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앞서 관련 제품들 출시
업계, 할인 행사서 일본산 제품 배제
애국심 고취 제품들 봇물 터지듯 선봬
매출 효과 의문...소비자 피로감 우려
불매운동 순수한 의도 변질 경계해야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는 가운데 '애국 마케팅'도 심화되는 분윅기다.
국내 기업들이 일본산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거나 할인 행사에서 배제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지난달 31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편의점들은 맥주 할인 행사에서 일제히 일본 맥주를 제외하기 시작했다.
일제 불매운동 확산에 따른 '애국 마케팅'의 일환이다.
씨유(CU)는 1일부터 '수입 맥주 4캔 1만원' 행사에서 일본 맥주를 뺀다.
아사히, 기린 이치방 등 총 10종이 제외 대상이다.
GS25도 수입 맥주 할인 행사에서 일본 맥주를 제외했다.
생산지가 일본은 아니지만 일본 아사히그룹 홀딩스가 소유하는 코젤과 필스너 우르켈 등도 포함됐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 24 역시 '수입 맥주 4캔 1만원' 행사에서 일본 맥주를 제외했다.
일본 기업인 미니스톱도 일본 맥주 할인 행사 중단에 동참했다.
한국 미니스톱은 일본 이온그룹과 미쓰비시가 지분 100%를 보유한 일본 기업이다.
대기업 자본에 기반을 둔 유통업체가 이렇게 자발적으로 나서 불매운동을 진행한 것은 편의점이 처음이다.
편의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한국과 일본 간 이슈로 국민 정서를 고려해 가맹점주들의 의견을 반영해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앞서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다형 마트 업계는 일본 맥주의 발주 자체를 아예 중단했다.
발주 중단은 대형마트가 더 이상 수입업체로부터 일본 맥주를 구매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패션업계는 일본 SPA(제조직매입) 브랜드 유니클로를 겨냥한 애국 마케팅에 열을 올린다.
이랜드의 SPA 브랜드 스파오는 국산 캐릭터 '로보트 태권브이'와 협업한 반팔 티셔츠.에코백 등을 내놓았다.
이랜드의 액세서리 SPA 브랜드 라템은 광복절을 기념해 가장 예쁜 빛 무궁화 시계 목걸이 2종 세트'를 출시했다.
수익금 일부를 한국여성독립운동연구소에 기부해 독립유공자 후손을 돕는다.
신성통상의 SPA 브랜드 탑텐은 광복절 기념 티셔츠를 선보였다.
상반기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출시한 '리멤버 프로젝트'의 2탄이다.
편의점 업계도 맥주 불매운동 참여와 별개로 애국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GS25는 이달 '대국민 애국심 고취 캠페인'을 전개한다.
도시락 스티커를 통한 태극기 역사 알리기와 독도 사랑 에코백 증정이 대표적이다.
이마트24는 독립군의 첫 승리를 다룬 영화 '봉오동 전투'와 협업한 광복절 식품 3종을 선보였다.
국방색 반합(군대 보급 식기) 모양의 옛날 도시락.불닭폭탄 주먹밥, 전투버거 등으로 구성했다.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영화 예매권 증정 이벤트도 진행한다.
유통업체들이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나서는 이유는 국민적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CU에서는 일본의 무역 보복 조치가 이뤄진 뒤 7월1일~21일까지 일본산 맥주 판매가 전월 동기 대비 40.3% 감소했다.
같은 기간 GS25에서도 일본산 맥주 판매가 38.7% 급감했다.
유니클로도 매출이 30% 이상 급감하고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애국 마케팅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직접적인 매출 효과가 크지 않고, 소비자들의 피로도만 높인다는 것이다.
생색은 본사가 내고 피해는 점주들만 본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 불매운동의 취지는 좋지만, 무리한 형태의 애국 마케팅을 펼치다 보면
자칫 불매운동의 순수한 의도가 폄훼될 수 있다.
순한 의도가 계속 가기 위해서는 불매운동이 마케팅적으로 변질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안민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