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과 일요일
1박 2일 동안 많이도 돌아다녔다.
토요일 새벽 남양주를 출발하여
양산 지하방에 살고 계신 부모님 뵙고
40일 전 하늘나라 소풍 간 친구 보러 삼랑진에 가고
수영에 살고 있는 누나가 아프다 하여 얼굴 한번 보고
20여 년 만에 소식이 닿은 옛 동지를 대연동에서 만나고
밤 12시 사상터미널 맞은편 돼지국밥집에 들러 요기를 하였다.
일요일 새벽 1시 창원시 북면 온천에서 여장을 풀고
오전 8시 온천 대중탕에 가서 목욕을 하고
10시에 5060 카페에서 인연을 맺은 선배님 묘소에 가고
12시 진해에 들러 야인으로 살고 있는 친구 만나 점심 먹고
오후 5시 여수에서 출발한 자식들과 의령에서 만나 저녁 먹고
오후 8시 30분 의령을 출발하여 남양주에 오니 월요일 새벽 1시다.
찌뿌둥한 몸으로 출근을 하니
여독이 덜 풀려서인지 종일 하품만 하였다.
사무실 구석진 곳에서
할배가 지르는 하품 소리에 직원들이 놀라
"부산 가셔서 예쁜할매 만나 외박하셨어요" 농담을 건넨다.
예쁜할매는 커녕
못난할매 손이라도 한번 잡아봤으면.... 억울함은 없을 텐데
직원들이 건네는 농담이
흔들고 피박에 광박 쓴 기분이라
어제는 무조건 결재가 올라오면
담당자를 불러서 요것 저것 따지며 심술을 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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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황토방이란 간판만 보고 숙박을 하였는데
체크인하면서 아가씨가 촌할배에게 건네는 말
"숙박 손님은 대중탕 이용 공짜"라는 말에 훅하여
아침 8시쯤 체크아웃을 하고 대중탕에 들어갔는데
목욕탕 내부와
샤워 시설들은 낡아 보이지만
온천수라는 선입견 때문인지
열탕에서 목만 내어 놓고 10여분 앉아 있었더니
퍼석한 피부가 빤질빤질 해 져
덩치 큰 촌할매가 보슬비를 덮치려다가
미끄러져 골절상을 입고 낭패를 볼 것만 같다.ㅎㅎㅎ
온천수가 좋아 욕탕에 오래 앉아 있으면서
욕탕을 들락거리는 내 또래의 남자들을 관찰하니
대부분 옥상정원이 부실하거나
율부린너 사촌쯤 되어 보이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보슬비도 정수리 부분에 축구장이 조성되어
타인의 머리카락 가지고 왈가왈부할 처지는 아니지만
가발협회 또는 탈모협회 등의 사주를 받지 않고
왜 60 넘은 남자들의 머리카락은 빠지는가? 고심을 해 보니
머리카락 빠지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모발을 지탱해주는 호르몬 부족현상이 아닐까?라는
궤변으로 엉터리 주장을 해 보는데
이러다가 무면허 의사 흉내 내다가 경찰서에 잡혀 갈 것 같다.
그런데
머리카락 빠지는 원인에 대한 의구심보다는
남자의 몸 전체에 있는 모(털)와의 관계에 호기심이 발동된다.
일명 대머리라는 남자들의 가슴과 배에는
겨울의 섬나라에서 재배되는 겨울초나 섬초처럼
모(털)들이 빽빽하게 자리를 잡아 정글을 연상시킨다.
위에서 빠지면 아래도 빠져야 정상인데
윗부분(머리)은 살색하이바로 변신되어도
아랫부분(가슴, 배)은 명사십리 솔나무처럼 잎이 무성하다.
(물론 남자의 가슴과 배에 모가 없는 분들이 많지만)
특히 머리 부분의 머리카락들이
이분의 일 이상 가출한 분들은 가슴과 배가 시커멓다.
그러면
가슴과 배에 무성한 모들은 언제쯤 빠질까?
또 한 번의 의구심이 생겨 통박을 굴려 보는데
조물주가 인간을 만들 때
신체의 중심부에서 먼 곳부터 모를 배치를 하였으니
당연히 먼저 난 곳부터
모가 빠지는 게 정상이라고 예견하지만
(남자의 경우)
모발이 탈출을 하여도 너무 빨리 탈출을 하여
초보 노인으로 입성한 후부터는 신경이 많이 쓰인다.
머리, 가슴, 배, 중심부의 모들이
비슷한 시기에 빠지면 서러움이 덜 한 텐데
윗쪽은 시베리아 벌판이요
아랫쪽은 인도네시아 밀림이니
벌거벗은 모습으로 목욕탕에 나타나면
뭇 남자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불편한 관계가 조성된다.
보슬비의 경우
업무상 스트레스를 많이 받다 보니
옥상정원이 부실하게 관리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모발이 빠지는 것보다
더 신경 쓰이는 게 모발 염색이다.
자연스럽게 백발의 모습을 보이고자 하니
나이가 10살 정도 더 들어 보이는 형색이라
억지 춘향이를 구할 때까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염색을 하고자 하니 귀찮기도 하고
시력이 점점 떨어지는 것 같아 염색을 그만둘까? 고민 중이다.
한 때는
고 신성일의 백발 퍼마 한 모습에 매료되어 따라 해 보았더니
신성일이 아닌
히죽히죽 웃으며 개다리 춤추는 배삼룡이 되어 망신을 샀다.
며칠 전 서울 식당에서
뜨거운 안녕을 부른 가수 쟈니 리를 뵙고선
쟈니 리의 꽁지머리가 멋지게 보여
따라 해 보려고 하니
몇 가닥 밖에 안 되는 머리숱 때문에 즉시 포기를 하였다.
초짜 늙은이로 살아가면서
멋은 내고 싶으나 이것저것 받쳐 주는 것이 부실하니
그냥 이대로 폼 내지 말고
생긴 모습대로 살아가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을 가리느까 깨우쳐 본다.
첫댓글 어머니, 아버지가 준 자연 그대로가 제일 멋찝니다.
제 생각이지만!
부모님이
물려주신
몸둥아리가
최고라는
님의 말씀에
100% 동의합니다.
저는 평생 절대로 못 들어가 볼 곳에 대한 상세한 리포트 감사합니다. ㅎㅎ
머리 숱이 적은 분들은 다른 곳이 밀림, 그렇군요.
제 남편은 집안 내력으로 일찌감치 머리가 희었으나 숱은 많아요.
현재 스코어로 저보다 많아서 샘이 날 정도입니다. ㅎㅎ
술술 읽히는 재미난 글 잘 봤습니다.
낭군님께서
물려 받은 유전자에 대해
뭇 남성들이
많이 부러워하고
동경하고 있답니다.
부부의
많은 숱들이
건강하게 살아 오셨다는 징표로서
재미나게 사시는 모습에
엄지 척으로 응원합니다.
잠시
글 좀 읽으려 삶방에 왔더니
제법 낯익은 지명들이 나와. 쭈욱 읽어보니
보슬비님이시군요
반갑습니다
닉을 클릭해 미처 놓친 올려 놓으신글 몇편을 읽고
잠시 생각속에 잠겨봅니다
언제 어디서든
건강 잘 챙기시고
건강하시길 배래봅니다~^^
글로
오랫만에 뵙습니다.
님께서
처녀시절
구포행 빨간 완행버스 타고
부산 나들이를 하시지 않았을까?
유추하여 봅니다.
작년
구미에서 일 할때
꼭 한번 뵈었어야 하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하시는 사업
번창하시길 기원합니다.
살다 보면
어중이 떠중이들의
헛튼 소리에
너무 속 상해 하지 마시고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전혀 모르는 남정네의 몸에 대해 상세하게 쓰신 글을 읽으니 부끄럽기도 신기하기도 합니다.
저는 다행히도 우리 아버지의 유전으로 머리숱은 여전히 많은 편인데,
남동생들도 머리카락이 많이 빠져도 민머리는 안 될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동생들 몸은 맨질맨질 하더군요.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아버님의 유전자를 물려 받아
머리숱이 많다는 님의 말씀이
건강함을 물려 받은 것으로 느껴지며
동생분들도
누님처럼 건강미가 넘쳐 날 것 같습니다.
님의 지나간 글을 접할 때마다
어머님에 대한 따뜻한 마음씨에 매료되어
참으로 훌륭하시고 장한 따님임을 느껴봅니다.
효도란?
태어나는 순간
평생 효도를 다 하였다고 하지만
약자가 된 어머님을 모시고 사시는
님의 아름다운 모습에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
짧은 기간 여러지역을 다니셨네요
부산에 근무할때 들은 낯익은 지명이 반가웠습니다
지금까지 건강하게 함께한 나의 몸에 대해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
조금 아쉬운건 저도 탈모가 진행되어 머리위에 맨살이 보이는 정원이 있습니다
식당이나 모임장소에 가면 항상 벽쪽에 앉아서 뒷모습을 보이기 싫어합니다
이제는 가끔 모자를 쓰는 습관이 있어서 대충가리고 다닙니다
직장 동료여성분이 머리때문에 몇년을 고민하다가
며칠전보니 수북하고 풍성해진 머리카락과 짙은눈썹까지 자랑을 하더군요
올초까지 관심없이 보았는데 이제는 고민없는 풍성한 머리결로 제2인생을 즐기시네요
상담을 받고 저도 그분처럼 따라하고 있습니다
말로만 듣고 긴가민가 하는게 아니고 직접 보았으니 희망을 가져봅니다
오래전
부산에서 근무하셨죠?
지금의 부산은
너무 많이 변해
종종 고향을 찾지만 낯설기만 합니다.
모발 관리를
멋지게 하고 계시며
매사에 적극적으로 임하시는
님의 자신감이 많이 부럽습니다.
님의 희망
조만간에 꼭 이루어 지시길 바랍니다.
좋은 환경에서 근무하시는
님의 일상생활에
행복이 넘쳐 나시길 기원합니다.
'옥상정원'에 빵 터졌습니다. ㅎ
글을 쉬지않고 단숨에 다 읽게 하시는 마력에 ~~
재미있는 글 계속 부탁드려요.ㅎ
ㅡ 글 잘 못쓰는,독자1명ㅡ
ㅎ
정기 산행방을
똑소리 나게 운영하시는 총무님
이곳에서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자주 오셔서
많이 웃으시길 바랩니다. 감사합니다
남탕에서 드라이기로 아랫동네 숲 말리다가 싸움나서 경찰서까지 갔다는얘길 들은적있는데
님의 글을 읽으니 그생각이 납니다
어디든 무성 한게 좋은거죠?
나이듦 엉성한게 많습니다 어디든~에구 쩝 ㅎ
이 글을 읽으면서 옥상 정원 의 고운표현에
뿜었습니다 ㅎㅎㅎ
축구장은 또 어쩔~[[
쟈니 리 ,신성일 두분 모두 개성대로
나름 멋진 모습 인건 맞아요
그런데 저도 나이가 드니 옥상정원은
황폐해도 인격만 잘 조성이 되어있다면
큰 점수 드릴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