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꿈> 그레이엄 베이커 스미스 글그림, 김경연 옮김, 노란상상
그림 보는 맛이 나는 그림책. 이런 그림을 그리려면 얼마나 공이 들어갈까? 존경스럽다.
피카소의 그림같기도 하고, 예술 애니메이션의 일러스트화 같기도 하다.
내용도 좋다. 낯설고 신선하다. 사실 생각해보면 내용은 다소 전형적이고 익숙하다.
죽은 아버지의 꿈을 아들이 잇는.
그런데 남자들의 고독과 꿈을 다루는 이야기가 요즘 같은 페미니즘의 시대에는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왔다.
남성적인 것의 가치와 아름다움에 대해서 많이 잊었다면, 이 책이 좋은 격려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말 없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기억하지만 대개 아버지의 꿈을 모른다.
페미니즘의 막강한 영향력 아래 수많은 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가부장 남성의 시각에서 양산된 문화 속 균형 찾기가 되고 있다.
최근 본 <아버지의 꿈>은 남성의 꿈과 세계를 다루는 책이다. 익숙하지만 익숙한 새로움으로 다가온다.
최근 내가 읽은 책들이 대부분 여성작가들의 작품으로 공감과 소수자 피해자 연대 시각이 강했던 작품들이었다. 상대적으로 이 책이 익숙하지만 새로웠던 이유다.
아버지의 꿈을 아들이 발견하고 잇는다는 것은 어찌 보면 가부장의 가업계승 신화일 것이다. 하지만 고독한 남자들의 꿈과 몰입이라는 전형성도 오래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