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의 자연 & 문화탐방
유등연지 산책로에서 만난 문학의 향기
이른 여름의 무더위를 실감케 했던 견우직녀달 7월이 떠난 자리,
타오름달 8월이 온 세상을 태워버릴 듯 이글거리는 땡볕을 몰아왔다.
역대 최단기간이란 올해의 장마는 그 이름이 무색하리만치
한 두 차례 강우(强雨)를 뿌리고서 마른장마로 끝날 듯하더니
8월 중순에서야 2~3일 제대로 된 단비로 마른 대지를 적셨다.
무지막지한 땡볕에 흐트러진 생활패턴으로 무기력하게 한 달을 보내야 했지만
아무리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비롯된 환경재해라고는 하지만,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 어찌 그런 이유로 좌절하리.
두 팔을 걷어붙이고 한여름의 감성을 맛보고자 집을 나섰다.
여름이면 어김없이 진록의 생기를 보여주는 연꽃들의 향연…,
청도 8경 중 제5경인 유등연지의 활짝 핀 연꽃과 푸르름의 현장을 보기 위해서다.
봄(26.3~5월)에 들렸을 땐 연둣빛으로 봄을 일깨우던 곳,
한여름(26.8월)에 다시 가 본 유등연지엔 봄에 보지 못한 푸르름의 향연이 곳곳에 가득하고,
다양한 연꽃들의 몸치장 경쟁이 한창이다.
짙푸른 연잎 사이사이를 헤엄치듯 노니는 잠자리들에서 가을의 정취를 앞서 느낄 수 있었고,
자신들을 찾아주는 관광객들을 향해 어깨동무를 하고 장단을 맞추는 연꽃들에서 더위를 잊는다.
군자정 주변으로 두 팔 벌린 나무들과 연못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데크 길 좌우로
몸을 비비며 정겹게 대화하는 연잎들과 흐린 물속에서 헤엄치는 치어(稚魚)들의 속삭임…,
나도 몰래 그들의 대화 속으로 빨려든다.
산책로를 따라 형성된 유등지 표지석과 고성이씨세거지비…,
문인들의 다양한 시비(詩碑)를 음미한다.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문학적 감성을 맛볼 수 있다는 것…,
문학도(文學徒)인 나로서는 더할 수 없는 기쁨이다.
시계방향으로 산책로를 걸으면,
유호연지와 군자정 안내간판과 예태경의 ‘군자정강학’, 민병도의 ‘유등연못’,
이규보의 ‘연못’, 이암의 ‘춘우’, 이영도의 ‘연꽃’, 이원의 ‘연꽃을 보고’,
이제염오의 ‘연꽃을 닮은 사람’ 등 문인들의 작품을 차례로 감상할 수 있으며,
이는 눈으로 보는 연꽃과 유등연지의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시비(詩碑)에 새겨진 시(詩)와 시조(時調)를 통해 연꽃의 향기를 음미함과 동시에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문학의 향기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유등연지는 무오사화로 인해 안동에서 이거(移居)하여 이곳에 자리를 잡은
고성 이씨(固城 李氏) 문중의 청도 입향조인 모헌공 이육(李育) 선생이
형제분들과 함께 '유씨들이 집성촌을 이루고 살던 곳에 저수지를 형성'했다고 한다.
최근 연못을 가로지르는 새롭게 설치된 데크 길을 따라
더 가까이에서 연꽃을 감상할 수 있으며,
산책로를 따라 형성된 시비(詩碑)를 통해 문학의 향기를 음미하는 등
볼거리와 즐길거리는 물론 마음 치유(힐링)의 덤도 챙길 수 있다.
연꽃과 함께 시비(詩碑) 속 작품과 동행하며
막바지 무더위를 날릴 수 있는 산책이기를 기대한다.
유등연지에서 / 靑松 권규학
못 가 본 길이 더 아름답다기에
땡볕 아래 소나기 쏟아부은 날
청도 땅 유등연지를 걷다
나지막한 산과 안온한 언덕
너른 들을 품고 있는 길지(吉地)
산기슭에 복사꽃이 필 때쯤이면
연분홍 임의 숨결이 느껴질 듯…,
군자정, 갤러리청담, 카페 덕남, 티욤 핑크
애국지사 매운(梅雲) 선생*의 추모공원
늙은 소나무 사이의 의마총(義馬塚)*
군자정 양편의 버들과 배롱나무
청도 팔경 중의 으뜸이요
전국 명승지 백선 중의 하나
유호연화(柳湖蓮花)
유등지의 홍련(紅蓮)이 아름다워라
진흙탕에 뿌리를 내려
이토록 아름다운 꽃을 피우나니
수줍은 듯 빼꼼히 내미는 붉은 꽃술
입술을 내밀어 입 맞추고 싶은…,
데크를 따라 유등지를 한 바퀴 돈다
비는 금세 온데간데없고
습도만 높아 온몸에 땀이 주르륵…,
머리가 무거운지 연밥이 고개를 숙인다
진흙탕에서 자라지만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 너에게서
고성 이 씨 문중의 숨결을 듣는다.
* 매운(梅雲) 선생 : 애국지사 이정희 선생
* 의마총(義馬塚) : 의로운 일을 한 말들의 무덤
첫댓글 아름다운
열정으로
정성을
담아주신
좋은글
사진들
잘보고갑니다...............작가님
수요일..
수고했어요..
저녁에도
건강하시고..
즐거운시간...
행복한시간만....보내세요...!!!
청송작가님.......건강한날만.................응원합니다.
@노들길 반갑습니다.
비가 그치니 다시 또 후텁지근합니다.
그래도 계절은 이미 가을입니다.
막바지 무더위 잘 이겨내시고 보람찬 가을 맞이하소서~!^^*~
@청송 권규학
반겨주신
좋은글
격려의글
감사해요..................작가님
수요일
밤에도..
좋은시간
즐거운시간
건강한시간만.....보내세요
청송작가님..............좋은일.....행복한꿈만.......................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