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차: 3월 12일(월) - 세비야 - 론다 - 그라나다
오늘 아침도 우리 버스 일행들은 약속 시간보다 일찌감치 나와 계신다.. 약속 시간에 딱 맞춰 나온 나는 맨 날 지각 아닌 지각생이
되어버렸다.. 나만 버스에 타면 출발이다..
황금의 탑은 꼬르도바로부터 세비야에 흐르는 ‘과달키비르’강 유역에 있는데 마젤란과 콜럼버스가 신대륙 발견을 위해 출항하던
곳이란다.. 황금으로 지어진 것은 아니고 탑 윗부분 돔이 황금색 타일로 장식이 되어 있어 붙여진 이름이란다.. 황금색 타일은
보이지도 않는구만..
엑스포 공원은 마리아 루이자 공원의 한쪽을 1929년 세비야 국제 박람회 때 조성 된 것이란다. 알퐁소 13세는 세계공황의 여파로
엑스포 개최가 실패하자 왕좌를 내놓게 되었단다. 그 곳에는 스페인의 중요도시 50개를 아줄레주로 장식해 놓았다.
아침저녁 쌀쌀하던 날씨가 더워진다.. 스페인은 하루 중에 4계절이 공존한다. 아침저녁은 추워서 앏은 오리털 점버를 입어야 하고
낮이 되가면 얇은 티셔츠 정도, 낮에는 반소매도 좋을 듯싶다.. 하지만 한낮이라도 그늘엔 긴소매 옷이어야 좋다.. 그래서 사람들
옷차림이 각양각색이다.. 어떤 사람은 모피 옷을 입은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민소매 옷을 입은 사람도 있다.. 부츠를 신은 사람,
조리를 신은 사람...
무질류 공원은 1492년 콜럼버스가 항해에서 귀국하면서 신대륙에서 갖고 온 식물들로 조성된 공원이란다. 500년 이상 된 피코스
(고무나무)도 있다. 그 곳을 거쳐 유대인 마을로 들어서니 어제 본 꼬르도바의 유대인마을처럼 흰 색다. 흰색은 그냥 단순히
예뻐 보이기 위한 게 아니란다.. 뜨거운 직사광선을 막기 위해 회칠을 한 것이란다.. 유대인 마을에는 폐허가 되다시피 한
알함브라를 복구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워싱턴 어비’(미국 대사)의 후손들에게 내어 준 집도 있다..
‘쎄빌리아 이발사’의 ‘쎄빌리아’는 일본식 발음이란다. 그럼 ‘쎄비야의 이발사’가 맞겠네.. 이발소의 표시등이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표시 된 것은 당시 이발사가 외과 의사를 겸했기에 동맥과 정맥을 의미하는 표시 등이었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세비야 대성당에 갔다. 와~ 그저 탄성뿐이다.. 똘레도 대성당도 그랬지만 여기도 ‘금 많다’성당이네..
화려함과 그 규모에 압도당하는 느낌이다. 원래는 이슬람 사원이었지만 1248년 기독교인들에게 함락되면서 성당으로 사용되고
있단다. 성당 입구 바닥에 콜럼버스의 차남 페르난도의 유골을 안장해 놓았다. 대성당 건축에 거액을 희사했다는 이유에서...
남쪽 문 안에는 콜럼버스의 묘가 있는데 네 명의 왕이 그의 관을 떠받들고 있다. (까스티아왕국, 네온왕국, 나바라왕국, 아라곤
왕국) 중앙제단은 현재 보수중.. 성당 내부 북동쪽 모퉁이에 히랄다 탑으로 올라가는 통로가 보인다. 히랄다 탑은 이슬람
모스크의 마나레트(첨탑)이다.. 슬로프식 구조로 기도시간을 알리는 나이든 ‘이마미’가 하루 6번씩 오르내리는데 어려움을 겪지
않게 당나귀를 타고 다닐 수 있게 되어 있다. ‘히랄다’라는 말도 ‘돌다’라는 의미란다.. 세비야의 가장 높은 건축물이란다..
꼭대기에 올라 보니 과연 세비야가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사실 어디가 어딘지... 때마침 종이 울린다.. 네 면의 종이 차례로
울린다. 정오다.. 성전은 가톨릭식이고 종탑은 이슬람 건물이니 이것도 ‘무대하르’인가...
점심 식사 후 1:45분 세비야를 출발하여 론다로 향한다..
론다
3:30분 론다 도착. 스페인 최초의 투우장이(1800년경 만들어짐) 있고, 투우학교가 있고, 빠라도르(수도원이나 성을 호텔로 개조)가
있는 곳이다. 스페인에서 투우사는 요즘의 아이돌 그룹이나 유명 연예인만큼이나 대단히 인기 있는 인물이란다.. 저 까마득하게
깊이 패인 협곡 위에 놓여 진 누에보 다리는 바라만 봐도 현기증이 느껴질 정도다.. 헤밍웨이가 론다의 빠라도르에 머물면서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집필했다는데 내가 느낀 론다는 세상과는 동떨어져 있는 것 같다. 컴퓨터며 아이폰과는 멀리 있는
것 같고, 좋은 대학 가기 위해 발버둥치는 우리네 아이들과도 많이 아주 많이 다를 것 같다.. 앞만 보고 숨 가쁘게 달려 온 나를
돌아보게 한다.. 쉬엄쉬엄 그리고 느리게, 여유 있게 살자.. 5:10 론다를 출발하여 그라나다로 향한다. (160km 2:30소요)
그라나다
스페인에서 가장 높은 산맥인 네바다 산맥에 둘러 싸여 있다. 저 멀리 보이는 네바다는 하얀 눈에 덮여 있는데 7~8월에나 그 눈이
녹는단다.. 그 유명한 알함브라에는 내일 간다.. 저녁 식사 후 9:30 플라멩코 관람을 하러 갔다. 좁은 골목을 미니버스는 잘도
헤집고 간다.. 총알택시 못지않다.. 생각했던 멋진 무대는 아니었다.. 1부에서 세 명이 등장 했는데 첫 번째 나이 어린 아가씨는
예쁘게는 생겼지만 플라멩코는 아직 더 배워야할 듯싶었다. 두 번째 검은 드레스의 그녀는 표정부터 도도했다.. 그런데 저 손뼉
으로 리듬을 쳐주는 저 남자 옆 사람과 뭔 수다를 그리 떠는지 주절주절... 마지막에 수다 떨던 그 남자가 나오는데 그의 발동작은
힘이 있다.. 그래.. 두앤데는 언제 보여주는데? 1부가 끝나고 음료수를 갖고 온다.. 어느 새 2부 등장인물들이 들어와 자리한다..
키 작고 깡마른 목소리 걸걸한 할머니와 풍만한 몸집의 흰 드레스 여인, 30대의 검은 드레스 여인이다.. 뭔가 기대가 된다.. 검은
드레스 여인은 도도한 표정에 나름 힘 있는 동작을 보여줬지만 다음 등장할 두 여인에 대한 기대감을 더해줬다. 두 번째 흰 드레스
의 여인은 'My Way'를 부르면서 스텝 몇 번 밟은 것 밖에 없다.. 살이 너무 쪄서 등 뒤의 지퍼가 한 뼘은 벌어져 있는 게 실망감을
더해줬다.. 세 번째 깡마른 할머니는 캐스터네츠를 흔들며 플라멩코를 추긴 했으나 뭔가 보여줄 듯 보여줄 듯 하다가 끝을 낸다..
마지막에 초록 바지와 조끼에 노란 셔츠를 입은 아저씨가 나왔는데 이 아저씨가 진짜 멋졌다.. 동작도 멋졌다.. 두앤데에 이른 것
처럼 보이기도 했다.. 결론 적으로 플라멩코 공연은 실망스러웠다.. 숙소에 돌아오니 11시다.. 알함브라를 떠올리며 행복한 꿈나라
로 간다..
즐거운 유럽여행! 함께 나누는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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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길잡이★유럽 배낭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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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자세히 기룩도 남기시고 대단하시네요.. 훌라밍고를 넘 기대하고 보시면 실망할수도 있어요... 댄서의 역량에 따라 느낌도 다르더라고요... 우리나라의 인간문화재 같은 사람들과 차이가 많겠죠.. 그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