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경제 제3권 / 구급(救急)】 14. 「회궐(蛔厥)
회궐이 일면 가슴과 배가 아프되 갑자기 통증이 일다가 홀연히 그치는가 하면 오심증(惡心症)으로 소리를 지르며 때로는 서둘면서 차가운 침과 푸른 물을 토한다. 얼굴빛은 청황색이며 입술은 붉고 검은데 색상이 변하여 정상이 아닌 것이 이 증상이다.
만약 회충이 심장을 뚫고 올라오면 사람이 죽게 되니 심급하게 사군자육(使君子肉) 1냥을 물에 달여 먹여야 한다. 또 고련근(苦練根)의 흰 껍질 1냥을 진하게 달여 빈랑(檳榔) 가루 1전을 타서 밤 오경(五更 새벽 4시)에 돈복(頓服)시킨다. 무릇 하루 중 오전 반나절은 회가 머리를 위로 향하고 있으므로 그 전날 저녁 밥을 먹이지 말고 야반(夜半)이 지난 뒤에 먼저 저포(猪脯 돼지비계)를 지져 향취(香臭)가 코에 꽉 차도록 하고, 즉시 가늘게 씹어 즙을 넘기고 그 길로 위의 약을 돈복시켜야 하는데, 그것은 대개 회충이 배가 고파 먹을 것을 찾을 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플 때에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다. 《경험방》
한참 아플 때에는 음식을 먹는 것은 좋지 않다. 그리고 단 것을 먹으면 배가 참을 수 없이 아프게 되는데 대개 회충은 단 것을 먹으면 일어나고, 신 것을 먹으면 취(醉)하고, 매운 것을 먹으면 엎드리고, 쓴 것을 먹으면 중지하기 때문이다. 《동의보감》ㆍ《만병회춘》
산석류(酸石榴) 뿌리의 껍질 2근과 빈랑 10매를 물 7되에 넣어 2되가 되도록 달여서 찌꺼기를 건져내고 멥쌀로 흰죽을 쑤어 평조(平朝)에 빈속에 먹이면 조금 있다 회충이 모두 죽어 통쾌하게 사하(瀉下)된다. 《의학정전》
또 한 방법은, 고련근에서 거죽의 거친 껍질을 벗겨 버리고 속의 흰 껍질 2냥을 채취하여 물 2사발을 부어 1사발 반이 되도록 달이다가 껍질을 건져내고 늦멥쌀 3홉을 넣고 미죽(糜粥)을 쑤어서 빈속에 먹인다. 《의학정전》
약을 먹여 회충을 죽이는 방법은, 먼저 볶은 고기 한두 점을 씹어 회충이 머리를 위로 향하도록 유인한 다음에 약죽(藥粥) 한두 입을 먹이고 조금 있다 또 한두 입을 먹인다. 이렇게 차츰차츰 더하여 한 사발을 먹이거나 혹 두 사발을 먹이면 그 회충이 다 죽어 사하된다. 《의학정전》
삼충(三蟲 뱃속의 모든 충을 말함)이 먹이를 찾게 하는 방법은, 병을 앓은 뒤에 창자와 위를 텅 비게 하면 된다. 사람의 오장(五臟)을 갉아먹는 것을 일러 호혹(狐惑)이라 하는데 매우 빨리 사람을 죽인다. 위로 폐계(肺係)를 먹으면 후문(喉門 목구멍)이 가렵고 아래로 대장(大腸) 하구(下口)를 먹으면 항문(肛門)이 가려워서 사람을 견딜 수 없게 한다. 그럴 때는 합환목(合歡木 자귀나무)을 아궁이에 때게 하고는 굴뚝 위에 앉아 그 연기가 항문으로 들어가게 하고, 또 입으로 들어가게 하면 즉시 낫는다. 《문의경험방》
[주-B001] 산림경제 제3권 : 본권(本卷)은 대본에 4권으로 되어 있으나 갑본(甲本)과 을본(乙本)에는 모두 3권으로 되어 있고, 각지(各志)의 모두(冒頭)에 있는 소서(小序)의 순번으로도 3권이 타당한 듯하므로 바로잡는다.
[주-D001] 오심증(惡心症) : 가슴속이 불쾌해지면서 토할 듯한 기분이 생기는 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