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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첫 주말, 연휴가 코앞에 다가왔다. 사회 일에 고달픈 어른들이 아니라, 아이들이 주인인 주말이다. 자, 언제나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위해 희생해야 하는 주말. 어디로 가야 한단 말인가. 인산인해를 이룰 놀이공원? 어른들 취향의 산으로 들로? 아니다. 이번 주말부터 연휴가 끝날 때까지 수도권에 사는 가족이라면 당일 나들이로 경기도 연천을 권한다.
연천이라고? 일단 위의 2분 남짓한 동영상을 보고 판단하시기 바란다. 6.25전쟁 혹은 휴전선과 지뢰 기타 등등의 서글픈 이미지가 대세였던
그 연천이 아니다. 공부에 지친 아이들 스트레스를 풀기 딱 좋은 꽃밭이 있고, 최근 TV드라마 ‘천추태후’로 각광받고 있는 고려사가 있다. 노는
즐거움과 지루하지 않은 역사교육, 그리고 분단이라는 현실이 역설적으로 장엄하게 보존하고 있는 대자연을 아이들에게 선물할 수 있다. 수도권
가족들은 당일, 그 외 지역 사람들은 1박이 필요한 코스다.
▲반드시 따라할 필요는 없으나 따라하면 시간 절약은 물론 아이들에게 지루함을 덜 수 있는 추천 코스!(길은 서울 기준이다)
자유로→당동IC 나와서 문산 방향 37번국도→어유지리 삼거리 좌회전 368번지방도→임진강이 나오고 삼화교를 건너 사거리에서 우회전 372번
도로(조심! 좌회전을 하면 고려 역사를 안고 있는 숭의전 방향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있는 가족이라면 일단 이곳은
나중에 들를 것. 즐거움이 먼저다)→우회전해서 갈래길이 나오면 왼쪽길을 택할 것→왕징면소재지 입구 삼거리에서 우회전→다시 임진강이 나오고 다리
임진교를 건너자마자 군남-태풍전망대 방향으로 좌회전 78번도로→5분도 못 가서 왼쪽에 군남면사무소 나오면 삼거리에서 북삼리 방향 좌회전→다리
건너자마자 P턴, 첫 번째 방문지, 허브빌리지→허브빌리지에서 나와 다리 건너서 태풍전망대 방향
좌회전→옥계삼거리에서 태풍전망대, 중면사무소 이정표 보이면 좌회전→15분 정도 고개를 넘고 구절양장 도로를 타면 두 번째 방문지,
태풍전망대→초소에 신분증을 맡기고 통행증을 받아 통과한 후 마을을 지나 15분 정도 가면 태풍전망대. 군사분계선 남방한계선과
북방한계선 사이의 아름답고 서글픈 풍경을 볼 수 있다→식사는 전망대에서 나와 아까 왔던 방향으로 되돌아가면 옥계삼거리에서 1킬로미터 정도
오른편에 여울목식당→맨 처음 만났던 삼화교까지 거꾸로 돌아갈 것. 삼화교 앞 사거리 나오면 곧장 직진→고려 왕조
위패를 모신 숭의전이 5분 거리다. 여기에서 오늘의 가족 나들이 끝난다.
1.허브빌리지
위 코스를 그대로 가면 허브빌리지가 나온다. 참으로 예쁜 공간이다. 한국에 없던
라벤다에서 다음달 초까지 피어 있을 튤립까지 사람들을 혼돈 속으로 자빠트린다. 도대체 꽃이란, 도대체 봄이란!
진녹색에서 시뻘건
색까지 모든 색이 다 있다. 보지 않고서는 모르니, 이 글을 믿고 가는 사람들만 이 복을 누리시겠다. 시간이 되면 여기 허브빌리지 음식점에서
밥을 드시라. 내가 먹은 밥은 카레였다. 이런 샐러드 저런 김치 다 합해서 9000원이었으니 그리 미운 밥은 아니었다. 허브로 만든 각종
생산물도 사서 오시도록 한다.
아래는 허브빌리지 풍경들이다. 아, 이 공간을 만든 사람은 전직 대통령 전두환의 아들 전재국이다.
이런 저런 말도 많지만, 세상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는 사실은 엄연하다. 홈페이지는 www.herbvillage.co.kr
2.태풍부대 전망대와 군사분계선
허브빌리지에서 나온 다음 다리 건너 좌회전 하실 것.
‘옥계삼거리’에서 태풍전망대쪽으로 좌회전 필수. 한 10분 정도 신분증 검사 후 통과. 통과 다음에든 두가지를 얻는다. 참으로 멋진
‘비무장지대’ 드라이브가 하나. 그리고 태풍전망대에서 보이는 너무나도 평화로운 북녘 땅 모습이 하나.
그 평화로운 풍경, 보지
않고는 알 수가 없다. 50년 넘는 세월 동안 그 어떤 개발도 하지 않고 놓아둔 풍경이다. 사진 촬영 절대 금지. 그러니 꼭 가보길 바란다. 위
동영상에 한 몇 초 정도 그 풍경이 있으니 참고할 것.
길 맨 끝에 태풍전망대가 있다. 북한이 군사협정을 어기고 군사분계선 북방한계선을 지 멋대로 내리면서 ‘북한 땅’이 더 가까워진 곳이다. 2킬로미터도 되지 않는 앞에 북한의 땅이 있다. 남방한계선도 많이 올라가서, 휴전선을 사이에 둔 여러 전망대 가운데 제일 서로 근접한 전망대가 되어 버렸다. “정말 그 풍경 근사하다!” 아이들한테 그 풍경의 근사함과 역사의 기이함과 역설을 설명해주도록 한다.
3.망국의 한, 숭의전
태풍전망대는 오후 5시 무렵이면 나와야 한다. 집으로 돌아갈 때에
숭의전에 들른다. 아까 지나쳤던 삼화교까지 되돌아 간 후 숭의전 이정표를 보고 직진할 것.
이성계가 고려를 멸망시킨 후 그는 왕(王)씨를
모조리 없애버렸다. 획을 더해서 김(金)씨로도 만들고 전(全)씨로도 만들었다. 그러다 문종 대에 이르러 옛 왕조를 복권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으니,
그때 만들어진 게 고려 숭의전(崇義殿)이다. 역대 고려왕조와 충신들의 위패를 모신 곳이다.
숭례문이 불타고 두 달 뒤 이곳 관리동도 불탔다. 30대가 넘도록 이곳에 살던 왕씨들은 기이하다고 했다. 각종 화재 예방조치가 뒤따랐다. 6.25때 몽땅 불탄 이래 두 번째다.
최근에 ‘천추태후’라는 고려를 무대로 한 방송드라마 촬영팀이 이곳을 찾았다. 말 타다가 떨어져 부러지고 하는 사고가 잇따르자 이곳으로 와서 제사를 지냈다. 고려에 대한 유적이 드물다 보니 일어난 일이다. 유적 앞에는 31세손이 하는 식당도 있다. 한적한 공간이니까 아이들이 놀기에도 좋다.
4.먹을 곳
- 허브빌리지 구내식당 ‘파머스 테이블’:임진강을
바라보는 분위기가 좋고, 음식 품질이 좋다. 카레라이스 9000원부터. 맛은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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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목식당:군남면사무소에서 태풍전망대로 가다가 옥계삼거리 못 미처 나온다. 큰길에서 강쪽으로 한참 들어가야 함.
매운탕 전문. 5월은 임진강에 황복 철이 돌아온다. 민박도 겸. (010)4364-8191, (031)833-7676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5/01/2009050100274.html?Dep0=chosunmain&Dep1=news&Dep2=headline2&Dep3=h2_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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