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야
장은수
[한맥문학]으로 등단
내 가슴 한복판 무엇으로 뜨겁게 달구었느냐
반듯하게 자란 나무 몽땅 휩쓸어버리다니
향기나는 꽃쯤이야 누가 탓하랴
뒤뚱대며 박살난 기상통보 텔레비전
등뼈 꺾인 책상마저 계곡아래 처박혀
보아라 벌건 녹물 저 엄청난 분노를
썩고 병든 것들이나 뿌리째 뽑아가다오
벌게진 강 심술더미로 무엇을 더 처박겠느냐
논바닥 간 곳 없고 강둑 사정없이 뭉게
허우적거리던 마을 집들 아직도 지구에 보이느냐
미루나무 목 길게 뽑아 죽어가는 팔 휘저을 때
듣느냐 저 붉은 물살 위로 떠오르는 비통한 목청
너절한 쓰레기더미 성난 강 채워 둥둥 바다로 간다
먹구름 걸친 산으로 피난 간 순진한 개구리 두꺼비 떼
마지막 비명 치는 물구덩이 속엔 ‘노아’의 배도 보이느냐
주제 : 홍수 피해의 비극 극복 의지
형식 : 전연의 주지시
경향 : 풍자적,상징적, 저항적
표현상의 특징 : 세련된 시어가 역동적으로 이미지를 승화시키는 고차원의 시세계를 형상화 시키고 있다. 홍수의 극단적 비극성을 배경으로 역사의식을 심도있는 이미지로 고발하는 상징적 수법이 두드러진다.
이해와 감상 : 올 여름도 폭우와 함께 비명 소리가 방방곡곡에서 아비규환의 홍수를 몰아댔다. 눈물 없이는 지켜볼 수 없는 그야말로 눈물이 홍수가 나고 있는 수재민들의 비참한 현장에서 시인 장은수도 통곡의 심정을 가라앉히려니 붓끝이 마구 떨린다. 위정자들은 관청에 앉아서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가. 엄청난 피해 지역 복구는 번번이 해를 넘겨 나 몰라라 외면당하고만 있는 연례행사는 아니런가.
기상장비는 어제쯤 후진국을 모면하겠다는 건가. “뒤뚱대며 박살난 기상통보 텔레비전/ 등뼈 꺾인 책상마저 계곡아래 처박혀/ 보아라 벌건 녹물 저 엄청난 분노를” 엮는 시인은 고발이 아닌 소중한 책상이며 집마저 무너져 떠내려가 발만 동동 구르는 수재민 어린 학생들의 처절한 현실을 역사에 증언하는 참다운 사랑의 대변자이다.
장은수는 “마지막 비명 치는 물구덩이 속엔 ‘노아’의 배도 보이느냐‘고 힘없는 선량한 피해 국민에 대한 구원의 의지가 정말 있느냐고 다시 위정자들을 걱정스런 눈으로 둘러본다. ‘시인’은 ‘역사가’가 목격하지 못하는 침통한 현장을 [한국시문학사]에 빠짐없이 꼼꼼하게 엮어 새로운 한국 명시를 보여주었다.
[홍윤기 교수]
첫댓글 독서신문에 소개된 장은수 선생님의 시와 평을 퍼서 올려놨습니다. 축하드리며, 앞으로도 더욱 공감할 수 있는 좋은 시로 세상을 정화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장은수 샘 파이팅!!!
에효~ 부끄러워라~ 감사 합니다. [독서신문]으로 정정 합니다
도약의 시가 돗보입니다 홍윤기 시인의 시평 또한 일품입니다 앞으로 좋은 시 많이 발표하시여 우리 시단의 견인차가 되여주시기 바람니다 고마워유
졸시를 칭찬해 주시니 물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최단 고문님 열심히 하겠습니다
시인의 예리한 감각으로 사회의 이지러진 문제점을 고발한 시가 통쾌하군요. 자연재해로 인한 홍수지만 매해마다 되풀이되는 현상이면서도 근본부터 시정하지 않는 안일한 자세의 위정자들은 가슴이 뜨끔하지 않을까 싶네요. 바른 소리 하는 사람들은 그래도 글을 쓰는 문인들이 아닐까 합니다. 공감이 되는 시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선생님 저는 그렇게 거창하게 생각한 것은 아닌데... 너무나 해설을 거창하게 하고 보니 .... 많이 부끄럽습니다
'먹구름 걸친 산으로 피난 간 순진한 개구리 두꺼비 떼 마지막 비명 치는 물구덩이 속엔 ‘노아’의 배도 보이느냐 ' 독서신문을 통해 먼저 보았습니다. 시를 보여 주시면서 소년같이 웃으시던 선생님 모습이 보입니다. 방긋방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