다...
평일에 가면 거의 절간 분위기...
이 정도가 제가 10개구장에서 받은 인상이었네요...
앞으로 더욱 더 발전하는 한국프로농구 기대합니다...
첫댓글 창원을 좋게 봐주신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인천만의 분위기인지는 모르겠는데 제가 인천살면서 4대프로스포츠 경기장 다가봤는데 다똑같에요
이기면 관중늘고 분위기좋고 성적떨어지면 관중줄고 야구가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나름 고정팬층이 생겼다는거
말고는 비슷한거같아요 인천축구도 작년에 꼴지서 탈출해서 무패가도 달리니 금새 또 관중 늘더라구요
인천은 성적좋으면 늘어나는거 같아요
학생체는 10년가까이 매년 리모델링에 뭘 자꾸 꾸미긴 하는데 태생적 한계는 어쩔수가 없어보이네요 ㅠ 그래도 그 좁은 의자 다바꿔서 만족스럽습니다.
이번 토요일 오리온스:KGC 고양체육관 경기 직관갑니다... 오리온스가 연고지 이전 후 아직 고양에 완전히 뿌리를 내리지 못한건지는 몰라도 좋은자리 예매하기도 쉽더군요;;;(야구예매를 주로 해서인지 농구예매는 티켓오픈시간 되자마자 광클하니 너무 수월했다는...)... 고양시 살아서 개인적으로는 입지조건은 나쁘진 않고요. 오히려 잠실보다 수월합니다^^... 체육관 시설에 기대 많이 하고 갑니다
원주는 신축 터미널 포함 신시가지가 그 주변에 있습니다.
6년전이면 터미널 이전 전이니 모르실 수도 있겠네요.
그리고 원주야 새 체육관이 개장하니 큰 문제는 없고, 문제는 잠실학생체와 전주체육관 같은데요... SK야 가장 인기있는 구단중에 하나고 KCC도 (올 시즌 제외하고) 성적 잘 나올 때 가장 뜨거운 도시중에 하나인데 체육관이 너무 열악한 것 같습니다. 방송으로만 봐도 열악해보이니 실제로 가보면 더하겠죠... 새 체육관 건립이 어려우면 리모델링이라도 해서 시설 개선을 해야 하는게 아닌가 합니다.
접근성 서울 A: 왜냐면 지하철에서 내리면 거의 바로이기 때문에...주변성 서울 B, 그리고 창원 LG구장도 접근성 굉장히 좋습니다..창원 체육관이 창원에서 젤 노른자위 땅에 있습니다...원주는 도시 자체가 조용하고 크지 않구요..체육관과 중심가하고도 가깝습니다..
농구열기: 창원→S, 전주,원주→A 창원 챔프전 진출 시 김태환 감독 국회의원 출마한다는 얘기 나돌았었음.. 그리고 응원음악이나 그런 세련된거는 안양과 삼성 체육관 비교하면 안양체육관이 아래라고 보여집니다...안양은 딴건 다 좋은데 장내아나운서 응원과 응원노래가 좀 지루합니다..그거만 좀 다듬으면 좋을텐데.
전 음악 셀렉션은 삼성이 최악인거 같은데...세련미는 있는데 역동적이라기보단 너무 졸린달까요...반면 음악 최고는 KT인거 같습니다...자유투 테마곡은 전태풍께 최고인거 같고(자유투 테마곡이 단일화되어 있는 전랜,KCC는 좀 밋밋한 느낌)
남자 이현호// 동의합니다. 제가 들은 응원가 중 최악이었던 거 같아요. 승리한다 부분 음이 응원가로 쓰기엔 이상해요...
from zeus to elephants님을 국농게의 김정호 선생님으로 임명합니다 ㅎㅎㅎㅎㅎㅎ (위인전에 나오는 김정호 선생 대동여지도 만드신 분 맞죠??ㅎㅎ)
대전 현대 다이냇 홈구장, 청주 SK 나이츠 홈구장, 광주여수 나골코 홈구장, 대구 오리온스 홈구장을 못 가봤네요...다른 곳은 어쩔 수 없어도(제가 어릴 때였으니) 대구 오리온스 홈구장을 못 가본건 아쉽다는(대구 야구장은 가봤는데)... 암튼 김정호 선생님이라니 좀 쑥스럽네요...
안양의 입지조건을 좋게 봐주셔서 다행감사하네요..ㅎㅎ 사실 안양경기장이... 버스는 코앞까지 가지만 지하철로 접근하기는 버스로 갈아타야 해서 조금 번거로운 감이 있지 않나요~ 물론 저야 시간 많으면 걸어서도 가지만~
역세권이 아닌게 흠입니다만 버스도 많고(과천청사나 인덕원역 내리면 널린게 안양체육관 가는 버스) 주위에 맛난거 먹을 곳도 엄청 많죠...
전 체육관 앞 삼호APT라서 ㅎㅎㅎ개인적인 접근성은 최고였다는 ㅎㅎ 지금은 결혼해서 딴데살지만
수고하셨네요~ 좋은 정보인듯 합니다~
울산은 한 방 가는 버스는 좀 있죠...다만 중심지라는 입지조건에 어울리지 않게 완전히 붕~~뜬 느낌...주위에 아무것도 없으니.
아직 응원문화도 그닥 발전하지 못했구여...
전주는 대학교 근처에 있는게 아니라....대학교 안에 있다는게 함정.....ㅋㅋㅋㅋ
그냥 수업마치고 옆 단대 놀러간다는 생각으로 돈만 몇천원 들고가면 됨...ㅋㅋ
저도 그런줄 알았는데 대학교 근처에 있는거예요..대학교안은 아닙니다..
대학교와는 철장 하나 경계가 있더군요... 뭐 사실상 대학 내라 봐도 무방할 듯합니다
고양체육관이 맨날 잠실만가던 저에게는 참 신선한충격이었죠 시설이 너무 좋고 잘보이고
쉬는 날 많이 있으면 저도 다 가보고 싶네요. 일때문에 좀처럼 시간이 .ㅠㅠ
고양의 경우 먼게 아니라고 봅니다...지난해 김포에 살았을 때 가봤지만 걸어서 대화역에서 걸어서 10분이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