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예전 일선교단에 있을 때 아이들 시험 감독을 하면 종종 질문을 어처구니 없는 받았습니다.
"선생님 '게시'가 무슨 뜻인가요?"
"선생님 '앙양'의 의미가 뭐지요?"
국어시험시간이 아니고 사회나 에능 비문학이 주류를 이루는 시험인데도
아이들을 시험문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럴 때면 초등학교에서도 기초 한자교육을 해야하나 싶기도 했지요.
이윽고 알파고가 세상에 큰 족적을 남기더니 현재까지도 순항을 계속합니다.
AI가 유행하고, 작은 기계 하나가 나선 외국어를 즉시 번역해줍니다.
앞으로 컴퓨터가 몰고 올 세상이 어떠할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번역도 이제 컴퓨터가 담당하는 세상이 될 것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예견할 수 있네요.
한강 작가가 한글날을 전후해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는 기쁜 소식이 들리더니
지금 슬그머니 영어 열풍이 불기 시작합니다.
갑자기 '이븐'이니 '루틴'이나 '데스트니'라면서 일상 중에 자꾸 끼어듭니다.
영어 때문에 발생하는 사교육비는 가히 천문학적이라고 표현해도 될 정도잖아요?
노벨문학상 수상이 외국어로 잘 번역되었기 때문이란 분석이 한몫했나 봅니다.
문제는 앞으로의 사회를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우리 아이들은 전혀 다른 사회에서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 갈 테니까요.
어쩌면 앞으로 영어 교육은 없어질지 모릅니다.
지금 컴퓨터 영어 번역 수준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발달하고 스스로 학습하는 기능이 구현되고 있는 이때에
영어번역이 완벽에 가까워질 세상이 도래하는 것은
먼 미래가 아니라는 데는 반론의 여지가 없어 보입니다.
그럼 번역은 컴퓨터가 담당하게 하면 되는 것인데
문제는 영어에 함몰되어 사느라 한국어를 소홀히 한 아이들입니다.
국어를 엉망으로 쓰면 아무리 훌륭한 번역기가 개발되어 보급된다고 하더라도
고급진 언어를 생성해 낼 수 가 없을 것입니다.
원본이 훌륭해야 번역본도 훌륭할 것이니 말입니다.
앞으로 미래 사회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영어를 배우라고 닦달하는 것보다
토익이나 토플에 함몰되어 젊은 시절을 낭비하는 것보다
우리말 국어를 잘 사용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의 진정성을 깊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여러분에게도 항상 좋은 일만 있으시길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