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서점을 가봤는데 직장 처세술 관련 코너에 이런 제목의 책들이 보였다.
『90년생과 일하는 방법』,『90년생과 갈등없이 잘 지내는 대화법』 90년생이면 30대초반에서 20대 초까지 넓은 범위를 가진 연령대인데다 이미 사회생활을 하거나 혹은 현재 구직자인 사람들일텐데 우리를 기존 직장 사회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길래 저런 책이 나왔나 하고 저들이 90년생들을 궁금해하듯 나는 궁금해하는 저들의 심리가 더 궁금해졌다.
몇개 펼쳐보면
"직장 신입의 카톡 프로필 보니까 어쩌구던데 한소리 해야하나?"
"신입 페북 뜨길래 염탐했더니 직장 힘들다며 내 욕 하는것 같은데 내일 한소리 해야하나?"
"요즘 젊은 것들은 일할 때 메일, 카톡을 선호하고 전화를 안하더라. 상급자가 멀리 있고 급하면 전화라도 할 수 있는거 아닌가?"
라는 직장내에서는 어느정도 당연한 행동을 했는데 '젊은것'들은 뒷담을 하거나(그것도 SNS라는 전세계가 보고 있는 공간에서 동네방네 떠듬), 잔업이나 특근같은 욕심이 없거나, 전화하는걸 기피하거나 등등의 부분에서 이상하게 생각했고 그걸 분석하는 서적도 여럿 생겨났다. 물론 왜 이게 책으로까지 나와서 분석되어야하는지는 의문이다.
그래도 분석하는 저자들이 뭐라 생각하는지 호기심이 생겨서 책 한권을 구매해봤다.
『80년생 김 팀장과 90년생 이 대리가 웃으며 일하는 법』 이라는 제목의 책인데
80년대생이라고 해도 많게는 40대 적게는 30대 초중반일텐데 그만큼 세대차가 날까? 싶지만 펼쳐서 읽어보니 페이지 페이지마다 등장하는 '90년생은 이렇더라'하는 내용이 공감가면서 내가 갖고 있는 알게 모르게 윗세대에 대한 경멸, 멸시, 분노 같은 뭔가를 알게 되는 부분이었다.
『80년생 김 팀장과 90년생 이 대리가 웃으며 일하는 법』 이라는 제목의 책인데
80년대생이라고 해도 많게는 40대 적게는 30대 초중반일텐데 그만큼 세대차가 날까? 싶지만 펼쳐서 읽어보니 페이지 페이지마다 등장하는 '90년생은 이렇더라'하는 내용이 공감가면서 내가 갖고 있는 알게 모르게 윗세대에 대한 경멸, 멸시, 분노 같은 뭔가를 알게 되는 부분이었다.
책 일부를 인용하면 이렇다.
[.. '꼰대'는 '세대'의 문제가 아니다. '개인의 사고방식'의 문제다. 꼰대의 특징은 한마디로 '자기중심적'이다. 그렇다면 70년대생은 무조건 자기중심적인가. 아니다. 얼마든지 이타적이고 공감대를 형성하며 아름답게 사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마찬가지다. 90년대생이라고 무조건 꼰대가 아니라고 할 수도 없다. '젊은 꼰대'란 말도 있지 않은가. 하지만 아무래도 나이가 들수록 '꼰대스러움'이 말과 행동에 '장착'되는 비율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모습들을 보이는 걸까. 산다는 것은 멋진 일이다. 하지만 멋진 만큼 어려운 일이다. 팍팍한 삶에 지치다 보면 평소에는 드러나지 않던 자기중심적인 모습이 '스멀스멀' 기어 나오기 마련이다. 이때 부끄러움을 알아야 하는데 지위, 나이 등으로 희석되면서 과도한 자기중심성을 감추는 것에 실패한다. (생략)
이전 세대들은 윗세대들 꼰대와도 기꺼이 관계를 유지하려 했다. 특히 직장에서 더 그러했다. 이직이 활발하지 않았고 평생직장이라는 신화도 존재했다. 군대도 아닌데 '지금은 죽어 지내고 나중에 내가 받은 만큼 아랫사람들에게 풀면 된다'는 마음가짐도 흔했다.
이제는 다르다. 90년대생에게 '그런' 태도로 접근했다가는 '꼰대취급' 받는 것은 물론, 꼰대 그 자신부터 청산되기 딱 쉽다. 예를 들어 시간에 대한 생각 역시 그러하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회의에 들어간 팀장과 함께하기 위해 팀원 전부가 점심 시간 늦도록 기다리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자기들끼리 식사하러 갔다가 오후 내내 '팀장인 나를 두고 자기들끼리만 밥을 먹어?'라는 수준 낮은 생각에 갇힌 팀장의 서늘한 표정에 불편했던 기억도 존재했다. 하지만 지금 그런다면 꼰대가 아닌 바보 취급받는다.
'저 사람은 혼자서 밥도 못 먹나?'라는 비웃음만 사기 쉽다.
(생략)
자유를 효율과 연결시키는 90년대생의 모습, 현명해 보이지 않는가. 그들의 현명함에 노력과 최선이라는 키워드로만 달려드는 윗세대의 모습이 안타깝다. '아무것도 아닌 일을 진득하니 앉아서 끝까지 버텨내는 것'이 아닌, '현명하게 아웃소싱하고 핵심에 집중하는 것'을 고민하는 90년대생의 마인드에 찬사는 보내지 못할망정 과거 자신의 경험만으로 이래라저래라 하는 건 최악이다.
(생략)
이전 세대에게 필요한 것은 90년대생의 숨은 욕구를 '터치'해줄 수 있는 능력이라고 본다. 기업의 성과와 이들의 잠재된 욕구 사이의 접점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게 맞다. 성공보다 성장을 추구하며, 타인을 짓밟고 이기려는 것보다는 인생 전체의 커리어를 관리하는 것에 더 관심이 많은 그들이 '어제보다 나은 자기 자신'의 모습에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조직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생략)
그럼에도 여전히 대한민국 기업의 조직 문화를 짐작케 하는 통계자료는 암울하기만 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한국교육개발원의 2016년 발표 자료를 보면 대졸 신입사원 4명 가운데 평균 1명이 1년 내에 퇴사한다고 했다. 그 이유가 우엇일까. 연봉, 출퇴근 시간, 난이도 높은 업무? 이보다는 결국 사람과의 문제가 퇴사의 가장 큰 이유 아닐까. '갑갑한 꼰대'와 같은 공간에서 함께 숨을 쉬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생각을 공유한다는 것, 만만치 않은 일이다. 90년대생에게 퇴사하고 싶다는 생각이 괜히 드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
사실 해당 책 읽다보면 나 자신도 책에 언급된 꼰대 마인드가 섞여있다는 느낌도 들긴 하는데 가령 직장상사는 어른이니까 숫가락 세팅도 해주고, 물도 떠다주고 인생 경험담은 경청해주고 해야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때도 있으면서 동시에
과거에 직장생활 하는 경험을 보면 뭔가 부당하다 생각하면 바로 반론을 제기한적이 있는데 일부 상사분들은 "저게 나한테 대드는건가?"하는 반응을 보이는걸 보면 나 또한 책에서 언급한 기성 세대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90년대생이 아닌가 싶다.
하긴 지금 SNS 아무곳에 가든 네이트 판이든 청년들 조금이라도 있는 대형 카페에 가든 개인 일상글에서 직장상사와 마찰 뒷담글 보면 90년대생들은 회사를 위해 자신이 희생해줄 생각이 없다는 것에서 매우 큰 공감을 느낀다.
엿같은 회사면 딴데 가면 되고 임금 체불을 하든, 혹은 모욕을 받고 그만두든 웹상에서 해당 회사 평점도 솔찍하게 달고, 알바몬 후기에서는 <정규직 공고에서 4대보험, 특근수당 적혀있는데 실제로 그거 안줍니다. 제가 2달 체불 되서 가족이야기 하니까 겨우 받았고 퇴직후에 못받은 월급은 사장이 돈 없다길래 고용노동부에 신고했더니 바로 주더라고요.>라는 식으로 솔찍하게 말하는거 속이 시원하니 말이다.
그런데 이런 책들 읽다보면 드는 생각이 있는데...
1. 어차피 청년 채용하는 기준도 꼰대같은 기준으로 채용할것이고(외모, 학교, 스펙 안따진다며!)
2. 창조적이고, 혁신적이고, 미래지향적인걸 강조하면서 어차피 시키는대로 할줄 아는걸 좋아할거고
3. 책 읽는다고 시대에 맞는 훌륭한 어른이 되는것도 아님
지금 나오는 책들 보면 다음에 나오는 책은 『00년대생 이해하기』 『00년대생에게 저격당하지 않는 방법』 같은 책 나오겠네.
첫댓글 저는 좀 다르게 생각하는데, 본문에서도 인용된 내용이지만, 90년대생 이전 기성세대들은 '다른 세대의 꼰대(?)들과도 기꺼이 어울리려는 동기'를 갖추고 있는 듯합니다. 그 대상이 이제는 자기 아랫세대로 바뀐 거죠. 요컨대 조직 구성원 세대가 변화함에 따라 수반되는 문화적인 변화에도 적응을 해보려는 수요 때문에 유독 90년대생 운운하는 책들이 많이 공급되는 것이 아닌가 해요.
그에 반해 90년대생은 지금 서식지에 '적응'을 하느니 더 좋은 환경으로 '이주'하고 말겠다는 선택을 더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겠구요. 물론 저도 90년대생이라 적응보다는 이주를 더 먼저 생각하긴 하지만...
이 결정적인 차이는 결국 90년대생의 유소년기를 점령한 외환위기 사태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높은데, 90년대생과 00년대생 간의 차이가 80년대생과 90년대생 간의 차이만큼 크게 나진 않을 것 같습니다.
사실 책에서는 인생의별빛님이 말한 측면도 나오긴 합니다. 책 내용이 길어서 다 소개하진 못하지만요.
제가 해당 책을 구매해서 읽은것도 도데체 나이 차이가 +10세이든 +1세이든 차이가 나면 얼마나 난다고 그런걸까 싶은 생각이 들었거든요.
꼬우면 그만두면 된다는 생각이나, 더 좋은 조건에서 합격했다면 거길 가겠다거나 하는게 7,80년대생도 그럴텐데.. 라는거나
제가 90년대 생이니 당연하게 생각했던걸 왜 더 나이많은 기성세대들은 분석까지 하면서 신기해할까 하는것도 궁금했고요.
읽을 가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90년생들을 관찰하는 기성세대를 관찰하는 90년대생들도 필요할테니까요.
@삼한일통 아, 제가 '적응'의 상대어를 '이주'라고 표현해서 그쪽으로만 말이 되는데, 그것보다 더 넓게 생각해서, 내 주변 환경을 바꿔보려는 모든 수단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려는 태도가 보이지 않나 합니다. 그 방법 중에 하나가 이주일 테고, 환경적으로 나쁜 요소(갑질하는 상사 같은)를 적극적으로 구축, 배척하는 태도도 포함되겠죠.
기성세대도 당연히 여건만 허락되면 더 좋은 환경으로 이주하곤 하는데(개척정신으로만 치면 기성세대가 더 우월하긴 하죠), 같은 조직원을 신고하고,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은 그냥 얼굴 안보면 되고, 프라이버시나 저녁있는삶을 중요시하고, 그런 문화는 확실히 90년대 이후 세대에 더 해당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인생의별빛 뭐 여러가지로 목차별로 읽다보면 어떤 차이인지 점점 인식은 드는데 저는 현재는 백수라서 씁쓸하게 읽기는 하네요.
예전에도 x세대나 일본 신인류 같은 소리 나오는 거보면 주기만 짧아졌지 나오지 않을까 싶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