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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의 보물 1호는 '서울흥인지문'입니다. 보물 2호는 '보신각종'이고요, 보물 3호는 '대원각사비'입니다. 그렇다면 보물 4호는 무엇일까요? 네! 바로 '중초사지당간지주'입니다. 이 보물 4호는 제가 살고 있는 안양에 있습니다.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석수1동 212-1. 이곳은 안양유원지 입구이며 어느 회사의 경비실을 거쳐 들어가야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사연이야 어찌 됐든 보물 1호라고 칭해지는 유물의 대접이 영 시원치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저씨! 들어가서 저것 좀 봐도 될까요?"
"아! 그럼요. 얼마든지 들어가세요!" 저의 웃음에 미소로 대답하는 아저씨의 모습을 보고 처음에 생각했던 선입견이 조금은 사라졌습니다. 함부로 방치되어 있을 것이라는 선입견 말이죠. 두 개의 유물에는 보호 울타리가 쳐져 있고 주변엔 잔디가 깔려 있는 모습이 깔끔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인상을 줍니다. 어쩌면 회사 안에 있어서 다른 곳보다 더 안전할지도 모르죠. 누가 함부로 들어오진 않을 테니 말입니다. "사진은 그쪽에서 찍지 마세요. 회사 건물이 나오지 않게 이쪽에서 유물만 찍으세요." "아! 네, 알겠습니다." 경비 아저씨의 말에 발걸음을 옮겨 다른 방향으로 갔습니다. 사실 이 회사 ㈜유유의 건물도 건축가 김중업(1922∼1988)의 50년을 대표하는 산업 건축물이랍니다. 1957년에 설계되어 1959년 5월에 준공되었습니다. 살짝 회사 건물도 찍으려던 제 속셈을 들켜 버렸네요.
유적지 앞에 적힌 안내문을 살펴 보니 이 중초사지당간지주는 높이 3.73m이며, 명문(글로 명백히 기록된 문구)이 새겨져 있어서 만들어진 연대(신라 흥덕왕 826년에 채석하여 그 이듬해인 827년에 완성)를 알 수 있는 국내 유일한 당간지주랍니다. 그래서 역사적 가치가 높다고 하네요. 현재는 남아 있지 않지만 중초사지 당간지주 아래 쪽에는 직사각형의 돌 받침이 있었는데, 그 중앙에 지름 34㎝의 구멍을 파서 당간을 받쳤다고 합니다. 동서로 마주보고 서 있는 지주 사이의 간격은 60㎝이며 당간을 고정시키는 구멍(간구)이 위아래에 나란히 2쌍 있습니다. 당간지주의 위쪽을 보면,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둥글게 깎았으며 위쪽 구멍 아래에 1단의 턱이 있습니다.
안내문에 따르면 이 석탑은 높이 2.2m의 고려 시대 일반형 석탑으로 본래 이 탑은 중초사지당간지주(보물 제4호, 827년)에서 동북쪽으로 약 80m 되는 밭 가운데에서 도굴되어 훼손됐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곳에 공장이 건설되면서 1960년 현재의 자리에 옮겼다고 적혀 있습니다. 탑신부의 2, 3층 탑 몸돌과 상륜부는 찾지 못한 채 복원되었으며 기단 면석 가운데 한 면이 없어 새로 보강하였답니다. 그냥 보기에도 석탑이 좀 불안정해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안내문을 보니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탑신부에 비해서 기단부가 지나치게 크기 때문에 안정감이나 균형감이 떨어진다는군요. 석탑의 조형상, 당간지주보다 후대인 고려 중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답니다.
뭔가 역사를 담은 우물 같은데 어디를 봐도 이에 대한 설명은 없습니다. 글을 쓰기 위해 여기저기 수소문을 해 봤는데 다들 우물에 대해서는 모르겠다는 이야깁니다. 내부 돌 틈에는 이끼가 끼어 있지만, 바닥에는 지금이라도 사용해도 될 듯이 맑은 물이 고여 있었습니다. 혹시 아시는 분 계십니까?
다리를 건너 골목으로 들어가자 또 다른 안내문이 보입니다. '마애종'이 이곳에 있었군요. 안양사와 반대로 조금 아래로 내려가니 마애종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각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 마애종은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92호입니다. 주변으로 보호막을 설치했지만 한쪽은 길을 터놔서 사람이 가까이 들어가 볼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이 마애종은 전형적인 한국 종을 묘사하고 있다는데, 소리의 울림을 돕는 음통과 종을 거는 고리인 용뉴가 비교적 정교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종의 상단 표면에는 상대와 유곽이 있고요, 종의 중간 부분에는 연꽃 문양과 당좌가 새겨져 있습니다. 하대는 뚜렷하지 못한 문양을 새기고 있으나 전체적으로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안정감이 있다고 안내문에 적혀 있습니다. 현존하는 마애종으로는 유일한 것으로 종의 세부 표현이 청동종과 다를 바 없어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고 합니다.
갑자기 웬 자동차 경적 소리인가요? 마애종을 보고 있는데 그 바로 앞 도로에서 두 대의 승용차가 마주보고 서 있습니다. 서로 비켜 달라고 버티고 서 있더군요. 그러다가 한 차가 뒤로 빼줘서 다행히 상황은 종료됐지만 좀 씁쓸한 마음이 듭니다. 정확히 다섯 발자국만 걸으면 이 문화재와 비좁은 자동차도로가 만나게 됩니다. 마애종이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고 분명히 안내문에 적혀 있었습니다. 그만한 대접은 못 받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며 발길을 돌리는데, 제 눈에는 또 공영주차장의 화장실이 보이지 뭡니까! 나중에 제 아이와 안양의 유물 답사를 할 때, 이런 것들을 물으면 뭐라고 답해야 할지 벌써부터 난감해집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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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 우물이.. 신비스러운게 매우 멋있네요 ^^
황종찬 말에 동감입니다^^
우와 잘세겼다.
마애종에 스님이 계신다
우물 속의 찌꺼기가 있다면..?
중초사지당간지주 돌 젓가락같다
재미있게 읽었답니다 ,,ㅋㅋ
저번에 봤던 마애종 보호각이닷
아직 물이 고여있어서 다행이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잘봤어요..
잘 봤습니다.
우물 돌로쌓아 만들었는것 같은데 혹시 무너지지는 안았을까?
멋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