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수영 8도시장에 장보러 갔다왔다.
대목이라 사람들이 많이 붐볐다.
장사하는 사람들도 물건 팔고 돈 받기에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
시장 안쪽에 들어가니 두부 파는 곳이 있는데
한쪽에는 두부 1모에 1500원이고, 그 옆에 있는 것은 1모에 3000원이었다.
상인에게 물어보니 1500원짜리는 중국산 콩으로 만든 것이고
3000원짜리는 국산콩으로 만든 것이라고 하였다.
두가지중에 어떤 차이점이 있느냐고 물어봤더니, 중국산은 아무래도 수송기간이 길다보니
여러가지 처리과정이 있지 않겠느냐 반면에 국산은 신선하고 맛도 훨씬 더 있다고 하였다.
상술에 속았는지는 모르지만 국산 두부 2모를 사왔다.
예전 우리가 시골에 살 때에는 사랑채 축담 한 귀퉁이에 멧돌이 있었다.
동네 사람들도 와서 자주 이용했는데 주로 콩을 물에 불였다가 두부를 만들기 위해 멧돌에 갈았다.
콩을 물에 하루쯤 불렸다가 멧돌의 윗쪽 구멍에 한 종지씩 퍼 넣고 핸들을 잡고 빙글 빙글 돌리면
콩이 잘게 부서져 물과 함께 나왔다.
이것을 받아서 조선솥에 넣고 장작불을 때서 펄펄 끓인다.
어느정도 익었다 싶으면 무명베로 된 자루에 넣고 짜서 콩비지를 걸러낸다.
그리고는 간수를 넣고 다시 끓이면 부우연 물에서 두부가 어리기 시작한다.
우리는 이것을 조푸라 불렀다. 갓 만든 조푸는 떳떳하여 그냥 먹어도 맛있다.
막걸리 한잔 하고 조푸를 양념 간장에 찍어 먹으면 안주로선 최고감이다.
콩비지도 된장에 넣고 가지나 호박을 따다 둠벙둠벙 썰어넣고 끓이면 밥 한그릇이 언제 없어졌는지 모른다.
요즘은 콩비지도 맛보기 쉽지 않다.
대신동 구덕산 등산하고 꽃마을 내려오면 시락국 파는 집들이 몇집 있는데
그곳에 가면 순두부도 있고 콩비지도 맛볼 수 있다.
막걸리 안주로 두부도 있고, 파전, 도토리 묵도 있다.
콩비지는 공짜로 주어 비닐봉지에 넣어 집에 가서 된장 끓려 먹어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