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청어람미디어 출판사 임형준 입니다. 저희 출판사에서 드디어 쪽빛그림책 2권이 나왔습니다. ^^ 책 내용이 너무 좋아서 한번 올려봅니다.~ *
*우선 를리외르(RELIEUR)란 무엇인가?
를리외르는 프랑스어로 제본을 뜻하는 말이다. 필사본, 낱장의 그림, 이미 인쇄된 책 등을 분해하여 보수한 후 다시 꿰매고 책 내용에 걸맞게 표지를 아름답게 꾸미는 직업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좋은 책을 아름답게, 오래 보관할 수 있게 하는 총제적인 작업이다. 중세 유럽에서는 수도승들이, 16세기 이후에는 왕립도서관 소속인 ‘를리외르’들이 제본을 담당하였다. 예술제본이 발달했던 프랑스에서는 지금도 예술의 한 분야로 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책 제본의 출발은 책을 읽고 사랑하는 마음에서다. 그 책 중에서 대를 물릴 만큼 의미있는 책을 <견고하고 아름답게> 재구성하는 것이 바로 예술제본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예술제본은 사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작업의 특성상 대중 속에 뿌리내리기 어려운 분야이다. 중세부터 활발한 제본문화를 꽃피워온 프랑스에는 1500여 명, 40여 년 전 시작한 일본에서는 500여 명의 예술제본가들이 활동하고 있다. <예술제본 공방 렉또베르쏘 제공>
책 만드는 장인, 를리외르와 나눈 특별한 하루
우리나라 영화중에 <광식이 동생 광태>란 영화가 있다. 극중 광태의 여자 친구인 김아중은 이런 대사를 한다. “내가 하는 일이란 게 흠 있는 책을 예쁘게 고치는 것인데, 너를 만난 이유도 고치고 싶은 부분이 많아서였어.”라고. 영화 속 그녀의 직업은, 예술제본가. 바로 ‘를리외르’이다.
제38회 일본 고댠샤 출판문화상 그림책상을 수상한 청어람미디어의 신간 <나의 를리외르 아저씨>는 바로 낡고 헤진 책을 다시 분해해서 새로운 책을 만들어 내는 제본가와 한 소녀의 이야기이다.
를리외르는 우리나라나 작가의 나라인 일본에는 없던 문화이다. 이 직업은 출판업과 제본업을 겸할 수 없었던 유럽, 특히 프랑스에서 발달한 직업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파리의 뒷골목에서 묵묵히 책을 새롭게 다듬고 고치는 한 를리외르와 자신의 소중한 도감을 고치고 싶어 하는 소녀와의 만남을 통해, 낡은 책이 어떻게 해서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되는지, 책이란 것이 세대를 넘어 어떤 공감대를 형성하는지를 보여 주고 있다.
책이 가진 소중한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책
장인이 사라져가는 시대이다. 속도와 빠른 정보가 중요한 시대에 오랜 시간이 걸려 손과 몸으로 만들어 내는 유형무형의 결과물들이 제대로 된 평가를 못 받기도 한다. 이 책은 멀리 프랑스 파리의 뒷골목에서 평생 한길을 걸은 장인 를리외르들의 생활을 고스란히 보여 주고 있다. 섬세한 작업을 하기 위해 나무옹이 같은 손이 되도록 일을 한 를리외르를 통해 느리게 사는 삶이 주는 묵직한 감동을 전해 주고자 한다. 더불어 60공정도 넘는 지난한 제본 과정을 거쳐 탄생하는 책을 통해, 책이 가지는 무한한 문화적, 역사적 가치를 전해 주는 그림책이다.
작가의 깊이 있는 취재에서 탄생한 그림책
그림책 작가 권윤덕은 한 인터뷰에서 이야기했다. “깊이 아는 데서 픽션은 나옵니다.”라고.
하나의 사물, 사람, 현상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연구해야만 그것을 바탕으로 한 깊이 있는 픽션이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저자 이세 히데코는 그야말로 장인 정신을 가지고 작업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실제로 첼로 연주나, 그림 그리기, 강아지 키우기 등 실제 경험한 소재를 여러 권의 그림책으로 펴내기도 했다. 이렇듯 본인이 체험하고 경험한 것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철학적으로 풀어내는 데 탁월한 역량을 가진 작가이기도 하다.
이 책은 글과 그림을 모두 그녀가 담당했다. 일본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공부하기도 한 작가는 어느 날 낡은 공방 유리창 너머로 몰두하고 있던 한 를리외르와 마주치게 된다. 여행 도중 만난 를리외르가 준 강렬한 인상을 잊지 못해, 파리의 아파트를 빌려 오랫동안 를리외르 공방을 취재한 뒤 아름다운 수채화로 이 책을 완성했다.
첫댓글 예뻐요... 잘 될 것 같은 예감... ㅎㅎ...
감사합니다. 내용이 좋아서인지 모처럼 서평덕을 보고 있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