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은 정직합니다.' 북일고 김상국 감독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최근 연세대 단국대 등 대학팀들과 대등하게 연습경기를 펼쳤기 때문이다. 북일고 선수들은 라이트 시설이 갖춰진 전용 야구장서 자정까지 구슬땀을 흘리며 배트를 휘두르고 공을 뿌린다. 훈련량은 성적으로 나타난다. 북일고는 올해 전국대회에서 우승컵을 안지 못했다. 지난해 주축 멤버 13명이 한꺼번에 졸업하면서 전력이 약화돼 황금사자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분명 지난해 사상 첫 전국대회 4관왕에 올랐던 고교 최강자의 면모와는 거리가 있었다. 그러나 대회때마다 고교야구 감독들은 북일고를 우승 후보 명단에서 빠트리지 않았다. 그만큼 북일고의 잠재력은 무한하다. 학교와 재단의 지대한 관심과 풍부한 지원은 야구명문 북일고를 이룩한 원동력이다. 창단 3년만인 지난 80년 봉황기서 첫 우승. 이후 지난 20여년간 18차례나 전국대회 정상에 올랐다. 고교팀 대부분이 코칭스태프의 월급부터 훈련비까지 학부모들의 주머니에 의존하고 있는게 현실이지만 북일고는 다르다. 선수들에게 부담을 떠넘기지 않는 야구부 운영은 연고지역 충남을 넘어 전국 각지의 우수한 재원이 몰려들게 하고 있다. 내년 전망도 장밋빛이다. 공-수-주 모두 흠잡을데가 없다. 여기에 큰 경기일수록 더욱 힘을 내는 북일고만의 근성까지 갖추고 있다. 수퍼스타가 없는 대신 선수들의 기량이 고르다. 각 포지션마다 주전과 백업멤버의 실력차가 종이 한 장에 불과하다. 실전을 능가하는 연습경기는 그야말로 서바이벌 게임이다. 주전 경쟁이 치열해 김감독이 과열을 걱정할 정도다. 특히 마운드는 전국 최강 수준이다. 경기운영능력이 뛰어난 왼손 홍성용(2학년)은 에이스로서 손색이 없다. 한화 유승안 감독의 아들인 유원상(1학년)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1m85, 90kg의 당당한 체격을 갖춘 유원상은 시속 140km대 중반을 넘나드는 스피드로 상대타자를 압도한다. 조금만 다듬으면 150km까지 가능하다는게 김감독의 평가다. 주장 최병윤(2학년)은 내야수비가 발군이고, 장타력이 좋은 백성칠(1학년)에게는 큰 것 한방을 기대할 만 하다. 신입생 투수들도 듬직하다. 장필중(온양중 3년)은 이미 합격점을 받았고, 왼손 김경택(충남중 3년)도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 천안=민창기 기자 huelva@, 사진=정재근 기자 cj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