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기독문학 청지기 2
눈 내린 동서비전교회 풍경
12월!
제법 쌀쌀하게 추운 날씨에
경남 기독문인회원님들 모두 평안하시죠~
군불, 가마솥 추억으로 함께 해 주신
회원님들께 감사 드립니다.
내일 시제는 썰매, 눈 입니다.
어린 시절,
눈이 내리면 고향 마을 뒷동산에 올라
비료포대 하나 깔고 앉아 위험한 썰매를 탔습니다.
산소 옆이라 잔디가 있어 참 좋은 썰매장입니다.
하지만 언덕 경사가 가파르고
마지막 지점에는 낭떠러지입니다,
약2m~3m 높이의 언덕이 있어 공중으로 날아갑니다.
뒷동산 썰매장 추억이 아름다운 것은
매우 위험했기 때문입니다.
방향을 잘못 잡으면 대나무 숲으로
돌진하기도 하고
산소 옆 소나무와 충돌하기도 했습니다.
위험한 만큼 더 신이 났고 참 재미있었습니다.
음식점, 학원, 놀이터도 없는 산촌에서
자연과 벗하며 뛰어 놀았던
어린 시절 추억이
시를 쓰고
목회를 하고
인생을 살아가는 힘의 원천이며
소중한 보배입니다.
삶에 지치고 부모 형제, 고향이 그리울 때
유년의 추억 하나로도 큰 위안을 받기도 합니다.
외삼촌께서 어머니께 선물한 특별선물 털신!
어머니도 아끼시고 신지 않던
그 소중한 털신을 제가 허락도 없이
몰래 신고 비료포대 썰매를 타고
집에 돌아와 보니
털신의 털은 다 닳았고
마치 검정 고무신 그 자체였습니다.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이
아찔하게 경사진 언덕을 쌩쌩 날아다니던
그 썰매장!
정말 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추운 줄도 몰랐습니다.
어머니께서 연아! 연아!
밥 먹어라! 부르실 때까지 썰매를 탔습니다.
초등학교 친구들과 어울려 세상 모르고
뛰어 놀던 고향 뒷동산이 문득 그리워지는
겨울밤입니다.
투박하지만 시제에 맞춰 직접 시를 쓰고,
또 읽고 수정하고
읽고 다듬으면서
하루 하루 뜻깊은 문학수업이
진행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2021년 12월 7일 화요일 시제는 썰매 / 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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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불
김일연목사
가마솥에 저녁 밥 짓고
메주 쑤는 날이면
방바닥은 불덩어리
장판이 타고
광목 이불도
서서히 굽힌다
5남매 이불 하나 덮고
열 발 가지런히 모아
훈련소 내무반처럼
반딧불이 호롱불 끄면
일동 취침!
춥다 추워!
밤새 웅웅
울어대던 문풍지
윗목에서 깡깡
얼어버린 걸레
내 고향
싸늘하게 식은 가마솥을 달궈 줄
뜨거운 불이 그립다.
세파에 시린 내 가슴을
뜨겁게 데워 줄
모정이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