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공익근무요원으로 하동군 장애인 주간보호센터에서 근무 할 때 였다.
내가 하는 일은 오전에는 장애아동의 교육실인 프로그램실 정리와 오후에 아이들이 공부할 교재를 복사(하)는 일을_했다.
청소와 교재 복사가 끝나면
보통 12시가 되는데
그 때가 되면
점심을 먹고
12시 20분이 되면
하동초등학교 특수반에 (다니는) 1학년 이광호라는 아이를 데리러 간다.
특수반 선생님들은 광호가 마치는 시간인 12시 30분이 되면
광호의 교실 앞에서 기다렸다가
광호의 손을 잡고
특수반에 항상 대(데)리고 왔다.
특수반에 처음 몇 일간(며칠 간) /*몇일은 며칠로 맞춤법이 바뀌었다.*/은
역시 특수교사들은 아이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특별한 사람들이구나 싶었다..
하지말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서 알게 되었다.
"선생님 광호가 없네요. 오늘은 그만 가셔야 될거 같네요." 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 말인 즉 튀었다는 것 이었다.
그 날 부터가 시작이었다..
2011년 9월 10일
그 날도 특수반 선생님에게서 광호를 대(데)리고 복지관에 왔다.
센터에 도착하면 항상 아이들에게 손을 먼저 씻게 한다.
“광호야 손 씻고 와라”
“네~”하면서 화장실로 가는 것을 확인 하고 나는 프로그램실로 들어왔다.
프로그램실에 들어와 의자에 앉는 순간 아차 싶어서 화장실로 뛰어갔다.
화장실에 가보니... 세면대에 물만 틀어져있고 아무도 없었다.
나는 재빨리 밖으로 나와 광호를 찾았다.
하지만 이 건방진 어린이는 길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앗다..
큰일이었다.
학교에서 센터로 우리가 인계 받았기 때문에 오후 5시까지는 우리가 대(데)리고(보호) 있는 걸로 되어있다.
(학교에서 도망쳤다면 어쩔수 없지만..)
그 시간에 외부에서 사고를 당한다면...
나는 재빨리 사무실로 가서 광호가 없어졌다고 말을 하고 광호를 찾으로(러) 갔다.
e네이처 와우피시방.....학교 놀이터...청소년 수련관..도서관까지 모두 확인했다..
하지만 당연히 없엇(었)다.
왜냐...다 한 번씩 잡힌 곳이기 때문이다..
이 녀석은 한번 잡힌 곳에서 두 번 잡히지 않는다.
숫자 12345를 배우고 67을 배우는 동안 12345를 까먹는 녀석이 눈치는 어찌나 빠른지..
3시간을 넘게 찾아다니다가 결국 찾지 못하고 복지관에 돌아오는 길에 광호 집에 들러서
광호의 할아버지(광호는 아빠라고 부른다. 단둘이 산다.)에게 광호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광호가 사라졌다는 전화를 받은 할아버지는 귀찮다는 듯이 알았으니까 가라고 손짓 하는 것이다.
(그렇다.. 할아버지도 정상이 아니다.)
참으로 어이가 없고 말도 안되는 반응 이었다..난 매일 없어지면 찾으로 다니는데...
4시가 다 되서야 복지관으로 돌아왔다..
4시가 되면 센터를 이용하는 모든 아이들이 와서 복지사와 수업을 하기 때문에 수업보조를 해야 했다.
수업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똑똑똑 누군가가 찾아왔다.
"누구세요?" 하고 문을 열고 보니 아무도 없었다..
잘 못 들었나 하고 다시 수업보조를 하고 있는데 3분 뒤 또 다시 문에서 똑똑똑 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번에도 나가보니 아무도 없었다.. 순간 드는 생각이 놈이구나 싶어서 빨리 뛰어나갓(갔)다.
복도 쪽으로 뛰어 나오니 복지관 위층에서 쿵쿵쿵 하면서 누군가가 뛰어올라가는 소리가 들렸다.
올라가보니 복지관 1층 후문을 통해서 골목으로 도망가는 것이엇다. (프로그램실은 지하1층)
나는 짜증을 내며 광호를 잡으로 갔다.
복지관을 나온 광호는 장난스럽게 도로를 건너서 막힌 골목으로 뛰어 들어갔다.
나는 역시 다급해지니 흐린 판단력으로 막힌 골목으로 들어가는 구나하고 골목 안으로 들어갔다.
골목 안에 주차된 차 뒤에 숨은 광호를 찾은 나는 손을 잡고 복지관으로 가자고 했다..
손을 잡고 골목에서 나오는 순간 광호가 가기 싫다며 바닥에 엎어져서 울기 시작했다.
나는 "울어도 소용없다 복지관 가야한다" 단호하게 말을 하고 광호를 끌어 안았다.
잡혔다고 이놈이 또 가만 있을 놈이 아닌지 발광을 하며 내 안경을 들고 던져 버리는 것이다.
그때 나도 순간 짜증이 나서 그만하라고 소리를 질럿다.
그러자 이 미친놈이 갑작이 살려달라면서 소리쳤다.
살려달라고 소리치는데 주위의 시선이 집중이 안 될 수가 없었다.
지나가는 아줌마가 멈춰 서서 무슨 일이냐고 했다.(오지랖도 넓은 아줌마였다.)
"나는 침착하게 복지관에서 왔다. 아이가 도망쳐서 복지관으로 대리고 가는 중이다" 라고 대답했다.
의심의 눈초리로 정말이냐 묻길레(래) 나는 "정말이다" 라고 대답했지만..
나의 말을 신뢰하지 않았는지 광호에게 "이 사람 아느냐"고 물어보니 미친놈이 "모르는 사람이라"고 살려달라고 소리친다..
2011년도에는 김길태 사건과 같은 아동 납치사건이 많았던 해였다..
(그 예로 학교에서 애들 손잡고 특수반에서 나오는 길이면 건방진 꼬맹이들이 혹시 유괴범? 하면서 놀리며 도망가는 꼬맹이들이 있을 정도였다.
참으로 풍부한 상상력을 가진 하동초등학교 꼬맹이들이었다.)
결국 아줌마는 경찰에 신고를 했다..
나는 아니라고 말을 했지만 경찰이 와보면 알거라고 내 앞을 막았다.
하는 수없이 경찰관이 오기를 기다렸다.
5분 뒤 경찰이 도착했다.. 나는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경찰이 도착한 상황에서도 미친놈은 일관성있는 미친 짓을 계속했다.
그쯤 되니 화도 나지 않고 아무 생각이 없어졌다..
결국 태어나서 처음으로 파출소구경을 했다.
결코 재밌는 구경은 아니었다.
파출소에서 복지관에 전화를 했고, 복지관에서 담당복지사가 와서 내 신분과 광호가 복지관 이용자라는 사실을 확하고서야 풀려나게 되었다.
파출소에서 풀려나 오는 길에 나는 미친놈에게 3시간동안 어디 있엇냐 물어봣(봤)다.
미친놈이 말하기를 복지관 3층 다문화센터에서 놀고 있엇(었)단다.
하동읍을 다뒤져도 없었는데 계단 몇 개만 올라가면 잡을 수 있엇(었)는데.. 하는 생각에 너무
어이가 없엇(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