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경향신문 2012-6-7
그리스 여당 패배 땐 국가부도 가능성
오창민 기자 riski@kyunghyang.com
ㆍ재총선 이후 시나리오… 한국 실물경제 악영향
오는 17일(현지시간) 실시되는 그리스 재총선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리스 국민은 지난 5월 초 치른 총선에서 긴축정책을 추진하는 집권당에 반기를 들면서 국제 금융시장을 요동치게 했다. 유럽연합(EU)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에 포함된 긴축안에 반대하는 시리자당이 제2당으로 떠오르면서 재정협약 준수와 구제금융 지원 여부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 그리스 재총선 이후 시나리오
이번 선거에서 여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 기존 긴축안에 따른 구제금융 절차가 진행되면서 위기는 다소 진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도 낮아져 그리스 채권을 많이 갖고 있는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프랑스 등 남부유럽 국가와 은행들도 일단 한숨을 돌릴 수 있다.
여당이 패배하면 정반대 상황이 된다. 구제금융이 중단되고, 그리스는 디폴트를 선언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을 비롯한 전 세계 금융시장은 2008년 10월 리먼 브러더스 파산 사태에 못지않은 충격을 받게 된다.
여당이 패하더라도 EU와의 재협상을 통해 절충안이 도출될 가능성은 있다. 국내외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하면 현재 그리스가 원하는 것은 유로존 탈퇴가 아니라 긴축안 재협상이다.
그리스가 디폴트 상태가 되거나 유로존을 탈퇴하면 금융시스템 붕괴는 물론 극심한 경기침체와 정치·사회적 혼란이 불가피해 그리스 야당도 강경론만을 고수하기는 힘들다. 그리스에 구제금융을 지원한 독일 등 유로존 회원국들도 끝까지 그리스를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의 디폴트 확률이 높아질수록 그에 비례해 국제공조의 수위 및 대응 강도 또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그리스의 디폴트와 유로존 탈퇴가 오히려 신속한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리스 재총선 결과로 시장의 혼란이 커지면 20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은 국채 매입 등을 통해 유동성을 시중에 직접 푸는 이른바 ‘양적완화’에 나설 수 있다. 유로존 각 나라의 중앙은행도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중국 역시 금리 인하를 적극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그리스 여당이 재집권에 성공한다고 해서 이번 사태가 풀리는 것은 아니다. 유로존 회원국 간의 경쟁력과 생산성 격차 등 재정위기를 야기한 구조적인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최근 해법으로 제시되고 있는 유로본드 발행도 EU 차원의 보증으로 그리스 등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나라들의 채무 조달을 완화해줄 수는 있지만 근본 처방은 아니다.
■ 수출 줄고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그리스발 위기는 한국의 금융은 물론 실물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3월 이후 수출이 급감했다. 한국 수출시장에서 유럽의 비중은 8%대로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높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유럽의 경기침체는 중국의 유럽수출 둔화를 야기해 한국의 대중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한국의 중국수출 중 가공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68%에 이른다.
금융시장에서는 유럽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주가가 하락하고 환율이 상승하고 있다. 국내에 들어온 유럽자금은 5월 말 현재 주식 110조원, 채권 26조원으로 전체 외국계 자금의 30% 수준이다. 특히 주식시장에서 유럽자금은 5월에만 3조원이 이탈했다. 유럽자금 조달이나 만기연장도 당분간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1년 10월 말 현재 국내 금융기관이 유럽에서 차입한 자금은 전체 외화차입금의 25%가량인 148억달러이다.
농협경제연구소 임일섭 거시경제연구실장은 “적극적인 국제공조로 그리스 위기가 인접국으로 확산되지 않더라도 유럽발 재정위기에 따른 금융불안은 주기적으로 다시 나타날 것”이라며 “외화유동성 관리에 유의하고 외화자금 조달원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도) 연합뉴스 2012-6-7
"그리스, 세수 고갈로 7월 파산 가능성" <NYT>
(뉴욕=연합뉴스) 정규득 특파원 =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보존 방안 마련에 안간힘을 쏟는 사이 그리스의 재정은 빠른 속도로 말라붙고 있다.
그리스 정부의 금고가 이르면 2차 총선이 실시된 직후인 7월에 바닥을 드러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악의 경우 다음 달이면 공무원의 봉급과 연금은 물론 연료와 식량, 의약품 등 수입품 대금의 지급을 잠정 중단해야 하는 사태가 올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그리스 정부 일각에서는 부실 은행을 위해 제공된 구제금융에 손을 대거나, 차용증을 통해 돈을 조달하는 방안까지 고려되고 있다고 한다.
그리스는 최근 1천300억유로(1천617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받았지만, 위기를 넘기려면 17억유로가 여전히 부족하다. 세수를 비롯한 각종 수입원이 고갈됐기 때문이다. 그리스에서는 최악의 경제난과 긴축으로 국민의 납세 여력이 떨어지면서 많은 기업인과 개인이 조세 사범으로 내몰리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 유럽중앙안행(ECB) 등 이른바 트로이카가 그리스에 지원키로 한 10억 유로의 집행을 보류한 것이 상황을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트로이카는 이달 17일 총선 이후 구성될 신정부가 전임 정부의 약속을 이행하는지를 지켜본 후에 이 돈의 집행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설령 트로이카가 지원금을 내놓더라도 그리스의 의무 이행은 간단치 않다. 재정위기에 빠진 유로존 회원국이 한두 곳이 아닌 상황에서 그리스 같은 나라가 자생력을 회복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스페인의 한 고위 당국자는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우리는 투자자들이 너무 높은 금리를 요구하는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자금조달 시장에 복귀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는 경제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회원국들도 채무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NYT는 설명했다.
그리스 회생 방안의 핵심 요소는 세수를 늘려 국고를 보충하는 것인데, 문제는 그리스 국민이 예전부터 세금을 잘 내지 않는데 익숙해져 있다는 점이다. 현재 그리스 국민의 체납액은 450억 유로에 이르지만, 이 가운데 징수 가능한 액수는 극히 일부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NYT는 그리스의 세수 확보가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임을 단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금융사범 전담 수사팀을 이끄는 니코스 마이토스의 최근 경험을 예로 들었다. 마이토스 팀이 세금 회피자들을 잡으려고 낙소스 섬에 출동했더니 현지 라디오 방송이 이들이 타고 온 차량의 번호판을 알려주며 주민들에게 대비하도록 하더라는 것이다. 마이토스는 "재정위기 이후 나타난 새로운 현상의 하나가 사람 찾기가 힘들어졌다는 것"이라며 "또 사람을 찾고 나면 그때는 이미 돈이 없을 때"라고 말했다.
wolf85@yna.co.kr
(보도) 동아일보 2012-6-8
재총선 앞둔 그리스 ‘막장 토론’
생방송 중 극우 의원이 반대파 女의원 폭행
지난달 총선에서 외국인 추방을 공약하며 급부상한 그리스 극우정당 황금새벽당 대변인(왼쪽에서 두 번째)이 17일 재총선을 앞두고 7일 오전 TV 생방송 토론을 하던 중 패널로 참가한 공산당 부대표 여성 의원을 폭행하고 있다.
그는 또 다른 패널인 좌파 성향 시리자당 여성의원이 “황금새벽당이 정권을 잡으면 그리스 민주주의가 500년 뒤로 역행할 것”이라고 하자 벌떡 일어나 그 의원에게 물을 뿌렸다. 이어 옆에 있던 공산당 부대표가 신문을 던지며 제지하자 뺨과 머리를 세 차례 때렸다. 토론 진행자(왼쪽)가 놀라 일어나 말리고 있지만 역부족이었다. 아테네 검찰총장은 이 대변인에게 체포명령을 내렸다.
ANT1 TV 화면 촬영
(보도) 조선일보 2012-6-8
[한승주 칼럼] 그리스, 성장인가 긴축인가
채무가 GDP 165%인 그리스, 재선거로 지원 조건 수용 결정 '부도+유로존 탈퇴' 세계에 타격… '부도+잔류'는 중장기 효과 기대 지원조건 완화땐 긴축 안할 것, 감당 못할 '복지 악순환'이 문제
한승주 고려대 명예교수·前 외무부 장관
2500여년 전 아테네 민주주의를 꽃피운 그리스는 지금 고대 페리클레스 시대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또한 인류 사상 가장 성공적인 지역 통합을 이룩한 유럽연합의 60년 역사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문제로 갈림길에 서게 되었다. 민주주의 종주국의 후예(後裔)가 국정을 파행으로 몰아가고, 1981년 유럽경제공동체 가입으로 유럽 통합의 최대 수혜자가 됐던 나라가 유럽연합을 볼모로 하여 국제 금융 질서를 뒤흔들고 있음은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앞으로 9일 후인 6월 17일 그리스에서는 지난 5월 6일에 이어 40일 만에 다시 총선이 실시된다. 1차 선거 후 수차에 걸쳐 내각 구성을 시도하였으나 실패하고 결국 법에 따라 재선거를 치르게 된 것이다. 구제금융의 조건으로 긴축을 받아들였던 신민주당(ND)과 사회당(PASOK)이 지지를 잃고 긴축을 배격하는 극좌(SYRIZA) 및 극우(XA) 정당들이 약진함으로써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가 어려워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번 재선거는 사실상 금융 지원 합의 조건에 대한 국민투표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채무가 국민총생산(GDP)의 165%에 달하는 그리스가 국가 부도를 맞게 될 것인가, 그리고 유로존을 탈퇴하게 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또한 재정 통합이 동반하지 않는 통화 통합의 부작용 및 파괴력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작금의 위기는 그 지역적이고 세계적인 여파에도 불구하고 독일과 그리스 양국 간 벼랑 끝 전쟁 양상을 띠고 있다. 독일의 메르켈 정부는 그리스가 정부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전반적인 긴축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지원할 수 없다는 것이고, 그리스 국민은 독일 등 지원국들이 긴축 조건을 완화하지 않는 한 유로존 전체가 함께 무너지더라도 긴축이라는 구제 조건을 선거를 통해 거부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국민 80% 이상이 유로존에는 남아있되 혹독한 긴축은 완화되어야 한다는 이중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완강한 긴축 요구를 완화하라는 압력을 나라 안팎으로부터 받고 있다. 그리스 국민이 배수진을 치면서 긴축에 저항할 뿐 아니라 5월 6일 실시된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사르코지 전 대통령과 형성되었던 독·불(獨·佛)의 긴축 공동 전선이 무너졌다. 올랑드 대통령은 취임 후 유로존 국가들이 그리스 등의 채무 상환을 공동 지원할 수 있는 유로본드 창설을 제안하는 등 메르켈 총리와는 다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국제적 여론도 메르켈에 대해 비판적이어서 독일의 경제 논리 고수는 그리스 국민이 겪고 있는 고통에 비추어 정치적으로 더 이상 지탱하기 어려워졌다. 그뿐만 아니라 메르켈은 긴축 강요 정책에 부정적인 사민당에 몇 차례 지방선거에서 패배함으로써 국내 정치적 지지 기반이 약화되고 있는 형편이다.
그리스의 채무 문제가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우리나라에도 지대한 영향을 주게 될 것이므로 어떤 방법으로라도 문제가 파국에 이르지 않고 해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문제로부터는 세 가지 결과를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그리스가 긴축이라는 지원 조건을 배격하여 유로존의 구제를 받지 못하고 국가 부도를 낼 뿐 아니라 유로존에서 탈퇴하는 것이다. 이는 그리스 자국에 치명적인 타격이 되고 유로존과 세계의 경제에도 막대한 피해를 줄 것이다. 둘째는 그리스가 실질적 경제 개혁은 약속하되 유럽연합이 유로본드 등을 통하여 지원 조건을 완화함으로써 부채 상환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그리스는 이로써 국가 부도를 피할 수 있으나 긴축이라는 목표는 상당 부분 포기하게 되는 문제가 있다. 셋째는 그리스가 국가 부도는 피하지 못하지만 유로존에는 남아 있게 될 가능성이다. 이는 단기적으로 그리스의 경제와 사회에 큰 타격이 되겠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유로존의 지원도 받고 긴축도 이행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원래 방만한 정부 예산을 불러온 복지 정책의 명분은 시장경제가 가져오는 빈부 격차를 해소하고 고용·임금·노동 조건 등을 개선함과 동시에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국가의 보조가 포퓰리즘(대중 영합)적 성격을 띠면서 정치인들의 인기 전술의 한 방편으로 전락하는 경향을 보였고 나라에 따라 복지 예산이 국가 부채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증대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복지국가 건설에 앞장섰던 독일·스웨덴·노르웨이 등 중·북구 선진국들이 긴축이라는 이름으로 복지 축소와 균형예산을 꾀하는 반면, 그리스·스페인 등 일부 올리브 벨트(남유럽) 국가들은 복지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독일과 그리스가 한 발짝씩 물러나 이번 위기를 극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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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리스는 물론 동남아시아 국가가 아닙니다만..
더 이상 먼 나라 이야기로만 둘 수 없는 상황이 되어서..
우리 카페도 특집으로 다뤘습니다..
적절한 표현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사진이 참 생생하네요.
사진만 봐도 위기감이 피부에 와 닿을 정도입니다.
사진의 생생함보다는
피쓰 님이 인생사의 참 맛을 알아 가시는 중 아닐까요 ^ ^
짧은 댓글 속에서도.. 한 사람의 인생의 성숙도가 엿보여서 기분이 좋네요..
다른 나라 이야기가 아닌것 같습니다. 언제 다시 한국에도 경제 위기가 닥칠지 모르는상황에서
예전 한국에 IMF가 왔을때 국민의 대부분이 한국경제의 붕괴에 대해서 몰랐다고 합니다.
철저하게 정부가 국민을 속였기 때문이겠지요 (방송이나 정보매체의 통제를 통해서)
올해 한국에서 대선이 있는데 쓸데 없는데 국고를 낭비하지 않고
좀 더 국민의 복지와 경제 발전을 위해 일하시는 분이 당선 되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