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민중의 소리] 정말 기분 좋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당선인 "민주개혁진영 하나된 선거, 역사적 사례로 남을것"

[필성이지롱]

"민주개혁진영 하나된 선거, 역사적 사례로 남을것"

[인터뷰]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당선인

이재진 기자 besties@vop.co.kr

저녁 8시 40분경 김상곤 당선인은 역대 교육감 선거 최저 투표율을 기록하자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민중의소리

저녁 8시 40분께 김상곤 당선인은 어두운 표정으로 선거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시시각각 투표율 추이를 지켜보던 선거 관계자들도 투표율이 12.3%로 역대 교육감 선거 최저 투표율을 기록하자 어두운 전망을 내놓기 시작했다.

밤 9시께 성남시 분당구 정자1동 투표소 개표 결과가 집계됐다. 김상곤 후보 148표, 김진춘 후보 106표. 예상외의 결과였다. 큰 평수 아파트가 밀집돼 있는 정자1동은 '잘사는 동네'로 통했고, 이는 곧 '한나라당 강세 지역'으로 분류됐다. 이 곳에서 김상곤 후보는 여유있게 김진춘 후보를 따돌렸다.

정자1동은 서막에 불과했다. 속속 선거 개표 결과가 집계되면서 사무실은 서서히 축제 분위기로 바뀌어갔다. 선거관계자와 귀엣말을 나눈 김상곤 당선인은 그제서야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경기도교육감 선거에서 김상곤 후보가 사실상 당선됐다.

밤 10시 50분께 84%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현재까지 총 선거인단 850만 5천 56표 중 36만 6천 283표(41.71%)를 얻어 29만 5천 322표(33.63%)를 얻은 김진춘 후보를 약6만표로 차로 눌렀다.

김상곤 후보는김진춘 후보와 초박빙의 승부를 벌일 것이라는 예상을 뛰어넘고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김상곤 후보 진영은 이번 선거 승리가 박빙이거나 열세를 예상했던 지역에서 압승을 거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상곤 후보 조직 관계자는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는 강남, 송파, 서초 지역에서 압도적으로 졌는데, 경기도 교육감 선거에서는 오히려 분당, 일산 동서구 조차 큰 표 차이로 우리 후보가 승리했다”고 말했다.
당선이 확정된 후인 밤 12시께, 김상곤 당선인은 <민중의소리>와 마주앉았다. 김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에 "경기도 주민들과 유권자들께서 교육감 선거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선거 관계자들조차 13%대 투표율이 나와야만 박빙의 승부를 기대할 수 있다고 공공연히 얘기했다.

김상곤 당선인은 "낮은 투표율이 절대적으로 불리하다고 생각했다. 시민사회 진영, 범야권이 모였다고 해도 교육관료 조직을 뛰어넘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유권자 중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경기도 교육에 상당한 정도로 식상함을 느꼈다고 생각한다. 이런 교육은 어떻게든 바꿔야 한다는 열망이 표출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공정택식 교육 정책을 전면 수술하겠다고 공언한 김상곤 당선인은 취임 후 가장 우선적인 일로 "공교육 중심의 학교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경기도 교육의 새로운 시스템 하에 왜곡된 특목고 예산 배분을 바로잡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상곤 당선인ⓒ 민중의소리

반MB 교육 정책을 내걸었던 만큼 정부와의 격돌도 예상된다. 당장 이명박 정부가 강력히 밀어붙이고 있는일제고사에 대해 김상곤 당선인이 어떤 입장을 나타낼지 주목된다.

김 당선인은 "정부와의 대립.갈등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명령하는 것은 주민들의 의견을 묻고 경기도 교육 자치를 기준으로 사안을 판단하고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 결과는 범개혁세력을 망라한 '반MB전선'연합의 승리로 평가된다. 김상곤 당선인은 "민주개혁 진영이 모두 하나가 돼서 선거를 치른 의미가 크고 역사적인 사례로 남을 것"이라며 "이런 사례가 앞으로 사회 정치적인 활동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당선인은 "교육감 선거 구도를 보-혁 구도로만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 김영삼 정부 시절 신자유주의적 교육정책이 이후 민주 자치적인 방식이 도입되면서 조정됐는데 이명박 정부 들어 역행되는 현상에 대해서 찬성하느냐 아니면 새로운 개혁 방향으로 나아가느냐는 경쟁관계 속에서 유권자들이 후자를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명박 특권 교육을 확 바꾸겠다'는 김 당선인이지만 그의 바람은 또다른 캐치프레이즈 안에 담겨있다. '학교 갈 땐 즐겁게, 집에 갈 땐 신나게'라는 캐치프레이즈처럼 김 당선인은 인터뷰를 마치고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