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상반기 최대 실적 달성한 금융권
한은 3년만의 기준금리 인하 맞물려
예.적금 등 주요 상품 금리 속속 내려
대출상품 하향은 더뎌 소비자 불만
올 상반기 이자이익으로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시중은행들이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후
조치로 줄줄이 예.적금 등 수신상품 금리를 내리고 있다.
이에 금융소비자들은 낮은 금리 속 저축 관련 이자 수입은 기대하기 힘들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NH농협은행과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은 최근 주요 수신상품의 금리를 내렸다.
우리은행은 만기 1년 기준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종전 1.90%대에서 1.60~1.70%로,
1.50%대의 상품은 1.40%까지 0.1~0.3%포인트씩 각각 인하됐다.
하나은행의 수신상품 금리(1년~2년 만기 깆누)는 0.05~0.30%포인트씩 하향 조장됐으며
NH농협은행은 0.2~0.3%포인트, 적금 금리는 0.25~0.3%포인트 가량 인하했다.
이는 한은은 지난 18일 3년만에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상품 금리가 각각 하향 조정되면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등의 금리도 낮아질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29일부터 혼합형(변동금리) 주담대 금리를 연 2.27~3.77%로 인하했다.
주택금융공사의 장기고정금리 주담대 '보금자리론'도 다음달부터 연 2.2%로 내려간다.
하지만 은행권의 수신상품 금리 인하 조치에 대해 금융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은행권이 올 상반기 기록한 이자이익이 무려 14조원대에 이르는 상황에서 대출금리 인하 보다는
수신금리 인하에 서둘러 나서는 데 대한 불만이다.
올 상반기 주요 4대 금융그룹(신한.우리,KB,하나)은 총 14조2700억원의 이자이익을 거뒀다.
전체 영업익의 70%를 웃도는 수준이다.
은행권 1.2위인 신한과 KB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6%, 4.8% 늘었으며, 4위 하나금융은 5.3% 증가했다.
올 1월 지주 체제로 전환하고, 2월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한 우리금융은 올 상반기 이자이익 2조9309억원을 기록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원장은 '시중은행들이 과거의 관행대로 대출금리보다 예.적금 등의 수신상품 금리부터 내리고 있다'면서
'기준 금리 인하로 인한 은행들의 수신 금리 인하 조치는 당연한 것이지만 대출자들을 위해 대출상품과 함께 연동해서
하향 조정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최근과 같은 불경기 속에 은행권은 올 상반기 대출 이자 등으로 막대한 이익을 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금리 관련 불만과 시장의 지적 및 비판을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경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