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부부, 9개월 손자 일행이 방문했다.
전반적으로 분위기 조용하고.. 짐도 단촐하니
우선 맞이하기에 부담없고 편안하다.
하지만 해외에 있는
지난날의 딸 부부 방문은 달랐다.
딸 부부..그들은 방문 횟수도 많고 체류기간도 길고
4인 가족에 개 2마리에 조금 보태어 봉고차 1대 분량의 짐에..
아무튼 그 짐들을 풀어 놓고 정신없이 왁자지껄 하하깔깔할 때는
3시간 함께하기도 힘들어 슬그머니 내방으로 들어가곤 했는데..
아들부부는 자주 오지도 않고..
와도 점심정도 먹고 서너시간 있다 귀가하니
부담 없고 편안해서 좋다는 생각이다.
갑자기
며느리가 우산을 들고 다가온다.
그러면서 생일선물이라며 건네주는데..아니 생일 선물이 우산?
점입가경인 것이 사용방법 어쩌구저쩌구 뭐라뭐라 하는데..이거 뭔가 함정이 있는거 같다.
그래..내가 누군가.. 70년 가까이 살아온 닳고 닳은 인생인데..ㅎ
급히 확~우산을 펴 보라는 며느리 뜻과 다르게 내가 우산을 조심스레 펼치니
우산살마다 지폐들이 만국기 걸리듯 대롱대롱 매달려 있고..흔히 말하는 이벤트성 그런거인데
이럴경우 뭐 놀라는 표정이라도 하고.. 리액션이라 하나 뭐라 하나 그런 제스처라도 보이고..
그런게 바로 뒤따라 줘야 하는데...그런쪽으로는 워낙 재미없는 건조한 인간이라 그런지
덤덤했나보다..타고난 걸 어찌하리...
하지만..
그런 나일지라도
특별한 점은 있다.
아이에게 아들 부부와 할머니가 온갖 아첨,재롱을 동원 시선끌기를 해도
아가의 눈은 가만히 앉아 있는 나를 쳐다볼 때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이고
가끔 울다가도 내가 손을 내밀면 울음을 그치면서 얌전해 진다는 것이니...
엘리베이터에서도
가끔 젊은 부부와 갓난 아기를 조우하는데..
그럴 때도 나는 비슷한 경험을 한다.
생면부지의 아기는 나와 시선을 마주할 때가 많고..
또 그럴 때 나를 바라보며 빙그레 미소 짓는데..왜 그럴까?
내 인품이 좋아 보이나?
아니면 카리스마 때문에?
인상 좋고 따뜻한 마음이 흘러 넘치기에?
선한 눈이라서?
그런데 저기 저분
뭐 하실 말씀 있슈?
아전인수도 유분수라고예?
안하무인에 침소봉대,견강부회라고예?
*
세상이 참 고약스러워졌습니다.
오래 살다보니 별세상을 다 만난다는 생각에
요즘 마음이 참으로 불편합니다.
철면피에
안하무인에
겉은 인간의 모습이지만
속은 요사스런 괴물이라는 생각에
세상이 진도 100 이상의 지진을 만난듯
혼란스럽게 느껴집니다.
첫댓글 오매나 머리. 쓰시며. 글를 올리셨을텐데
자랑이 느러짓네요
시대 딸라 달라저야 되겠지요.
ㅎㅎ
자랑같지 않은 자랑
많이했다하니 송구합니다
오후 남은 시간
모쪼록 즐거움 많이 누리시기 바랍니다
우산을펄칠때
돈다발 쏱아질때. 며느리한테 환한미소좀 ~행복한글 입니다
시아버님 성품은 아실지라도
표현을 안하면 서운했을지 모르니 문자라도 주심??
예..고맙고 잘사용하겠다는 말은 했습니다.
마음은 안그런데 ..충청도 액션이경상도보다 오히려 건건합니다..ㅎ
지인님..
건강하고 행복한 오후시간 되소서.
우산선물에 지폐가 주렁주렁 매달렸다니
놀라기도 하면서 내심 즐거우셨을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린아이눈은 못속입니다
마음씨 좋아보이는 선한 인상에 끌리기마련이라고
저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해 봅니다^^
내겐 아들 하나 있지만 안적두 총각(만 39세)이라서
수원의 한 아파트에 혼자 살면서 한 달에 두 번 정도 주말에 오는데
저녁식사나 같이 하고는 바로 올라갑니다.
특별한 날(설과 추석, 아내 생일, 어버이날, 내생일)에는
용돈도 주고 고깃집으로 가서 소갈비도 사주곤하지요.
어서 장가 가서 자기 가정을 꾸렸으면 하는 게 제 바람이지요.
케익속에서 줄줄이 나오고.
꽃다발속에서 나온것도 받아 봤지만
우산속에 나란히 지폐는 처음 들어봅니다.
저도 자식들이 와서 오랜시간이나
자식집에 가서 오랜시간 있는건
질색입니다.
각자 생활속에서 잠시 만나 밥먹고 차 마시고. 이런는게 좋아요.
아들들은 오면 두끼는 먹고 가지만
저는 아들집은 3시간이면
딱 좋아 입니다.ㅋ
깨끗하고 선한 아이들 눈에는
좋은사람을 알아보는거죠~^^
삼빡한 이벤트에 깜짝 놀라서 많이 웃으셨겠네요.. 사는게 다 비스므리 하지만 건강한 하면 만사 오케이 입니다.웃을 일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이 특히 할아버지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 인품과 따뜻한 마음이
자연스럽게 전달되기 때문일 겁니다.
요즘 세상이 혼란스럽게 느껴지신다니 안타깝습니다. 철면피, 안하무인 같은 사람들 때문에
마음이 불편하시겠지만 그런가운데도 선한 마음과 인품으로 이겨내실 것 같습니다.
오호~ 며느리가 재미있네요.
선물도 좋고...(^_^)
ㅎㅎ 이벤트성 현금 선물 방식이 점점 다양해지네요.
아.. 지폐가 주렁주렁 매달린 우산.. 받고 싶다.. 싶다..
내 딸들아, 듣고 있나? ㅋㅋ
그런 거 받으시면 오버하면서 리액션을 해주셔야 다음엔 더 많은 지폐가 준비됩니다요^^
아가들이 정직합니다. 가을님 인품을 알아보는 귀여운 것들입니다. ^^
위에 글은 행복인데 아랫글에 걱정입니다 왜 무슨 일이?
가을님 마음 아프시면 안돼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