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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관리>
오늘은 가을작물 텃밭을 정리하러 풍년농장 실습장에 갔습니다. 제 밭의 배추에 진딧물이 너무 많아 주위 배추들에 옮겨갈 위험이 있으니 정리해달라는 동기분들의 요청이 있었습니다. 텃밭에 가니 배추 3포기가 남았는데 한 포기는 가운데 결구 부분이 썩고 있었습니다. 물론 진딧물은 결구 안에 가득차 있었고요. 다른 배추들도 몰골이 말이 아닙니다. 그래서 배추 세포기를 모두 제거하고 비닐 봉투에 담아 밀봉을 해서 집에 가져왔습니다. 배추 절이는 연습용으로 사용하려고 합니다.
요즘은 낮 기온이 18도 정도 입니다. 아침 저녁으로는 10도가까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 비가 오는 것 같은데 평소에는 맑은 날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햇볕도 좋으니 가을 작물들이 잘 자라는 것 같습니다. 가을 작물 텃밭에 심어놓은 쪽파, 갓, 당근이 잘 자라고 있습니다. 갓은 손바닥 2개 크기 만큼 자랐습니다. 당근은 하나 뽑아보니 손가락 두께 만합니다. 당근 사이를 살펴보고 너무 촘촘한 것들은 뽑아 주었습니다. 무는 배추 중간에 씨를 뿌려 몇 개 키우고 있는데 배추들 덕분에 햇빛을 못밭아 거의 자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배추를 모두 제거했으니 조금은 더 잘자랄 것 같습니다.
여름 작물 텃밭에 심은 갓과 상추들도 잘 자랍니다. 일부 너무 잘 자란 것들은 수확하여 배추와 함께 집으로 가져왔습니다. 풀이 잘 자라지 않으니 풀 관리가 아주 편해졌습니다. 이슬도 차갑다는 한로(寒露)가 10일전이었습니다. 5일 있으면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입니다. 서리가 내리고 밤기운이 뚝 떨어지면 작물에 좋지 않다고 합니다. 호박, 들깨, 생강, 고구마, 가지, 토마토는 상강 전에 꼭 수확을 해야한다고 합니다. 반면에 서리를 맞아야 맛있는 작물은 쑥갓, 배추, 월동 상추, 시금치, 서리태, 김장무, 얼가리 배추, 알타리 무, 열무, 쪽파, 대파, 근채, 아욱 등이라고 합니다. 지금부터는 날씨가 영하로 내려가지 않나 신경을 써야할 것 같습니다.
<시골에서 텃밭 구하기>
도시농부학교 졸업이 코앞입니다. 졸업 때가 다가오니 졸업 후는 어떻게 할지 고민하는 분들이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는 이미 텃밭을 가지고 있어서 별생각이 없으나 자기 땅이 없는 분들은 내년에 텃밭을 어떻게 해야할 지, 임대를 할지 아니면 구입할 지 고민이 많습니다. 농사 기술을 이것 저것 잘 배워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이상합니다. 앞으로 1, 2년 쉬다보면 내가 그때 뭘 배웠지? 그때 쓰던 호미는 어디갔지? 하면서 텃밭과는 자꾸 멀어지게 될 것입니다. 내 땅을 확보하고 난 뒤에 생각해보자 하다가는 영영 밭도 사지 못하고 농사일도 까맣게 잊어버릴 수 있습니다.
임대를 하는 경우는 별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동문 텃밭도 있고, 장기동 텃밭도 있고 또 풍년농장에 임대텃밭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다른 곳에 임대를 할 수도 있겠지요. 앞의 글(10월 5일 <일본의 도시 농업> 특강 보고서 )에서 소개하였듯이 <도시농업법>을 들고 지자체의 도움을 얻어 도시 안의 텃밭을 새롭게 개발해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자기 집의 옥상이나 배란다 혹은 동네 어디쯤 빈땅에 텃밭을 만들어보아도 될 것 같습니다.
여기서는 땅을 사서 자신의 텃밭을 갖고 싶다고 생각하는 분들을 위해서 제 경험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저는 전문적인 업자도 아니고 부동산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합니다.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서 땅을 사게된 것도 아닙니다. 시골에 살고 싶어서 없는 돈에 어렵사리 구했기 때문에 여유자금이 충분치 않은 분들에게는 제 이야기가 도움이 될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분은 내 텃밭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시골 땅 값이 수천만원 혹은 수억씩이나 하는데 감당이 되겠느냐하고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으며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찾으면 살아날 길이 있듯이 시골 땅도 잘 둘러보면 내 땅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제 경험과 주변 사람들에게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시골에 가서 텃밭을 확보하는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그동안 수업시간 중간 중간에 제가 시골에 땅을 갖게된 과정이나 그 규모, 혹은 그 모습에 대해서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상세하게 말씀을 드리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그분들이 시골에서 땅을 구하려고 할 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하는 마음에서 제 경험을 들려드립니다.
1. 텃밭의 가격
제가 아는 어떤 사람은 10년 쯤 전에 충북지역의 시골에 500평을 확보해서 집을 지었는데 3억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집이 7천 정도에 땅이 2억 3천 정도였습니다. 지금은 그것이 두배 정도는 올랐을 것입니다. 그러니 지금 그런 곳을 구하려면 6억 정도 생각해야합니다. 보통사람들은 당연히 그런 규모의 땅은 엄두를 낼 수가 없습니다. 월급 받는 사람이 아무리 많이 받아도 1년에 천만원 모으기가 힘듭니다.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으면 길이 있습니다.
모든 상품은 비싼 상품도 있고 싼 상품, 싸구려 상품도 있습니다. 땅도 비싼 땅이 있고 저렴한 땅이 있습니다. 돈이 없으면 싸구려를 구하면 됩니다. 저는 10년쯤 전에 갑자기 시골에서 살고 싶어졌습니다. 그러나 제 땅이 없으니 갈수가 없었습니다. 당시 귀농, 귀촌 붐이 일어나 메스컴이며 인터넷에 시골생활에 대한 영상이 많이 올라왔었습니다. 어느 사이트인가 들어가서 구경하다가 저도 텃밭 욕심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저는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서 시골에 많다는 빈집을 찾았습니다.(빈집은 공짜인줄 알았습니다.) 경기도 일대를 돌아다녔는데 제 몫의 빈집은 없었습니다. 빈집이 있어도 제 가격을 부르고, 또 빈집이 빈집이 아니었습니다. 사람이 살고 있는 집이나 빈집이나 가격은 같았습니다. 결국 포기하고 경매로 나온 수백만원 수준의 땅을 찾아다니다 천만원을 투자하여 조그만 땅을 확보했습니다.
땅 값이 싸니 도로도 없고(그것을 맹지라고 부른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습니다.) 팔려고 할 때 팔리기 힘든 조건도 붙어 있습니다. 그래도 땅 구실은 하고 낮에는 해도 지나가고 날씨가 흐리면 비도 내립니다. 씨앗을 뿌리면 싹이 나고 가을에는 코스모스도 핍니다. 부족해도 땅 구실은 합니다. 제가 욕심을 버리면 그런 땅도 천국이 됩니다.
2. 집과 텃밭의 거리
제가 확보한 땅은 서울에서 이동거리가 3시간 반정도 됩니다. 하루에 출퇴근하기가 어려운 거리입니다. 억지로 출퇴근 하려면 가능하지만 매일 출퇴근하기는 어렵습니다. 시골에 자기 텃밭을 가지려는 경우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2시간 거리면 최고입니다. 매일 왔다갔다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처음에 시골의 땅을 구하려고 할 때 자기 집에서 대중교통으로 2시간 거리에 있는 곳부터 찾는 것이 좋습니다. 승용차로는 1시간 정도의 거리에 해당될 것 같습니다.
김포의 경우는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서쪽으로 2시간 거리, 북쪽으로 2시간 거리 그리고 남쪽으로 2시간 거리 이내의 땅을 살펴볼 것을 권합니다. 그러나 이런 곳은 도시에 또 서울에 가깝기 때문에 땅값이 비싸고 도시화, 산업화가 진행되어 농촌의 모습이 사라진 곳이 많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촌이 모습이 남아 있는 곳이라면 시골 텃밭으로 아주 좋은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곳은 나이 먹어서 다시 도시로 가기도 좋고 아이들에게 물려주기도 좋습니다.
만약 저와 같이 시골 땅이 자기가 사는 곳에서 3시간이 넘는 곳이라면 나중에 아이들에게 물려줄 때도 좋지 않고, 나이 먹고 병원 신세를 져야할 때 쉽게 오갈 수도 없게되어 결국 버려질 가능성이 큽니다. 땅도 잘 안팔리고 관리하기도 쉽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자신이 사용할 동안에는 개발이 덜 된 만큼 옛 농촌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고 한적한 곳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공기도 좋겠지요. 또 혹시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 더 넓은 땅이 필요할 경우 주변의 땅값이 비교적 싸기 때문에 확장하기가 쉽습니다. 그점은 장점입니다.
3. 경매라는 비상 수단
제가 경매로 땅을 사서 시골 마을에 들어가니 저 말고도 경매로 들어온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마을에 여러 건의 경매 물건이 나왔던 것이지요. 그런데 싸구려 경매로 들어왔건 비싼 경매로 들어왔건 아니면 정상적인 부동산 거래로 땅을 사서 들어왔건 땅 주인이 된 순간 누구나 차별없이 마을의 정식 주민이 됩니다. 1/n의 발언권이 있고 그 마을은 '우리 마을'이 됩니다. 저는 제 땅과 인연을 맺으면서 마을과 제 땅에 대해서 하나하나 알아가면서 이런 정 저런 정을 쌓아갔습니다. 그래서 경매가 시골 마을에 진출하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경매물건은 매일 법원 경매정보 사이트(https://www.courtauction.go.kr)에 올라옵니다. 화면에 들어가서 용도별 물건정보의 <더보기>를 눌러 법원/소재지의 소재지를 선택하고 시도군을 검색하면 됩니다. 경기도를 선택하고 용도에서 '토지'를 선택한 뒤 '지목'을 선택하고 '전'을 선택한 뒤 최저매각 가격을 1천만원 이하로 선택해보시기 바랍니다. (문제가 있는 것들이지만) 3건이 선택되었습니다. 5천만원 이하로 선택하면 17건이 선택됩니다. 이렇게 가끔 들어가 검색해보면 의외로 좋은 것들이 발견되고 그것이 땅과의 인연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경매 세계가 어렵기는 하지만 어려운 말은 사전을 뒤져보고, 인터넷의 경매 강좌를 들어보고 또 부동산에 의뢰를 해보면서 시도하면 꼭 어렵지도 않습니다. 건물-주거용건물-단독주택으로 5천만원 이하를 찾아보거나, 토지-지목-대지로 5천만원 이하 건물을 검색하면 조그만 텃밭이 딸린 시골 주택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4. 시골 마을의 고급 정보
시골 마을에 살아보니 제가 찾으려고 했던 빈집이며 땅이 많았습니다. 빈집들도 의외로 많고 작은 규모의 땅도 많았습니다. 1000만원 수준의 대지(약 50평정도)도 여러 건 있었습니다. 그러면 왜 마을에 자리 잡기 전에 이런 땅이나 집에 대한 정보를 제가 몰랐을까요? 그것은 제가 그 마을의 주민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싼 가격의 부동산은 마을 사람들끼리만 공유하는 고급정보입니다. 작은 규모의 땅들은 인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누가 1000만원 이하의 땅(지금은 2천만원 정도의 땅)은 나오기가 무섭게 주인이 정해집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도시민이 이런 정보를 얻기는 힘듭니다. 만약에 어렵사리 알게 되도 금방 2배 이상의 가격으로 뜁니다. 부동산업자가 올리거나 중간에 소개하는 사람들이 가격을 올리기 때문입니다.
돈이 충분히 많지 않은 경우는 시골의 부동산을 통해서 땅을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대개 큰 물건이 나오고 또 오랫동안 쌓여있는 물건들은 대개 가격이 높기 때문입니다. 경매를 통해서 산 경우는 그 경매물건만 시장에 나옵니다. 실지로는 더 싸고 좋은 땅이 마을에 숨어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저도 경매로 제땅을 사서 들어가니 어떤 마을 사람은 왜 그 땅을 샀냐, 더 좋은 것도 많은데 하고 충고를 해주었습니다. 실지로 더 좋은 땅을 좋은 가격으로 제안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미 땅을 사버렸기 때문에 아쉽지만 포기를 했습니다. 그럼 시골 마을의 그런 고급 정보를 주민이 되기 전에 미리 아는 방법은 없을까요?
5. 시골 마을 주민 되기
어떤 마을의 주민이 되면 자연스럽게 그 마을의 온갖 정보를 알게 됩니다. 사소한 인간 관계 뿐만 아니라 부동산에 대해서 그리고 마을 현안에 대해서 혹은 마을 지하수나 마을의 환경 문제에 대해서도 속속들이 알게됩니다. 어떤 마을은 지하수가 오염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어떤 마을은 공단에 가까와 저녁에 공단의 나쁜 매연이 날아오기도 합니다. 또 어떤 마을은 마을 사람들이 두패로 나뉘어 밤낮으로 싸우는 곳도 있습니다. 이러한 여러가지 내부 사정을 속속들이 알려면 그 마을의 주민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땅이나 건물을 사지도 않고 먼저 그런 주민이 되는 방법이 있을까요? 있습니다. 우리 마을을 보면 가끔 외지에서 건강을 위해서 요양을 하러 온 사람들이 있습니다. 마을의 한 집을 빌려서 몇개월 정도 살고 가기도 하는데 제법 오래 머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도시에서 모르는 사람이 들어오면 경계를 합니다. 땅을 보러 올 수도 있고 마을의 주택을 사러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에 대해서는 대개 살갑게 대해주지 않습니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요양하러 온 사람들은 대개 환영을 받습니다.(자기가 사는 마을을 살기 좋은 곳으로 인정해준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인지상정이라고 측인지심이 발동하여 호감을 가지고 대해줍니다.. 그러므로 이런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어떤 시골 마을을 찾았다면 , (어떤 시골 마을에 처음 다가갈 경우 마을 이장을 찾아 상담하거나 마을 회관의 할머니들을 찾아 상담하기 바랍니다. 대개 이 사람들이 실세입니다.) 그 마을에 월세집이나 월세방을 찾아 입주합니다. 그리고 건강을 챙기고 텃밭을 가꾸고 하면서 마을 사람들과 친분을 쌓습니다. 마을 사람들에게 농사일도 배우고 필요할 때는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그 마을은 어떤 농작물을 많이 심고, 지하수는 어떤지 물어보기도 합니다. 또 기회가 오면 마을 일에 참여하면서 마을 사람들과 정을 쌓으면서 마을 주민아닌 주민이 되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마을의 고급정보에 접할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마을 사람들이 좋은 물건을 소개하고 마을에 남도록 노력해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도시에 살면서 1주일에 하루 정도씩만 가도 됩니다. 상황에 따라 며칠씩 그 마을에 가서 쉬면서 농사일을 거들 수도 있을 겁니다. 또 시골에서 월세방을 얻게 되면 텃밭은 저절로 따라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해서 그 마을에 안착하더라도 거기로 이사갈 필요는 없습니다. 땅이든 집이든 무언가 소유하면 그 마을은 '내 마을'이 됩니다.
6, 앞으로의 도시농부
앞으로 20년 뒤에는 우리나라 인구가 4천만명으로 줄어든다고 합니다. 50년 뒤에는 3천만명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현재 수도권 인구는 2600만명 정도이고 우리나라 인구의 50% 이상이 모여있습니다. 앞으로 수도권 이외의 지역은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 것 같습니다. 현재 농촌에서 현역으로 뛰는 농부들은 대개 60대 중후반 그리고 70대 노인들입니다. 청년들 그리고 어린이들은 날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비수도권에서 도시지역 이외에는 아이들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니 앞으로는 농촌 출신의 농부는 찾아보기 힘들게 될 것입니다. 그럼 농촌에서 농사짓는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아마도 농사 전문 업체들과 거기에 속한 외국인 농부들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 외에 도시 출신의 농부들이겠지요. 즉 '도시농부'입니다. 도시에서 농사짓는 농부들이 아니라 도시출신의 농부들이 농촌의 농부들이 될 것입니다.
저는 제 마을에 정착하면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제 땅옆의 땅을 조금씩 샀습니다. 제가 사고 싶어서 산 것이 아니라 주인들이 돈이 필요할 때 강요에 가까운 권유를 해서 할 수 없이 제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매입을 했습니다. 시골에서는 땅이 있어도 자기가 필요할 때 바로 현금으로 바꿀 수 없습니다. 그래서 급할 때 같은 마을 주민에게 땅을 파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은 제 땅이 200평 조금 넘을 정도로 늘어났습니다. 또 옆에는 놀고 있는 땅들도 많아 필요하면 땅주인들에게 임대를 받아 넓게 농사를 지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런 가능성을 10년 전에 조그만 땅에서 시작하고 찾았습니다.
큰 돈이 없는 사람들도 조금씩 관심을 가지고 준비하면 인구가 더 줄어드는 5년 혹은 10년 뒤에는 공기 좋은 시골에 넓은 텃밭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꼭 돈으로만 좋은 땅을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고 사랑할 수 있는 시골마을을 찾고 거기에서 마을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의외로 쉽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갈 수 있습니다. 도시농부학교를 다니면서 실습장에서 사용하던 호미를 버리지 않고 또 꿈과 희망을 잃지 않으면 말입니다.
첫댓글 글이 참 쉽게 읽혀집니다. 전에도 선생님글을 종종 대하면서 서정적이고 시적이다 라고 생각합니다. 습작으로 모아두셨다가
책을 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