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더러운 인습이 빗어낸 국제적/망국적 망신이다.
대한항공기의 미국공항 내 뒷걸음!
이 사건이 앞으로 어떻게 마무리될 지는 오리무중이다.
하지만 안 보아도 빤하겠지만 당장은 여론이 따가우니 여부사장이 몇몇 경영일선에서 손을 떼는 척 하고 대한항공이 국민 앞에 사과를 하는 형식을 취하기는 했지만, 국민들이 잊고 여론이 수그러들면 우물우물 조현아는 다시 경영일선에 복귀하고, 그날 그 비행기를 몰았던 기장을 포함해 승무원들은 수그러들었던 여론이 다시 들끓을까봐 해고는 못 시키더라도 대한항공 내에서 더 이상의 희망은 물 건너갔다고 보아야 된다.
그 비행기에 함께 탑승했던 승무원들은 스스로 그만 두거나 죽지 못해 대한항공을 다녀야 하는 신세가 되었고, 직접 망신을 당한 사무장과 여승무원은 대한항공에서 붙들고 사정을 해도 다시 다닐 수도 없고 멍든 가슴과 정신적 상처에 앞날의 삶조차도 잿빛 삶이 될 것이다.
기장 역시 비슷할 것이다.
계속되는 후속 보도를 보니 조현아는 막 움직이기 시작한 비행기 안에서 여승무원을 무릎 꿇리고 책인가 뭔가를 집어 던지는 난리를 쳤고, 그런 소란이 일자 사무장도 달려와 같이 무릎을 꿇고 같은 모욕을 당했다는 소식이다.
그리고 1등석의 소란과 부사장의 회항지시를 전달받은 기장은 두말없이 비행기를 되돌려 사무장을 비행기에서 내 쫒고 예정시각보다 10여분 늦게 비행기 머리를 한국으로 향하게 하였단다.
아주 한국적인 부끄러운 자화상을 상식적으로 추출해보자!
부사장이 되었건 사장이 되었건 비행기에 오른 이상은 일개 승객이고, 이륙을 위해 비행기 문이 닫히는 순간 비행기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사무장을 통하여 기장이 보고를 받고 비행기 안에서의 일은 기장이 결정하도록 되어 있을 것이다.
여기서 아주 부끄러운 끼리끼리의 문화를 보자!
조현아의 기내난동과 승무원이 굴욕을 당하는 장면은 옆이나 앞뒤 자리에 앉아 있었던 1등석 승객들이 동영상을 되돌려 보듯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대한항공이 인천공항 착류즉시 그들은 공항경찰이나 관계자들을 불러 조현아의 기내 난동을 상세하게 증언하고 사법처리를 요구했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그들은 더러운 졸부들의 동료의식을 발휘해 입을 꼭 다물었다.
위의 무릎을 꿇리고 책을 집어던지고 하는 망동도 값이 싼 뒷자리(이코노미석인지 헐값석인지)에 앉아 자세하게 볼 수도 없었던 승객이 증언을 해서 그 일부나마 언론을 탄 것이다.
바로 옆에서 보았던 1등석 승객이 증언을 한다면 훨씬 구체적인 망동내용을 샅샅이 증언할 수도 있겠지만 그들은 스스로 입에 자물쇠를 채웠다.
사무장을 강제로 내 쫒은 기장의 판단은 옳았나?
부사장은 기장으로서도 몸을 납작 낮추어야 하는 존재이지만, 움직이는 비행기 안에서의 결정권은 부사장이 아니라 기장의 몫이다.
기장은 사무장으로부터 내용을 보고받고 비행기를 되돌린 다음 안전운항에 장애가 될지도 모르는 기내 소란범인 부사장을 공항의 경찰을 불러 강제로 끓어 내리게 하고 비행기를 운행 했어야 옳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고 처자식이 달린 기장으로서 인천공항에 돌아오는 즉시 사표를 써 던져야 할 그런 결정을 하기란 쉽지 않을 것임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어렵기는 해도 그게 옳은 판단이었다.
그리고 뒷걱정도 안 해도 되고, 그에게는 더 큰 영광의 길이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 일이 세상에 밝혀지는 순간 대한항공은 절대로 그 기장을 내 쫒지 못 한다. 오히려 속으로 떫기는 해도 그 기장을 용기 있고 자랑스런 기장으로 표창을 하고 앞길을 터 주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기장은 세계항공계에서 <영웅>이 되고 기장 직을 버리더라도 얼마든지 영광스러운 길이 여기저기 널려 있을 것이다.
그렇게 했어야 옳고 백번 그렇게 했어야 했다.
하지만 기장은 한국인의 추잡스런 인습을 고대로 따랐다.
부사장의 명령이라니!
부사장의 요구가 옳고 그르고 간에 그것을 어떻게 거역한단 말인가!
자신과 한 비행기에 타고 오랫동안 동고동락을 같이했을 부하직원 사무장을 볼 것도 없이 이역만리 남의 나라 땅에 내 쫒고 부사장을 모시고 유유히 귀국을 했다.
비행기에서 내 쫓긴 사무장의 그 순간 심정이 어땠을까?
또 그 비행기를 타고 오는 당사자인 여승무원은 저승사자에게 붙들려 염라대왕 앞으로 끌려가는 심정이었을 것이다.
그 비행은 위험천만한 비행이었다.
그 귀국비행이 결코 안전한 비행도, 유쾌한 비행도 아니었다.
사무장이 없는 기내는 갑판장이 없는 배와 같았을 것이고, 놀랜 토끼가슴으로 서비스를 하는 승무원들은 제정신이 아니었을 것이고, 승객들도 사정을 다 알고 난 뒤임으로 비행시간 내내 불쾌하기가 구더기와 똥파리가 우글거리는 똥 뒷간 널빤지 위에 엉덩이 벌리고 앉아 있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오른 팔과 같고 오랫동안 동고동락을 같이 했을 사무장을 한 여자의 억지 명령으로 매몰차게 내 쫓은 기장의 속이 쓰리다 못해 양 볼로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르 흘러 내렸을 것이다.
천만다행으로 무사히 인천공항에 착륙은 했다.
비행기나 대한항공뿐 아니라 대한민국도 마찬가지다.
이미 지나간 세월호 까지도 논외로 하자!
정윤회사건이 터지고 나서 국무회의석상에서 박근혜의 구역질나는 훈시를 묵묵히 듣고 수첩에 받아쓰고 있는 국무위원이라는 것들의 면면을 보라!
그게 <찌라시>라는 문서에 기록된 내용의 진위여부를 떠나서 눈동자는 딴 데로 두고 아무 생각 없는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묵묵히 듣고만 있어야 할 일인가?
도대체 <정윤회>가 뭔 낯 도깨비 같은 존재이기에 시도 때도 없이 세인의 입에 오르내리고, 국무회의 석상에서 그 이름이 거론된단 말인가?
박근혜의 염치가 뺑덕어멈만큼만 되어도 <정윤회>의 <정>자만 사람의 입에서 튀어나와도 박근혜는 그 순간 치마를 걷어 올려 얼굴을 감싸야 할 그런 이름이 아닌가?
헌데 <정윤회>를 스스로 말하는 박근혜의 표정은 뻔뻔하다 못해 태연자약하다.
그 소리를 듣는 국무위원이라는 것들도 예수나 부처 앞에 꿇어앉은 독실한 신자들의 표정이다.
조선시대 생사여탈권을 쥔 국왕이 잘못된 판단으로 사리에 맞지 않는 어명을 내려도 목숨을 걸고 그 앞에서 어전의 마룻바닥을 이마로 들이받으며 “전하 아니 되옵니다! 불가하옵니다!”하고나서 막 바로 호위무사에게 끌려 나가 목이 떨어지는 신하들이 있었는데, 민주국가라는 대한민국 국무회의가 “지당하옵니다!”하는 지당대신들로만 꽉 찼으니 나라의 앞날이 걱정이로구나!
이 나라 - 도대체 곪고 썩지 않은 데가 없구나!
이거 어찌해야 옳단 말인가?
걱정과 한숨으로 한 해를 보내고 눈물로 새해를 맞는구나!
새해라고 헌 해보다 나을 것 같지를 않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