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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쓰던 컴퓨터는 마감 도중에 갑자기 벼락을 맞는 바람에 급하게 맞춘 거라 약간 아쉬움이 남는다는 생각을 항상 했었습니다. 그래도 1~2년만에 바꾸기는 힘들었기에 계속 미루면서 그래픽카드만 바꾸다 보니 벌써 5년이나 되었네요. 신성조님 방송을 항상 보면서 이분께 맡기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기에 주문하게 되었습니다. 빨리 받고 싶어서 월요일 오전 11시에 서버 시간표까지 동원해서 1등을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오전에 도착했네요. 마침 저희 동네는 로젠 기사님이 일찍 들르시는 동네입니다. 대한통운 기사님은 오후 1~2시쯤 오시고요. 기사님 루트에 따라 오후나 저녁에 받을 수도 있으니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제품은 본체 박스(뽁뽁이 에디션) + 부품 박스, 이렇게 두 박스가 왔습니다. 본체 박스에는 뽁뽁이로 포장된 케이스 박스 안에 본체가 들어있고, 부품 박스에는 나머지 부품들의 박스와 자잘한 부품들이 들어있습니다.
뽁뽁이 두께가 사진으로는 잘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는데 정말 두껍습니다. 성인 남자가 뽁뽁이로 포장된 박스를 꽉 눌러도 박스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도 이사를 다닐 때마다 프라모델이나 피규어를 뽁뽁이로 포장해서 대충 감이 오는데 성조님께서 뽁뽁이값만으로 꽤 많이 쓰실 것 같습니다. 방송에서도 자주 언급하시죠.
벗기고 나서 보니 정말 많네요. 사진으로는 크기가 잘 느껴지지 않으실 수도 있는데, 대충 중간 정도 장독대 부피가 뽁뽁이만으로도 나옵니다. 이런 포장으로도 가끔 파손이 생기는데 어떤 경우인지 궁금하기까지 하네요.
부품 박스 안에는 이렇게 부품들 박스가 들어 있습니다. 저 비닐로 싸인 까만 부품은 제 케이스에서 떼어낸 하드베이입니다. 하드를 4개 쓰는데 전부 DAS로 사용 중이라 하드베이는 떼어달라고 요청 드렸습니다. 그냥 넣으실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하드베이만 따로 비닐에 싸주시는 센스, 칭찬합니다.
5800x3D 견적으로 주문했습니다. 요즘 방송 보시는 분들께 성조님께서 끊임없이 던지시는 힌트 있잖아요. 전 보드 빵빵한 걸 좋아해서 X670E 또는 X670 상급으로 가야 할 것 같은데 그러면 가성비가 너무 안 좋아질 것 같아 성조님의 힌트를 채용했습니다. 처음에는 다크히어로로 갈 생각이었는데 성조님께서 게이밍 용도라면 유니파이로도 충분하다고 하셔서 넙죽 받아들였습니다. 전문가가 제일 잘 알죠. 써멀은 기존 컴을 아버님 바둑 + 유튜브용으로 바꿔드리기 위해 재도포용으로 추가 요청했더니 써비스로 주셨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케이스는 앱코 H2000 스마트 쿨링으로 선택했습니다. 예전에는 옆판 깨끗하게 뚫린 녀석으로 예쁘게 꾸미기도 했는데 나중에 가니 잘 안 보게 되더군요. 어설프게 뚫려 있으면 또 꾸며야할 것 같아 막혀 있는 걸로 찾다 보니 만만한 게 저것뿐이네요. 나머지 옆판 막힌 케이스는 전부 저소음 모델이라 쿨링에 불리할 것 같아 선택한 케이스입니다. 근데 앱코 케이스는 써보신 분 아니면 쓰지 마세요; 실망할 가능성이 큽니다. 저는 예전에도 몇 번 써봤기에 알고 산 거예요. 그냥 성조님 견적대로 DLX21가시는 게 좋을 겁니다. 전문가의 조언을 들으세요!
케이스를 빼내보니 분홍색 포스트잇이 보입니다. 뭐지...? 러브레터인가...?
앱코 H2000과 크라켄 X63 상단 호환은 안좋은가 봅니다. 이럴 거면 뭐하러 다나와 DB에 280, 360mm 상단 라디 호환된다고 적어놓은 건지 모르겠어요. 역시 앱코는 뭔가 하나씩 아쉽습니다. 이 케이스는 저거 말고는 또 제게는 다 만족스러운 케이스라 더더욱 아쉬운 것 같네요. 그래도 제 견적을 어떻게든 살려주신 조립 담당 직원분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앞면과 뒷면을 약간 비스듬하게 찍었습니다. 전 이제 투박한 게 더 좋은 것 같아요. 와이파이 달린 보드를 처음 써보는데 안테나 단자가 있네요. 신기합니다. 성조님께서 잔뜩 채워주신 뽁뽁이도 살짝 보이고요. 저 PCI 슬롯 뚫어주신 것도 센스 굿입니다. 이유는 나중에 나와요.
본체를 열어보니 또 뽁뽁이가 잔뜩 있습니다. 진짜 뽁뽁이값 많이 들었을 것 같아요. 이게 다 정성이죠.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게 뽁뽁이를 절반 정도 꺼냈을 때 양입니다. 진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짜 많아요.
뽁뽁이를 다 빼고 나니 드디어 본체 내부가 보이네요. 일체형 수랭 쿨러에는 스티커도 붙여서 보내주셨는데 뜯고 나서 찍었습니다. 제가 요청드린대로 기존 그래픽카드용 8핀 파워선도 두 개 이쁘게 빼주셨네요. 케이스 간섭 때문에 라디가 전면으로 가서 약간 아쉽긴 합니다. 혹시나 해서 말씀드리는 건데 상단에 라디를 달지 못한 1차 책임은 정보를 확실하게 올리지 않은 앱코, 2차 책임은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저에게 있습니다. 성조님이나 조립을 담당해주신 직원분은 전혀 책임이 없어요.
성조님께서 화장이라고 말씀하시는 선정리 모습입니다. 정말 깔끔하지 않나요? 뭐 옆판 덮으면 안 보이고 쿨링에도 영향이 거의 없긴 하지만 보기만 해도 좋네요. 그리고 사진으로는 잘 안 보이는데, 제가 따로 말씀드리거나 요청하지 않았는데도 하드베이 쪽에 사타 파워선을 두 개 빼주셨습니다. 정말 센스 좋으신 것 같아요.
좀 전까지 올린 사진은 먼지 같은 게 날릴 것 같아 거실에서 찍은 거고, 이 사진은 그래픽카드를 연결하고 방안에서 컴퓨터를 본격적으로 연결하기 전에 찍은 사진입니다. 그래픽카드는 조택 3090 트리니티고요. 2020년 9월에 처음 나왔을 때 지인 찬스로 빠르게 손에 넣어서 지금까지 잘 쓰고 있습니다. 소음만 빼면 괜찮은 카드 같아요. 제가 컴퓨터를 두는 공간이 그리 넓지 못해 컴퓨터를 켜고 내부를 찍은 사진은 없습니다. 이제 RGB가 별로 땡기지 않기도 하고...
예전에 공방에 의뢰해서 제작한 미니 자석 로고를 컴퓨터 바꿀 때마다 옮겨서 붙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회사들 로고인데 맨 밑의 블리자드는 요즘 좀... 마음에 안 들기도 하네요.
아무래도 컴퓨터가 비싼 상품이다 보니 돈을 최대한 아끼시려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저도 학생 때는 그런 마음이었고, 실제로 드래곤볼을 모아서 직접 조립하기도 했고요. 그래도 이제는 사회인이 된 지 꽤 시간이 지나기도 했고 예전만큼은 그러기 힘드네요. 제 후기도 그렇고 다른 분들의 후기도 보시면 정말 꼼꼼하게 잘 해주십니다. 혹시나 구매를 고려하시고 계신 분이라면 강력히 추천드리겠습니다.
긴 후기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후기는 성조님께 아무런 대가도 받지 않고 훌륭한 퀄리티 때문에 작성한 후기입니다. 그냥 지르세요!
첫댓글 아니.. 후기가 돈먹인느낌인데?
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잘적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고장없이 잘쓰길 바랄뿐입니다
그나저나 아이디보고 기획자 출신인거 아?! 했네요 ㅋㅋㅋㅋㅋ; 오버플로
오전에 받았는데 아직도 이것저것 손 보느라 게임을 단 1분도 못해봤네요.
정말 신경 많이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컴퓨터를 또 사게 되면 다시 주문 넣겠습니다.
ㅋㅋㅋ FFFF는 모두의 머릿속에...
오.. 자석은 좀 많이 부럽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