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주일을 맞아 수도회에 입회한 김마르타를 생각하며...
“엄마! 나 수녀원에 가기로 했어요” 함께 저녁거리를 다듬고 있다 불쑥 꺼낸 마르타의 이 말에 한동안 어머니는 아무 말이 없었다.
2010년 11월말 수도회 입회를 3달 앞두고 김마르타는 그동안 머뭇거리며 하지 못했던 이 말을 거의 통보식으로 했다.
그 후 3일 동안 어머니는 반대는 안하셨지만 내내 눈물을 보이셨다. 내가 딸에게 잘 못해 준게 있었나 생각하며... 헤어질 생각에 가슴 아파 하셨다. 김마르타도 내가 부모님에게 혹 못할 짓을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며 보냈다 한다.
김마르타는 여동생 둘과 남동생 둘이 있는 장녀이다. 부모님에게 부담을 드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힘들었다 했다. 그녀는 네 살 때 고등동성당에서 유아세례를 받았다.
그런 그녀에게도 냉담 기간이 있었다. 약 4년 간의 냉담이 이어지던 대학졸업을 앞둔 12월 어느날 갑자기 다시 성당에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대학 실용음악과에서 작곡을 전공하고 녹음실 조교와 방송아카데미 강사로 활동하기도 했던 그녀는 성당에 다시 돌아온 뒤 청년성가대, 초등부성가대, 지휘자 등을 하며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다. 그녀의 인생 멘토는 그레고리안 성가를 부르는 ‘박 로즈마리 수녀’라 했다.
그리고 2009년 초 불현듯 수도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혹 현실도피가 아닌가 싶어 깊이 고민했다고 한다. 남들처럼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는 평범한 삶과 수도자의 길을 걷는 것에 대한 선택의 고민을 하면서 스스로 장단점을 써보기도 했다고 한다. 확신이 서지 않아 부모님께 말씀도 못 드리고 혼자 인터넷에서 각수도회를 검색해보기도 했다. 그리곤 2009년 11월부터 수도회의 성소모임에 참가하기 시작했다. 식별과정을 거치며 확신을 갖게 되었다. 수도자의 길을 가기로.
그녀는 앞으로 좋아하는 음악은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음악을 포기하진 않지만 하느님이 쓰시는 대로 순응 할 예정이라 답했다. 그리고선 꼭하고 싶은 일이 어린이성가대를 위한 합창성가를 만들어 보고 싶다고 했다.
수녀가 되기 위한 과정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졌다.
그녀는 상세히 설명해 줬다. 6개월 이상 성소담당 수도자와 동반·식별 과정을 거치고 건강검진 인성 및 적성검사 종합심리검사 후 입회하게 된다. 이후 평균 5년간의 초기양성과정 즉, 지원기 1년·청원기 2년·수련기 2년을 거치면 첫 서원을 한다. 이때 수사나 수녀가 되며, 이후 유기서원기를 1년마다 갱신하고 수도자 신학원 2년을 포함하여 5년을 보낸 뒤 종신서원을 하게 된다고 한다.
그녀는 입회를 앞두고 자신의 방과 물건들을 정리하면서 버릴게 너무 많았다고 말했다. 내가 가지고 좋아하던 물건들 중에 쓸데없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는 사실에 놀라웠다고 했다.
이제 모든 것을 비우고 새로운 생활에 적응해 가고 싶다고 했다.
김 마르타는 지난 2월 12일 입회하였다. 그녀는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였으므로 모든 수도 여정을 잘 견뎌내어 주님의 훌륭한 일꾼이 되리라 믿으며 화살기도를 드린다.
'주님, 슬기로운 여성들을 많이 부르시어
주님께 자신을 봉헌하여 복음의 완덕으로 나아가게 하소서.
또한 주님의 몸인 교회에 봉사하며
도움과 사랑을 애타게 바라는 이웃들에게 헌신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