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김주철, '선발 재진입' 도전
2002-02-05 12:38
1승 불명예 재정비…"올시즌 내자리 찾겠다" 각오
◇김주철
【호놀룰루=국제전화】 '예고편 끝나고 본게임 들어갑니다.'
지난 1월 28일 하와이에 도착한 기아의 2년차 투수 김주철(20).
머리 속으로 끊임없이 되뇌이는 한마디가 있다.
'아직 보여줄 게 너무도 많다.'
김주철은 올시즌 '선발 로테이션 재진입'을 목표로 삼았다.
'10승'이나 '30세이브'를 목표로 삼은 다른 선수들보다 소박해 보인다.
지난해 개막전을 앞두고 제2선발로 낙점받았던 김주철은
올시즌에 '내 자리'를 되찾겠다는 각오다.
피나는 체력훈련도 군말없이 소화해낸다.
집중력을 키우기 위해 머리 속으로 시뮬레이션 게임을 펼치며 자신의 약점을 찾는다.
팀내 최고참 이강철과 한 방을 쓰게 돼 선배의 노하우를
'개인지도' 받게 된 것도 행운이다.
지난해 성남고 졸업과 함께 계약금 1억8000만원에 입단한 김주철은
신인 몸값 10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그러나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시속 150㎞에 육박하는 광속구를 선보이며
단숨에 선발 한 자리를 예약했다. '
즉시전력감' 김주철의 주가는 급등했다.
때이른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며 '고졸 슈퍼 루키'의 탄생이 기대됐다.
지난해 4월 12일 광주 롯데전에서 거둔 첫 승.
처음이자 마지막 승리였다.
'예고편'만 보여준 채 한 해를 마감한 셈이 됐다.
시즌 초반부터 흔들리던 김주철은 1,2군을 오가며 자리를 찾지 못했다.
결국 최종 성적은 1승5패에 방어율 8.73.
김주철은 어금니를 다시 깨물었다.
부상 때문에 부진했다면 차라리 마음이 편했을지도 모른다.
'정신력'과 '집중력'이 문제였다.
한번 놓친 자신감을 쉽게 찾지 못했다.
'불발탄'이 아니라는 것을 어떻게든 입증하겠다고 각오를 다진다.
지난 1년의 아픔보다 다가올 10년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오늘도 글러브 끈을 고쳐 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