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로 산다는 것은
임래호
탄생,
그 신비로운 축복!
허나
새끼들은 전혀 모르리라
자신의 어미가 지금
얼마나 가쁜 몸부림의 호흡을 하고 있다는 것을...
그렇다!
가녀린 새끼들은,
어미의 품 안에 있을 때
가장 편안하고,
가장 행복하고,
가장 따뜻하고,
가장 아늑함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어미는
그 자식들을 품에 품고 있을 때
가장 불안하고,
가장 두렵고,
가장 긴장을 하고 있을 것임이 분명하다
자신의 새끼들을
안전하게 지켜야만 하고,
배불리 먹여야만 하고,
가장 편안하게 보호를 해야만 한다는 사명!
그런 예민한 어미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가장 지혜로워야 하고,
가장 용감해야 하고,
가장 부지런히 움직여야만 한다
자신이 가진
정신과 육체의 모든 것을 다 쏟아부어
새끼들을
안전하게 지키고
무엇인가라도 구해 와 배를 넉넉히 채워줘야만 하는 것이다
그토록
그 모든 것을 다 쏟아붓기에,
산란을 마친 어미연어는
새끼들이 태어나기 전에 벌써
자신의 몸을 뜯어먹고 자라라며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고,
문어의 아비 또한
새끼들이 태어나는 것을
끝까지 눈으로 확인하고 나서는
바로 숨을 거둔다
어미로 산다는 것,
그것은 곧 목숨인 것이다!
그러나
자식들은 그것을 알 턱이 없다
그래서
불효자는 많아도
효자가 드문 이유일 것이다
그토록
세상의 모든 엄마와 어미들은
자식과 새끼들을 위해
아무런 말도 없이
오늘도 또 그 어딘가에서
목숨을 건 희생을 조용히 실천하고 있을 것임이 분명하다
그 아픔 속에서도
엄마는
아가를 바라보며 방긋방긋 웃을 것이고,
어미는
새끼들을 자신의 품으로 꼬옥 껴안아 줄 것이리라
그렇다
어미는 힘들다고
파업을 할 수도 없고,
편히 쉴 수도 없으며,
그 어떤 것을 포기할 수도 없다
엄마와 어미로 산다는 것,
그 끔찍한 자식사랑은
눈물이며 목숨을 건 사투인 것이다
그러나
세상의 그 어느 자식도,
그 어느 새끼들도,
그것을 전혀 기억하지를 못 한다
자신의 엄마와 지 어미의
그 위대한 삶을...
먼 훗날,
자신이 어미가 되어 힘이들 때
자식은 드디어
어미의 그 절박했음을 이해하고 그 어미를 그리워 한다
아! 그러나...
그땐 이미,
그 어미는 이 세상을 떠나고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