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지 0906 직원들과 해남 우수영 문화마을

[범고개]

오후에 9월 마을학습을 앞두고 사전답사차 직원들과 우수영문화마을에 갔다.

학교 안에 사는 고재만의 차를 타고 가는 길은 며칠 째 가을비가 그치지 않고 있다.

먼저 도착한 일행은 정재카페에서 기다리다 여성 해설사의 안내를 받아 제일여관을 벌써 돌았다.

빗속에 들어가 연근차 한잔을 추가 주문한다.

망설임 끝에 직원들을 앉으라 하고 문화마을과 학생지도 준비 등에 대해 잔소리를 한다.

임진왜란과 명량대첩, 이순신의 백의종군과 삼도수군 재건

진린과 황조마을, 노송사와 해남사람들 그리고 전투에 승리하고도 점령하지 못하고

서해로 올라간 이순신의 함대와 왜군의 분탕질

교사의 교육과정 운영 안목, 교사의 삶과 학생에 대한 이해, 내용 학습과 탐구기능 등에 대해

꽤 긴 설명을 한다. 젊은 교사들은 나의 이런 장황설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밖에서 촬영을 하던 목포 호남방송 팀이 끼어 듣는 듯하더니 끝부분에 나에게

인터뷰 요청을 한다. 왜 우수영 마을에 왔는지, 해남을 한마디로 정의해 달라고 한다.

마을학습에 대해 더벅거리며 답하고

해남은 물산이 풍부하고 자연이 아름다운 고장이기도 하지만 자존심이 센 인물이 많다고

앞뒤없는 대답을 한다. 인터뷰어가 해남의 자존심이 한국인의 자존심이라고 과장을 한다.

지난 4월에 만난 선배 해설사님께 해남시문학사를 구하는 방법을 묻고

우산을 쓰고 나와 거리를 걷는다.

교사들에게 사진 컨테스트를 하겠다고 말하면서 (심사)관점을 말하려다 않는다.

남자들은 둘씩 우산을 함께 쓰고 바지가랑이를 적시며 골목을 들여다 본다.

지나가는 차에서 해설사인 듯한 여성이 문 열고 들어가 마당도 보라고 한다.

고흥 연홍도와는 또 다른  이야기거리가 많다. 거기엔 자연에 작품을 더했지만

여기엔 우리의 생활사와 역사가 더 많이 남아 있다.

소위 교사라는 우리 자신이 이를 잘 보지 못하면서 아이들에게 어떻게 죠리하듯 해석해

연결시켜 줄 수 있을지 염려가 된다.

여 해설사가 옛우수영초도 가보라 하는데 명량대첩비 가는 길에서 벗어나 못 간다.

옛 면사무소 자리엔가 영창의 모습을 그렸는데, 젊은 일꾼 한 사람이 문재인 대통령의 청년시절 모습이

화제가 되었다는 말을 전한다.

해남 땅에 남창 해창 영창(우수영) 등 세개의 조창이 있었다는 말도 들었다.

중앙정부에서 먼 이 해남땅에서 윤선도 등 해남윤씨가 세력을 떨쳤다는 것이 나름 이해가 된다.

명량대첩비는 발전기를 옆에 두고 삼각대 위 카메라로 비석을 스캔하고 있는 일꾼이 둘 있다.

탁본도 시대에 따라 변하고 있구나.

자연 암반을 오른 교사들은 담 밖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난 몇에게 입구의 안내판을 읽어보라고 하고 나온다.

두 여선생과 이현규의 차를 타고 법정스님 생가를 들른다.

진도대교를 건너 진도타워에서 저녁을 먹는다.

식사 끝무렵 빗속 안개에 가렸던 진도대교가 한순간에 드러난다.

도자기 주전자에 따뤄 온 소주 한병을 현규와 민석에게 따뤄 달라하며 다 마신다.

사택에 사는 이들 넷이서 재만의 차를 타고 돌아온다.

우수영 관광단지 지나 오른쪽으로 충무사와 연리지목 안내판을 보고 다음엔 들르겠다고 맘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