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갑판장네가 포항으로 출장을 간 날이 하필 포항불꽃축제기간이라 포항시내의 숙박비가 평소보다 따블입니다. 비록 늦은 시각이었지만 얄미운 바가지 상술을 피해 부산으로 옮겨가서 야시장도 둘러보고, 거기서 하룻밤 유하기로 궁리를 정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갑판장네가 부산에 입성을 하니 ‘나이트 레이스’란 행사로 인해 광안대교~벡스코 구간이 교통통제로 엄청난 교통대란에 빠져 있었습니다. 갑판장네는 이런 사정에도 전혀 아랑곳 않는 고지식한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대로 벡스코 인근을 뱅뱅 맴돌다 겨우 우회길를 찾아 탈출했습니다. 포항에서 3시간도 넘게 걸려 부산의 구도심에 당도하니 이미 몸도 마음도 파김치가 되었습니다.
아뿔싸! 포항이나 부산이나 피서철 극성수기의 바가지 상혼은 다를 게 없었습니다. 그나마 피서객을 피해 간 부산 구도심의 숙박업소도 갑판장네를 향해 따블을 외치는 통에 골치가 지끈지끈...지갑이 화끈화끈...졸지에 화목했던 부부 사이에도 후끈후끈한 전운이 감돌았다나 뭐라나..쩝
우여곡절 끝에 자정을 넘기고서야 서면에서 겨우 여장을 풀었습니다. 억소리가 절로 나는 비용을 지불하고서 불과 몇 시간 쪽잠 만 자려니 배알이 꼴렸습니다. 피곤함에 흘러내리는 눈꺼풀에 폴대를 박고 기어코 서면거리로 나섰습니다. 주린 배를 채울 음식점은 많고 많았지만 정작 상처 받은 마음을 치유할 음식점은 어디서 찾아야 하는 건지 당최...

독도는새우땅/서면, 부산
“저기 어때.”
입이 짧은 마눌님이 가리킨 곳은 꽃새우전문점이었습니다.
“비싼 건데...잘했다.”
강구막회에 오시는 손님들 중 가족손님의 경우를 보면 간혹 아내한테 쓰는 돈을 아까워 하는 남편도 보입니다. 아내나 아이들이 강구막회의 여러 메뉴를 골고루 맛보길 원하는데도 달랑 단품 하나만 주문을 해놓곤 아내가 먹든지 말든지 상관 않고 혼자 소줏잔을 비우는 남편 말입니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강구막회 보다는 삼겹살집이나 중국집으로 가시는 편이 가족분들의 만족도가 더 높지 싶습니다. 아마 그분도 연애할 때는 안 그러셨을 텐데 말입니다.

보무도 당당한 강구막회의 선장님
꽃새우집에 들어서니 남녀 커플로 보이는 손님들이 눈에 띕니다. 대체로 남자가 뭔가에 대해 열심히 말을 하면, 맞은편 여자는 호응을 하는 눈칩니다. 남녀 사이에는 열댓 마리에 5만원이나 하는 꽃새우회가 놓여 있었구요. 아직 안 잡힌 고기라서 미끼를 아낌없이 투척하는 것일까요? 낚은 후에도 일관된 모습이기를 바랍니다. 아니 오히려 더 아낌없이 미끼를 투척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온전히 내 껀데 말입니다.
<갑판장>
& 덧붙이는 말씀 : 있을 때 잘하자!
첫댓글 우리나이 되면 사는 법을...ㅋㅋ
가늘고 길게, 젖은 낙옆인냥..ㅋ
선장님께서 음식 고를줄 아시는 군요 ㅋㅋㅋ,,, 닭새우 꽃새우 반반 주문도 가능할터인데 쩝쩝,,,
그렇잖아도 닭새우 두어 마리가 섞여 나왔더군요. 해전이 푸짐하니 좋은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