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조합원들이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4세대 나이스(NEIS) 도입 교육참사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교조는 이날 "2,824억 원을 들여 개발한 '4세대 NEIS'는 하루 만에 먹통이 됐다"면서 "지금이라도 교육부는 4세대 NEIS 도입을 중단하고 모든 시스템을 재검토해아 한다"고 주장했다. 2023.6.26 ⓒ뉴스1
교육부가 개통 직후 갖가지 오류가 속출했던 ‘4세대 교육행정정보서비스(NEIS·나이스)’가 원활히 작동하고 있다고 30일 밝혔지만, 같은 날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이날 전국의 분회장과 대의원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하며, 대다수 선생님들이 여전히 불편을 호소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전교조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50분 기준 설문조사에 응한 선생님들은 1800여명이다. 이 중 72.5%는 ‘작동은 하고 있으나 여전히 문제가 많다’고 했고, ‘전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18.1%에 달했다. ‘불안해서 4세대 나이스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응답은 5.7%다.
특히 한 경남 지역의 한 선생님은 설문조사에 참여하면서 “원래 의견을 제시하는 성격이 아닌데 도저히 화가 나서 안 되겠다. 왜 학기 중에 도입해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의문이고, 오류에 대한 사과라든지 대처 방법조차 없이 억지로 사용할 수밖에 없어서 쓰고 있는 실정”이라는 의견을 남겼다고 전교조는 전했다.
전교조가 공개한 한 교육청의 공문. ⓒ전교조
심지어 일부 교육청에서는 ‘나이스 먹통’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관리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전교조가 공개한 ‘4세대 나이스 비상 대비 운영 계획안’ 공문을 보면 각 부서의 대응 방안 중 “나이스 관련 대내외 기사 관리와 부정적 뉴스 차단”이라는 내용이 확인된다.
전교조는 “새로운 시스템 도입은 매번 크고 작은 문제를 일으킬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교무·학사 업무가 집중되는 학기 말에 도입을 서둘러 학교는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며 “수시 모집을 앞둔 고등학교에서 생활기록부 등 입력에 차질이 생기게 되면 더 큰 혼란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전교조는 “교육부는 언론을 통해 ‘문제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교사들을 입단속할 게 아니라 일선 현장 교사들과 어떻게 효과적으로 문제를 찾고 해결할 것인지를 밝히고 적극적인 문제해결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한편, 나이스는 각종 교무·학사 업무를 입력,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4세대 나이스는 전국 1만2천여곳 초·중·고등학교에서 사용한다. 전교조 등 교원단체들은 방학 기간에 개편해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교육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6월 개통을 강행했다. 그 결과, 학교 현장에서는 4세대 나이스 개통 첫날인 21일부터 시험문제와 정답 정보가 담긴 문항 정보표 등이 유출되는 등 오류 현상이 이어졌다. 일부 학교에서는 기말고사 문제를 재출제하거나, 시험 일정을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