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에서)어떤 기자분이 어떤 휴대폰을 쓰냐고 물어봤어요. 효리 언니는 애니뭐 휴대폰을 쓴다. 준기 오빠는 애니뭐로 바꾸려고 한다. 그랬더니 사람들이 웃고 난리가 난거에요. 그래서 저도 웃겨야지라는 생각에 솔직하기도 했고. ‘저는 사실 싸이안...’이라고 말했어요. 반응이 너무 좋았던 거죠.”
박봄이 말했던 때는 정확히2006년 12월의 일이다.그런데 지금처럼 예능프로에서 웃으면서 말하기엔, 그때의 문제는 매우 심각했다. 그걸 박봄 본인이 알고 있는지, 아니면 정말 모르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날 쇼케이스의 사회자는 MC 이기상었다. 모델들에게 “휴대폰 뭐 쓰시나요”라고 물었는데, 이효리는 자기 휴대폰 모델이 무엇인지 기억을 하지 못했다. 당황한 이효리 때문에 사람들은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같은 질문을 받은 이준기는 열심히 제품에 대해 설명했는데, 그 모습이 귀여우면서도 재미있었다.
그런데 박봄은 질문을 받자 “싸이언이요...”라고 답해버렸다. 현장에 있던사람들도, 이준기도, 사회자도 폭소를 터트렸다. 이때 이효리는 박봄을 나무라면서 조그맣게 말했다. “그냥 애니콜이라고 해야지...”
이효리의 말이 맞았다. 쇼케이스 이후, 이 광고와 행사를 진행했던 삼성전자와 제일기획이 발칵 뒤집혔다.“현장에 참석했던 삼성 임원진들이 박봄의 그 말때문에 큰 충격을 받았다”는 게 당시 제일기획 직원의 말이었다. 거액을 들여 기획한 CF 공개 현장에서 모델이 대놓고 “내 휴대폰은 싸이언”이라고 말했으니. 보통 사건이 아니었다. 당연히 YG엔터테인먼트도 초상집 분위기가 됐을 것이고.농담으로 웃어넘기기엔 그 파장이 너무나 컸다.
이 때문인지, 애니스타 CF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철저하게 망했다고 봐야한다)국내 최대 기업 삼성, 당시 최고 스타 이효리와 이준기(왕의 남자 이후 몸값 폭등)가 나섰지만, 쇼케이스 이후 어떤 행사나 프로모션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삼성이 의도적으로 CF를 포기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TV만 틀면 나왔던 애니모션이나 애니클럽과는확실히 달랐다.
당시 박봄은 제2의 이효리로 불리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애니스타 CF 이후, 곧바로 싱글을 내고 솔로로 데뷔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데뷔는 차일피일 미뤄졌다. 그녀가 다시 모습을 드러낸 건 무려 3년이 지난 뒤. 솔로가 아닌 그룹 2NE1의 멤버였다.
참 아이러니한 것은, 2NE1 데뷔곡이 LG전자 싸이언의 로고송 ‘롤리팝’이라는 점. 그래서 박봄은 솔로일때는 애니콜로, 그룹일때는 싸이언으로 데뷔하는 독특한 기록을 갖게 됐다.(LG 입장에서는 박봄이 기특하지 않았을까? ㅋㅋㅋ)
쓰다보니 생각난 건데,손담비도 비슷한 파문을 겪었다. 작년 애니콜 모델로 활동하던 중, 트위터에 당당히 “아이폰을 갖고 싶다”고 올려서 삼성과 제일기획을 뒤집어 놨다. 이에 손담비 소속사에서는 부랴부랴 “손담비는 트위터 계정을 만든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런데 정말 손담비의 계정이 아니었을까. 손담비 트위터 계정도용 사건으로 마무리 되긴 했지만, 이후에도 실제 손담비의 트위터였다는 소문은 계속 나왔었다. 물론 진실은 저 너머에....
*주 : 삼성 CF 모델이 LG 제품을 쓴다고 했으니 난리가 난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