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국경없는의사회 사무소와 약국 불타

[김수영1]

현지시각 4월 15일 미얀마 라카인주 부티다웅(Buthidaung) 소재 국경없는의사회 사무소와 약국이 불에 탔다. 다행히 부상을 입은 직원은 없으나, 5세 미만 아동을 주로 괴롭히는 폐렴 진료에 필수적인 항생제 등 의약품과 사무소 집기는 모두 파괴됐다. 이는 그렇지 않아도 현지 주민들에 제한적인 의료보건 상황을 악화시키고 인도적 지원 접근을 더욱 방해하는 사건이다.

2024년 4월 15일 화재가 일어난 미얀마 라카인주 부티다웅 소재 국경없는의사회 사무소 ©MSF

국경없는의사회 사무소 화재는 부티다웅에서 그 전주 금요일부터 폭력 사태가 격화하는 가운데 발생한 것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200채 이상의 집이 불에 타고 수천 명의 사람들이 폭력으로 사무소 건너편 장소에 피란하는 것을 목격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분쟁 당사자들이 국제 인도법(IHL)에 따른 의무를 준수해 의료보건 시설을 보호 및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 관련 당국은 의약품 운반 필요의 시급성을 고려해 관련 승인 절차를 빠르게 진행하고, 2023년 11월부터 저해되어 온 인도적 지원 접근성을 복원해야 한다.

지난 약 6개월간 국경없는의사회는 라카인주 내 무분별한 폭력 사태 증가와 인도적 지원 접근성의 제한, 의료보건 체계의 거의 완전한 붕괴를 목도해왔다. 라카인주 북부 및 중부에서는 폭력 사태와 관련 당국들의 여행 불허 조치들로 인해 의료지원 활동이 불가능해졌다. 여행 허가는 국경없는의사회가 외딴 지역에 사는 주민들에게 필수적인 의료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운영하는 25개 이동진료소 활동에 필수적이다.

2024년 4월 15일 불에 탄 미얀마 라카인주 부티다웅 소재 국경없는의사회 사무소 내부 ©MSF

국경없는의사회가 라카인주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월별 외래 진료 건수는 2023년 9월 6,684건에서 2024년 3월 겨우 81건으로 줄어들었다. 이 81건조차 모두 전화를 통해 이뤄졌다. 환자들에게 더 이상 직접 접근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2023년 11월초 국경없는의사회는 보다 전문화된 치료를 위해 병원을 방문할 필요가 있는 위중증 환자들의 응급 이송을 일부 진행할 수 있었지만, 이후 폭력 사태로 이것이 불가능해졌다. 제때 병원에 가지 못한 산모들이 사망하고 있다는 보고가 접수되고 있다. 2023년 11월과 2024년 3월 사이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9건의 모성 사망 혹은 사산 건수를 기록했다.

2월 4일에는 한 로힝야 임신부와 그 아기가 시트웨(Sittwe)에 들어가지 못하고 파욱토(Pauktaw) 타운십 내 섬에 위치한 키에인 니 피인(Kyein Ni Pyin) 캠프로 돌아갈 것을 강요받은 후 사망한 사례가 보고됐다. 시트웨 종합병원에 가 닿기 위해서는 시트웨로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로힝야 사람들은 이동 제한이 심각하게 제한돼 있기 때문에 국경없는의사회의 응급 이송 진행은 구명 활동이다.

3월에는 라카인주 북부 마웅다우(Maungdaw)와 부티다웅 병원들의 기능이 중단됐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 두 병원에 환자들을 전원시키고 있었는데, 이들이 폐쇄되어 이제 1백만 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임신 합병증 등 관련 응급 및 전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사라졌다. 의료보건시설들의 강제 폐쇄와 공격 목표화, 접근성 제한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라카인주 모든 지역사회는 수년간 지속된 무력 분쟁 사태와 이에 따른 사회경제적 어려움, 이동제한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법적 지위와 이동 제한 조치로 인해 생존 자체가 극도로 어려워진 로힝야 공동체들의 안전을 매우 우려한다.

[송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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