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예수님께서 일부 제자들 앞에서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변모하신 일을 기리는 축일입니다. 이는 예수님의 생애에서 당신의 신적 영광이 수난에 앞서 드러난 사건입니다. 그 기원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일부 지역 교회에서 축일로 지내 오다가 10세기경에 전례에 도입되었으며, 1456년 갈리스토 3세 교황 때에 보편 교회의 축일로 제정되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당신의 본모습을 잠시 보여 주십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사랑받는 아드님이심을 드러내십니다. 제자들은 부활로 이루어질 예수님의 찬란한 모습을 미리 엿보게 된 것입니다. 그 모습은 앞으로 하느님의 자녀로서 하느님 앞에 서게 될 우리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마태 17,5 참조
빛나는 구름 속에서 성령께서 보이시고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도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대영광송>
주 하느님, 독생 성자의 영광스러운 변모 때에 율법과 예언서의 증언으로 신앙의 신비를 밝히시고, 저희를 자녀로 삼으실 것을 미리 알려 주셨으니, 저희가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성자의 목소리를 듣고 성자와 함께 공동 상속자가 되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성부와…….
다니엘 예언자는 환시를 통하여 모든 민족들과 나라들을 통치할 사람의 아들의 찬란한 모습을 봅니다(제1독서). 베드로서 저자는 바로 주 예수 그리스도야말로 권능과 영광을 지니고 나타나실 하느님의 사랑받는 아드님이심을 증언합니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인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 앞에서 찬란한 모습을 드러내십니다(복음).
<그분의 옷은 눈처럼 희었다.>
▥ 다니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7,9-10.13-14
9 내가 보고 있는데 마침내 옥좌들이 놓이고 연로하신 분께서 자리에 앉으셨다. 그분의 옷은 눈처럼 희고, 머리카락은 깨끗한 양털 같았다.
그분의 옥좌는 불꽃 같고, 옥좌의 바퀴들은 타오르는 불 같았다. 10 불길이 강물처럼 뿜어 나왔다. 그분 앞에서 터져 나왔다.
그분을 시중드는 이가 백만이요 그분을 모시고 선 이가 억만이었다. 법정이 열리고 책들이 펴졌다.
13 내가 이렇게 밤의 환시 속에서 앞을 보고 있는데, 사람의 아들 같은 이가 하늘의 구름을 타고 나타나 연로하신 분께 가자 그분 앞으로 인도되었다.
14 그에게 통치권과 영광과 나라가 주어져 모든 민족들과 나라들, 언어가 다른 모든 사람들이 그를 섬기게 되었다. 그의 통치는 영원한 통치로서 사라지지 않고, 그의 나라는 멸망하지 않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시편 97(96),1-2.5-6.9(◎ 1ㄱ과 9ㄱ)
◎ 주님은 임금이시니, 온 땅 위에 지극히 높으신 분이시로다.
○ 주님은 임금이시다. 땅은 즐거워하고 수많은 섬들도 기뻐하여라. 구름과 먹구름이 주님을 둘러싸고, 정의와 공정이 그분 어좌의 바탕이로다. ◎
○ 주님 앞에서 온 땅이, 주님 앞에서 산들이 밀초처럼 녹아내리도다. 하늘은 주님의 의로움을 알리고, 모든 백성은 주님의 영광을 보도다. ◎
○ 주님, 주님은 온 땅 위에 지극히 높으신 분이시며, 모든 신들 위에 지극히 높으시나이다. ◎
<우리도 하늘에서 들려온 그 소리를 들었습니다.>
▥ 베드로 2서의 말씀입니다. 1,16-19
사랑하는 여러분, 16 우리가 여러분에게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권능과 재림을 알려 줄 때, 교묘하게 꾸며 낸 신화를 따라 한 것이 아닙니다. 그분의 위대함을 목격한 자로서 그리한 것입니다.
17 그분은 정녕 하느님 아버지에게서 영예와 영광을 받으셨습니다. 존귀한 영광의 하느님에게서, “이는 내 아들, 내가 사랑하는 이, 내 마음에 드는 이다.” 하는 소리가 그분께 들려왔을 때의 일입니다. 18 우리도 그 거룩한 산에 그분과 함께 있으면서, 하늘에서 들려온 그 소리를 들었습니다.
19 이로써 우리에게는 예언자들의 말씀이 더욱 확실해졌습니다. 여러분의 마음속에서 날이 밝아 오고 샛별이 떠오를 때까지, 어둠 속에서 비치는 불빛을 바라보듯이 그 말씀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마태 17,5ㄷ
◎ 알렐루야.
○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 알렐루야.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9,2-10
그때에 2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만 따로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셨다.
그리고 그들 앞에서 모습이 변하셨다.
3 그분의 옷은 이 세상 어떤 마전장이도 그토록 하얗게 할 수 없을 만큼 새하얗게 빛났다.
4 그때에 엘리야가 모세와 함께 그들 앞에 나타나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5 그러자 베드로가 나서서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스승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
6 사실 베드로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던 것이다. 제자들이 모두 겁에 질려 있었기 때문이다.
7 그때에 구름이 일어 그들을 덮더니 그 구름 속에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는 소리가 났다.
8 그 순간 그들이 둘러보자 더 이상 아무도 보이지 않고 예수님만 그들 곁에 계셨다.
9 그들이 산에서 내려올 때에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사람의 아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날 때까지,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분부하셨다.
10 그들은 이 말씀을 지켰다. 그러나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난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를 저희끼리 서로 물어보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주님, 주님께 바치는 예물을 독생 성자의 영광스러운 변모로 거룩하게 하시고, 그 빛으로 저희 죄를 깨끗이 씻어 주소서. 우리 주…….
<변모의 신비>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간택된 증인들 앞에서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시고, 사람의 본모습을 밝히시어 제자들 마음속에서 십자가의 걸림돌을 없애 주셨으며, 머리이신 주님께서 보여 주신 그 영광이 주님의 몸인 온 교회 안에서도 나타날 것을 확실히 보여 주셨나이다.
그러므로 하늘의 모든 천사와 함께 저희도 땅에서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거룩하시도다!…….
1요한 3,2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시면 우리도 그분처럼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도다. 우리는 그분을 있는 그대로 뵙게 되리라.
사람은 뜻밖의 일을 당하면 정신이 혼란해집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서도 보듯이 예수님께서 빛나는 모습으로 당신의 본모습을 드러내시자 베드로 사도의 태도가 그렇습니다. 자신이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조차 모를 정도였다고 합니다. 우리도 그렇게 정신이 나갈지라도 살아생전에 주님의 찬란한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우리는 거룩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언뜻언뜻 느끼게 됩니다. 우리도 하느님의 자녀답게 살아간다면 그 찬란한 모습을 닮아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주님, 성체를 받아 모신 저희가 영광스러운 변모로 보여 주신 성자의 그 빛나는 모습을 닮게 하소서. 성자께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