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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향토음식의 보고
제주해룡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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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사람들은 한라산을 ‘마신다’고 한다. 사실이 그러한데 여기서 말하는 한라산은 ‘산’이 아니라 소주 이름이다. 한라산을 마시고 제주 향토음식을 만끽할 만한 업소는 어디가 좋을까? 서귀포시 색달동 중문관광단지 입구에 있는 제주해룡식당(중문점 064-738-4806)은 외지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는 대형 식당으로, 해산물의 보고에 향토음식 백화점이다.
갈치회 갈치조림 갈치구이 고등어회 고등어조림 고등어구이 전복죽 전복뚝배기 전복회 오분작뚝배기 해물전골 흑돼지구이 등 차려내는 음식이 다양하기에 제주 향토음식 대부분을 한 업소에서 시식할 수 있다. 본점(064-744-5380)은 제주 공항에서 신제주 방향 2km 지점에 있다. 두 곳 다 주차공간이 넉넉하고 종사자들은 매우 친절하다.
중문점은 식탁에 앉아서도 넓은 유리창을 통해 중문 앞바다를 볼 수 있고, 본점은 공항에서 차편으로 3분 거리, 한라산 산행이나 제주 여행 후 귀로에 이용하기에는 안성마춤이다. 업주이자 주방장인 김해룡씨는 정성을 다해 ‘제주의 혼을 음식에 담는다’는 소문이고, 갈치와 고등어 조림의 제1인자로도 알려져 있었다.
제주시내의 해장국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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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山 독자들로부터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제주도에서 잠을 잔 다음날 아침 들르기 좋은 해장국집이 어디냐”는 것이다. 숙박한 곳이 어디인가 되물어 보면 대부분 숙박시설이 밀집해 있는 제주 신시가지 연동이라고 한다. 밤에는 적어도 술 한 잔쯤 마셨을 것을 감안해 보고 몇 업소를 소개해 본다.
전주콩나루콩나물국밥(064-747-1920)은 연동 크라운프라자호텔 뒷골목에 있다. 옥호 그대로 전주식 콩나물해장국집이다. 별미집(064-744-2133)은 전주 남부시장 콩나물국밥 골목안 별미집과 같은 옥호를 사용하는 집이다(24시간 영업. 콩나물해장국 4,000원. 신제주 용꿈돼지꿈 사거리 맞은편). 모이세해장국(064-721-6500)은 체인점으로 제주시내만 6곳이 있다. 광양해장국집(064-751-1777)은 제주시청 정문쪽에 있고, 영업시간은 오전 5시부터 오후 3시까지다. 선지에 콩나물과 얇게 자른 쇠고기가 들어 있다(해장국 5,000원).
한라산 산행 마무리코스
해운대횟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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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사는 산꾼들은 가끔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고 한다. 육지에서 찾아온 산꾼들 접대 때문이란다. 만나서 반갑고 함께 산행해서 즐거운데, 어느 집으로 모시고 가서 제주 특산물을 대접해야 하나 고민이라고 한다.
월간山 발간 ‘한국등산사 초록 제주편’을 집필했던 한라산지킴이 진창기 회장의 경우 제주시 중심가에 있는 그의 아파트는 외지에서 온 산꾼들의 캠프로 개방되어 있고, 부인 이선덕 여사는 산행 가이드역을 맡기도 한다. 이 산꾼 부인에 대한 호칭은 ‘여왕님’인데, 아침에는 시내 해장국집 안내, 저녁에는 바닷가 횟집 안내로 바쁘시다.
이 내외분이 산꾼들에게 ‘강추’하는 집이 과감하게 가격파괴를 하고 있는 자연산 활어전문점 ‘해운대횟집(064-712-7733)’이다. 음식을 먹고 계산서를 받아 보면 혹 계산에 빠진 게 있나 착각하게 한다. 용담레포츠공원 서쪽 200m 지점에 있는 이 집 식탁에서는 넓은 바다 수평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챙겨 놓을 만한 또 한 곳이 해안도로변에 있다. ‘용두암해수랜드(064-742-7000)’인데, 제주를 제대로 안다는 산꾼들은 시내 숙박시설을 이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해수랜드에서 9,000원으로 하룻밤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해수탕에 들어가면 통유리창 밖으로는 검정색 바윗돌에 부딪히는 흰 파도와 멀리 펼쳐져 보이는 수평선이 눈과 가슴을 시원하게 해 준다.
두 곳 다 귀환길 항공편이나 배편을 기다리면서 이용하면 좋겠다. 용두암이 지척의 거리고 제주공항까지는 차편으로 5분 안팎이면 된다.
산행에 앞서 챙겨야 할 필수 먹거리
삼다도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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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연안부두에서 저녁 7시에 출항한 청해진해운의 오하마나호는 다음날 아침 8시30분 제주항 제4부두에 도착한다. 승객 945명이 정원인 이 배의 승객 90% 이상이 한라산을 오르기 위해 이 배를 이용하고 있다. 배 안에는 식당과 매점이 있고, 한밤중이 되면 식당은 호프집으로 변신한다. 국내 항로로는 가장 길고, 따라서 항해시간도 가장 길기는 하지만, 하룻밤 밤바다의 낭만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오랜 추억거리가 되겠다.
제주항에 도착하면 산행 때 먹을 도시락을 챙겨야만 한다. 육지 산꾼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져 있고 끈끈한 단골 관계를 맺고 있다는 야외용 도시락 전문업체 ‘삼다식품 (064-723-0530)’ 을 알아 두면 된다.
삼다식품의 노하우는 정진하(鄭鎭夏·61) 대표의 고객에 대한 지극정성과 기동력으로 알려져 있다. 주문을 받고 손님이 제주에 도착하는 정확한 시각이 확인되면 여객선 부두만이 아니고 공항으로까지 따끈한 도시락을 배달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한다.
환갑의 나이에 청바지 청년의 열정으로 뛰고 있는 정진하 대표는 “산꾼들의 도시락을 챙기다가 스스로 골수 산꾼이 된 사례”라며 한바탕 즐겁게 웃는다. 아마추어 산꾼들의 도시락을 챙긴 다음에는 산행안내역까지 한다는 것이다.
/ 글·사진 박재곤 대구시산악연맹 고문 www.sanchonmira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