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한다. 사람의 눈을 보면 그 사람의 상태를 알 수 있다. 눈을 마주치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무엇인가 속이거나 감추려고 하는 것이다.
최근 이런 속설이 과학적 근거를 갖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28일 남호주 대학(University of South Australia) 연구진은 눈동자의 움직임만 파악해도 그 사람이 사회적인 사람인지, 호기심이 많은지 혹은 신중한 사람인지를 구분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인간신경과학 프론티어(Frontiers in Human Neuroscience) 저널에 발표됐다.
남호주 대학 연구진은 독일 막스프랑크정보연구소(Max Planck Institute for Informatics)와 공동으로 최신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이용해 사람의 개성과 눈동자의 움직임 간 연관 관계를 밝히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사람 눈동자의 움직임을 추적한 뒤, 성격을 파악하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사람의 성격을 신경질적(neuroticism), 외향적(extroversion), 쾌활(agreeableness), 신중(conscientiousness) 등으로 구분했다.
눈의 움직임을 분석하면 성격이 보인다. ⓒ Pixabay
실험 참가자는 총 50명. 여성 42명, 남성 8명으로 이들의 평균나이는 21.9세이다.
실험 참가자들은 SMI(SensorMotoric Instruments)의 최첨단 장비인 60Hz짜리 시선 추적기를 머리에 착용했다. 이 추적기는 시선의 움직임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한다.
동시에 크로스 백에 장착한 이동전화기는 고해상도로 실험참가자의 움직임을 촬영했다.
실험 참가자들은 시선 추적기를 착용하고 평소처럼 캠퍼스를 10분 정도 돌아다니면서 캠퍼스 안 상점에서 자기가 원하는 것을 구입했다. 예를 들어 마실 것이나 과자 같은 것이다.
시선 추적기 달고 실제 상황에서 실험
연구진은 시선 추적기의 상태가 일정하지 않거나 데이터가 손실된 것을 제외하고 42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평균 시선 추적 시간은 12.51분이었으며 상점에서 수집한 데이터는 평균 2.36분이었다.
실험실로 돌아온 다음에 이들은 시선 추적기를 벗고 이미 효과가 입증된 3가지의 설문지를 작성했다.
첫 번째 설문지는 신경질적, 외향적, 개방적, 쾌할함, 신중함 등을 측정하는 60개 문항을 다루는 NEO Five-Factor Inventory (NEO-FFI-3)이다.
두 번째 설문지는 지각에 대한 호기심을 측정하는 16개 항목의 퍼셉튜얼 큐리오시티(Perceptual Curiosity)이다. 세 번째 설문지는 호기심을 다루는 10개 항목인 Curiosity and Exploration Inventory (CEI-II)이다.
남호주 대학의 토비아스 뢰셔(Tobias Loetscher) 박사는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는 잘 조사되지 않은 눈의 움직임과 개인 성격 사이의 관계를 밝혀준다”고 말했다.
뢰셔 박사는 이번 연구가 인간-기계 상호작용을 증진시키는데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사람들은 항상 개인화된 서비스를 요구하지만, 오늘날의 로봇과 컴퓨터는 사람의 성격이나 특징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로봇과 컴퓨터가 좀 더 자연스럽게 인간의 사회적 신호를 해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최근 몇 년 동안 시선추적기술은 기업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어왔다. 때문에 애플(Apple)은 SMI(Senso Motoric Instruments)를, 오컬러스(Oculus)는 아이트라이브(Eye Tribe)를 인수해 관련 시장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에 시선추적기술이 더해지면 응용분야는 크게 늘어난다.
그렇기에 이번 연구는 더욱 주목받고 있다. 실제 상황에서 자연스러운 눈의 움직임을 추적해 밝힌 것이기에 활용될 분야가 많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지금까지 진행됐던 유사 연구들은 전부 실험실 안에서만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