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기초연구비가 삭감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지난주에 2018년도 과기정통부 기초연구사업 신규과제 신청요강이 발표되었으므로, 많은 분들이 진행 중인 연구와 논문 쓰기를 잠시 미루고 연구계획서 쓰기에 돌입하셨으리라 짐작됩니다. 기초연구사업은 예산이 점차 증액되고 있으니 내년에는 상황이 나아지려니 하는 기대를 품고 계실텐데 실은 내년도 예산확보 상황이 순탄치 않습니다. 이에, 기초연구비 예산심의 과정과 현재 상황에 대한 보고를 드리며 연구자 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아시다시피 지난해 “연구자주도 기초연구지원 확대”를 위한 청원에 많은 분들이 참여 주셔서 (1458명) 올해 1월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청원이 의결되었고, 채택된 의견서에는 “정부는 연구자주도의 창의적 연구를 촉진하기 위하여 자유공모 형식의 기초연구지원사업을 선진국 수준으로 확대하라”고 명시되었습니다. 이후 새정부에서는 “연구자주도 자유공모 연구지원 예산을 17년 대비 22년까지 2배 확대 (2.5조)”하기로 국정과제에 구체화하였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현장 연구자들의 뜻을 받아들여 국회에서 여야가 합심하여 의견서를 채택하여 정부에 이행을 촉구하였고, 정부에서는 국정과제에까지 포함시키며 이행 계획을 세운 것이니 참으로 바람직한 과정이었다 할 수 있고, 이렇게 결정된 일이 시행되는 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은 아마 생각지 못하고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5년내 2배 확대”가 국정과제라고 해도 그만큼의 예산이 당연히 확보되는 것이 아닙니다. 각 부처에서 편성된 예산안은 기획재정부의 내부조정을 거친 후 정부예산안으로 확정되어 국회에 제출되고, 국회에서는 각 소관 부처의 상임위원회 (연구개발비의 경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약칭 과방위)의 심의를 통해 감액 또는 증액안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로 올라가고, 예결위의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예산소위)에서 다시 한번 감액 및 증액 심사를 거쳐 최종 예산안이 의결되고 본회의에서 확정되는 여러 단계를 거칩니다. 그런데, 2018년 예산 수립과 현재 국회에서의 예산 심의 과정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보면 과연 기초연구사업 2배 확대의 약속이 앞으로 이행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낙관할 수 없는 바, 그동안의 과정을 정리하여 알려드립니다. 1) 국회에 제출된 정부 예산안의 기초연구사업비는 1.46조로 이는 지난 정부에서 세웠던 계획인 2018년 1.5조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였습니다. 이는 예산안 편성의 정부내 조정과정에서 기초연구사업이 전년도 대비 증가율이 높다는 이유로 당초의 1.5조에서 400억을 삭감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2) 2022년까지 2.5조로의 증액이 순조롭게 이루어지려면 18년 1.5조는 최소한의 규모이기에, 이렇게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지면 이후에도 순조로운 증액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과방위 소속 국회의원들께 전달하였고, 기초연구확대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있는 의원들의 노력으로 다행히 기초연구지원사업 예산을 400억 증액하여 1.5조로 하는 안이 11월 10일 과방위에서 의결되었습니다.
3) 이에 예결위에서 증액안이 통과되기를 기대하고 있었으나, 증액심사에 앞서 진행되는 예산소위의 감액심사에서 기초연구사업 예산이 400억 삭감되었습니다 (11월 16일. 파일 첨부). 만약 이대로 예산안이 확정이 된다면 2018년 기초연구사업은 1.42조가 되어 당초 계획했던 1.5조에서 800억이나 부족하게 되니 심각한 상황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으며, 삭감 대상사업이 개인기초연구여서 특히 개인연구자들의 타격이 클 것이 우려됩니다.
현재, 이러한 우려를 전달하고 기초연구사업 예산을 회복시키기 위해 남아 있는 한 번의 기회는 과방위에서 올린 400억 증액안이 논의될 예산소위의 증액 심사입니다. 하지만, 이미 삭감을 결정한 예산소위에서 증액안이 논의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초연구사업 예산 삭감은 기초연구 확대의 필요성과 배경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 짐작되며 이런 일이 해마다 되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되는 바, 연구자들이 직접 국회의원들을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예산소위 위원들께 이메일 보내기 운동을 제안합니다.
메일 제목은 메일을 수신하는 의원이 같은 내용을 촉구하는 것임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기초연구비 삭감 철회, 증액안 통과를 촉구합니다”로 통일합시다. 메일의 내용은 자유로 하고 싶은 의견을 전달하면 됩니다만, 편의를 위해 간단한 기본 문안을 제시하니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나라 정부의 R&D가 경제발전 목적에 치우친 투자로 기초연구가 약화되는 문제가 심각하여 우리 연구자들은 지난해 “연구자주도 기초연구지원 확대”를 위한 국회 청원을 하였고 올해 1월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채택된 청원 의견서에는 “정부는 연구자주도의 창의적 연구를 촉진하기 위하여 자유공모 형식의 기초연구지원사업을 선진국 수준으로 확대하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를 구체적으로 시행하기 위한 첫 단계가 2018년 예산안의 기초연구사업비 증액입니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 위원회에서 상정한 기초연구사업비 400억 증액안이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아래에 예산소위 소속 의원 명단과 연락처를 정리하였으니, 전체 의원에게 보내셔도 좋고 지역구 등을 참고하셔서 몇 명을 선택해서 보내셔도 좋습니다. 어느 의원에게 보냈는지를 댓글로 남겨주시면 현황 파악에 도움이 되겠습니다. 증액심사는 감액심사가 끝나고 시작되므로 일정이 확실치는 않으나 이번 주 초에 있을 예정이니 서둘러 주십시오.
국회의원 | 소속정당 | 전화번호 | E-mail | 지역구 | 황주홍 | 국민의당 | 02-784-8834 | pv21c@assembly.go.kr | 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군 | 김경진 | 국민의당 | 02-784-2601 | 2016kimkj@gmail.com | 광주 북구갑 | 백재현 | 더불어민주당 | 02-788-2326 | jhok100@hanmail.net | 경기 광명시 갑 | 윤후덕 | 더불어민주당 | 02-788-2587 | yoons609@hanmail.net | 경기 파주시 갑 | 박재호 | 더불어민주당 | 02-784-5512 | 2016pjh@gmail.com | 부산 남구 을 | 안호영 | 더불어민주당 | 02-784-9751 | bbsong21@naver.com | 전북 완주, 진안, 무주, 장수군 | 어기구 | 더불어민주당 | 02-784-4360 | kiyku@naver.com | 충남 당진시 | 유승희 | 더불어민주당 | 02-784-4091 | 337ysh@naver.com | 서울 성북구 갑 | 정운천 | 바른정당 | 02-784-8975 | gbs2008@daum.net | 전북 전주시 을 | 김도읍 | 자유한국당 | 02-784-1740 | ldek3525@naver.com | 부산 북구 강서구을 | 경대수 | 자유한국당 | 02-784-3977 | kyungds@na.go.kr | 충북 증평, 진천, 음성군 | 곽대훈 | 자유한국당 | 02-784-0790 | dhkwak605@naver.com | 대구 달서구갑 | 김광림 | 자유한국당 | 02-784-3063 | glkim@na.go.kr | 경북 안동시 | 김기선 | 자유한국당 | 02-784-1511 | kksun290@naver.com | 강원 원주시 갑 | 김성원 | 자유한국당 | 02-784-6566 | ksw-911@naver.com | 경기 동두천시연천군 |
적극적 참여로 연구자주도의 창의적 기초연구 확대를 이루어 나갑시다. 2017년 11월 19일 “연구자주도 기초연구지원 확대” 청원자 대표 호원경
*** 11월 20일 7시 내용 추가합니다: 기초연구비 삭감이 논의된 11월 16일 국회 회의록이 공개되었기에 파일을 첨부합니다. 너무 길어서 기초연구사업 관련 부분 발췌하였습니다. 전문을 보시려면 국회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받으실 수 있습니다. 내용을 보시면, 400억이 삭감된사업은 개인기초연구사업입니다. 기초연구에 대한 이해가 매우 낮음을 알 수 있는데 이해도가 부족한 의원들을 설득할 수 있는 좋은 방법 생각나는 분들은 의견 공유해 주시면 도움이 되겠습니다. ***
호원경 (서울대 의대 교수)
* 본 기고문은 BRIC 소리마당에 올려진 내용을 Bio통신원을 통해서도 소개하기 위해 동일한 내용으로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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