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 표면 ‘흰 가루’는 농약도 당분도 아니다
포도 표면 ‘흰 가루’는 농약도 당분도 아니다© 제공: 헬스조선
껍질을 까지 않은 포도알 표면에 흰 가루가 가득할 때가 있다. 혹시 농약이 말라붙은 흔적은 아닐까?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포도 표면의 흰 가루는 농약이나 당분이 아닌 ‘과분(果粉)’이다. 과분은 포도 껍질 구조의 일부로, 매우 미세한 돌기로 되어 있다. 포도알이 처음 만들어지고 약 3일째부터 껍질 표면에 생기기 시작해, 포도알이 영글어 수확할 때까지 계속 성장·발달한다.
포도 과분은 포도 표면이 오염되는 것을 막아준다. 연꽃잎처럼 표면을 스스로 정화하는 기능이 있는 덕에, 과분이 잘 형성된 포도는 포도알 표면에 먼지, 병원균, 포자 같은 이물질이 없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과분은 포도에 잿빛 곰팡이 균사가 발생하는 것을 물리적으로 억제하는 작용도 한다.
건강하게 잘 자란 포도를 먹고 싶다면, 과분이 잘 발달한 포도를 선택하는 게 좋다. 포도 과분은 비, 먼지 등의 물리적 자극과 농약 같은 화학적 자극에 잘 손상된다. 포도 표면에 흰 가루 같은 것이 많아 광택이 없다면, 포도알에 농약이 묻지 않았단 뜻이다. 농약이 묻은 포도알은 말라붙은 농약 자국이 얼룩무늬로 남아있다.
포도 표면 ‘흰 가루’는 농약도 당분도 아니다© 제공: 헬스조선
한편, 포도에 농약이 묻어있을까 걱정돼 포도알을 일일이 물에 씻었다면 그러지 않아도 된다. 포도송이를 통째로 1분간 물에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구석구석 헹구는 것으로 충분하다. 먹을 때 껍질을 제거하기만 해도 잔류 농약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식초나 베이킹소다를 쓸 필요도 없다.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실험한 결과, 식초·베이킹 소다·세제를 사용할 때보다 흐르는 물에 채소를 씻을 때 잔류농약 제거율이 더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