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일정 잘 소화하고
저녁엔 반주 곁들인 맛난 밥까지 먹고
얼큰하게 취해 돌아와
하루 피로 식히며 편안한 잠자리에 들어
막 잠이 들었는데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이선영 처장으로부터 온 전화
아내가 받아 통화하는 동안 잠에서 깨어났는데
직접 받지 않고 들으니
“지금 비상계엄령이 떨어졌다”는 소식,
확 깨는 잠,
비상계엄이라니, 이 무슨 만화 같은 상황인지
얼른 이해되지 않지만
저것이 하는 짓이 늘 그랬다 하더라도
설마, 이런 짓까지 할 거라고는
상상도 해 본 적이 없는데,
아내가 통화를 끝내고 나서도 머릿속이 복잡해져
한참 동안 가닥을 잡지 못한 채,
내일부터 바빠지겠다고 하면서 다시 잠 청하는 것으로 마무리,
새벽 5시 40분에 일어나
‘인문학당 18’, 자료 준비하다가
다 마치지 못하고 아침맞이,
아침나절 다시 자료 준비하고
늦은 점심 먹은 뒤
모처럼만에 읽은 책 『이스라엘 역사』 일부 정리하다가
시간 되어 길 나서서
싸늘해져 겨울다운 날씨 헤치고
‘시민센터’로 가서
우리 운영위원 민서현 씨와 운영위원회 회의에 대해 조금 이야기 나눴고
시간이 조금 남아
읽던 책 『아인슈타인과 괴델이 함께 걸을 때』 읽다가
시간 되어 명상 진행하고,
이어 ‘인문학당 18’ 역시 진행,
마침 회원 중 한 사람이 오늘 김장을 했다면서
갓 버무린 김장과 수육, 굴, 거기에 소주 한 병까지 준비해 가지고 와서
맛나게 저녁 먹고
책방 ‘민사랑’에 들러 먼저 주문한 책을 보았는데
내가 읽을 것이 아니라서 반품 시키고
찬 바람 부는 길, 하지만 춥지는 않았는데
버스도 타고 걷기도 하면서 돌아와 누웠다가
겨우 잠든 사이에 들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
어이구, 저 인간이 또 멀쩡한 군인 한 사람을
역사 앞의 죄인으로 만들었구나 싶은데
앞으로 어디까지 가게 될지
그저 걱정으로 하루 마감도 개운하지 않았다.
갈 길 참 멀 것 같다.
날마다 좋은 날!!!
- 키작은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