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마지막 순간, 당신의 선택을 존중합니다."
보건소에 내걸린 케치프레이즈 입니다.
칠십 고개에 올라서니 해야 할 일들이 하나 둘 생깁니다.
그 중의 하나가 죽음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우리 인생은 누구나 생로병사의 길을 걸어갑니다. 예외가 없습니다.
물론 명줄이 길어 백살이 넘도록 오래오래 살다 가는 복된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평균수명을 살다가 이 땅을 떠납니다.
옛날에는 살던 집에서 죽고 그 집에서 장사를 지냈습니다.
핵가족화 되고 대부분 아파트에 사는 현대인들은 거개가 임종을 병원에서 맞이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대학병원의 중환자실에 있습니다.
치료의 효과가 없는데에도 생명을 연장시키는 시술 소위 연명의료를 시행하여 환자에게 고통을 안기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연명의료중단 대상 항목들입니다.
이를테면 심폐소생술,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체외생명 유지술, 수혈, 혈압상승제 투여 등입니다.
하나같이 말기 환자가 자연의 법칙 대로 편안하게 가야하는데 이를 강제로 막는 조치들입니다.
병원은 돈벌이 수단이 된다고 합니다만 당사자는 말못할 고통이 크다고 합니다.
이러한 짓을 하지말라고 예방하는 길은 사전에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여 보건소 등에 신고를 해 두어야 합니다.
그동안 미뤄왔었는데 오늘 과감하게 보건소에 들러서 정식으로 작성하여 제출하고 왔습니다.
시골에 있는 지역농협에서는 칠십 이상 노인들을 위해 미리 영정사진을 찍어주는 서비스를 한다고 합니다.
이 모든 것이 다 자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 입니다.
매사가 다 그렇듯이 미리 준비하면 일이 잘 풀립니다.
"사즉생(死卽生), 죽음이 곧 삶이다."
죽기로 마음을 먹으면 산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죽음을 준비한다고 수명이 단축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남은 세월을 더 알차게 보낼 수 있는 비결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증
첫댓글 오늘 보건소에 가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여 신고하고 왔습니다.
미뤄왔었는데 이제야 실행에 옮겼습니다.
하나님이 부르실 때, '아멘'하고 갈 수 있도록 의학적인 가망이 없을 경우에 생명연장 조치를 하지 말라는 공식적인 당부입니다.
존엄하게 죽음을 맞이 하겠다는 내 의지의 표현입니다.
특히 자손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 입니다.
톨스토이는
"사람들은 겨우살이는 준비하면서도 죽음은 준비하지 않는다"라고 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죽음에 대해 미리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무척 꺼리는 분위기입니다.
2018년 2월에 시행되고 있는 법은 "회복 불가능한 환자가 원치 않으면 연명의료를 하지 않아도 된다"라는 취지로 제정되었습니다.
이 법의 의도하는 바대로 죽음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하는 문화가 정착되어 죽음이 아름답게 마무리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