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며 빅데이터가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자산으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세계 주요 국가에서는 정부가 직접 산업 각 분야에서 개인정보가 데이터로써 제대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데이터 서비스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개인 에너지 정보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미국의 ‘그린 버튼 서비스(Green Button Initiative)’가 있다. 이 서비스는 자신의 에너지 사용정보를 온라인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고 내 정보를 다른 사업자에게 공유할 수도 있는 ‘에너지 정보 개방 서비스’라 할 수 있다.

빅데이터가 국가 경쟁력의 핵심 자산으로 대두되면서 세계 주요국들은 개인 정보 활용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pixabay.com
이밖에도 영국은 ‘마이 데이터(Midata)’, 프랑스는 ‘메진포(Mesinfo)’라는 이름으로 개인 데이터 활용 정책을 추진 중이다.
우리 정부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데이터산업진행원을 주축으로 ‘마이 데이터(MyData)’라는 이름의 본인 정보 활용 지원 사업을 5개 분야로 나눠 선정하고, 서비스 실증(實證) 실험에 착수했다.
주요국들, 다양한 영역에 본인 정보 활용 서비스 확대
‘마이 데이터(MyData) 지원 서비스’는 기관 또는 기업이 보유한 개인정보를 본인이 직접 온라인에서 내려받아 활용하거나 본인의 동의하에 제삼자에게 제공하여 다양한 분야에서 개인 데이터가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다.
정부는 지난해 시범사업에 이어 올해 국민 생활에 밀접하게 연관이 되는 의료, 금융, 에너지, 유통, 학술 등 5개 분야 8개 과제를 주고 ‘마이 데이터(MyData) 지원 서비스’의 사업자를 선정했다. 8개 과제에 선정된 사업자들은 올해 말까지 약 6개월의 개발기간을 거쳐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가장 많은 과제가 배정된 영역은 의료 분야이다. 8개의 과제 중 3개 과제가 선정됐다.
업계에서는 환자들의 개인 의료 정보가 보안을 기반으로 제대로 활용된다면, 그동안 의료기관 사이에 환자의 의료 정보가 공유되지 않아 발생했던 사회적 비용 절감 및 제대로 대처할 수 없었던 응급 상황도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세계 주요 국가에서는 개인 의료정보를 활용하는 다양한 정책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개인 의료정보 활용을 안정적으로 정착시킨 대표적인 국가는 바로 미국이다. 미국은 지난 2012년도부터 실시된 ‘블루 버튼(blue button) 서비스’를 통해 누구나 자신의 의료 관련 기록을 손쉽게 다운로드하고 타 의료기관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미국은 응급처치에 대응할 수 있는 개인 의료 기록 관리 서비스 ‘블루 버튼’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 va.gov/bluebutton/
강남 세브란스병원(연세대 산학협력단)은 건강검진, 처방전, 라이프 로그 데이터를 활용한 검진 결과 관리 및 영양건강 식단 추천 서비스를 개발한다.
㈜브이티더블유는 삼성서울병원과 아산병원, 동아대학교 병원과 함께 ‘개인 건강 지갑 서비스’를 개발한다. ‘개인 건강 지갑 서비스’에는 자신의 진료 및 건강 기록이 되어 있어 응급상황 발생 시 자신의 의료 정보로 상급 병원에서 빠르게 외래 진료를 받고 건강을 체크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이다.
㈜브이티더블유 관계자는 “과거의 병력, 수술 이력 정도의 간단한 정보를 공유하기만 해도 응급처치가 가능하다”며 “기존에 다니던 병원이 아니라 타 병원 응급실을 이용하게 되더라도 적시에 환자의 데이터를 공유해서 빠른 응급처치가 가능하도록 개발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보안 기반 본인 정보 활용 통한 정보이용 패러다임 변화 꾀해야
서울대학교 병원은 차의과대학교 산학협력단, ㈜메디블록, 웰트(주), 삼성화재 해상보험(주)과 연계해 블록체인 기반의 건강정보 교류 서비스를 개발한다. 이밖에도 건강 증진 위한 코칭 서비스, 보험금 자동 청구도 가능하도록 개발할 예정이다.
‘에너지 마이 데이터를 활용한 사용자 맞춤형 절감 서비스’는 미국의 에너지 정보 개방 서비스 ‘그린 버튼 서비스(Green Button Initiative)’와 흡사하다. 특히 실제로 세종시 주민들이 사업의 대상이 되어 서비스를 개발하도록 예정되어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미국은 소비자가 스스로 자신의 에너지 정보를 관리하며 에너지 절감을 할 수 있는 그린 버튼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 Ontario Ministry of Energy
다음소프트와 세종특별자치 시청이 주축이 되어 개발되는 이 서비스는 세종시 거주 주민들의 전력 사용량을 모니터링한 후, 시각화 분석 및 이상 징후 탐지 등을 거쳐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예정이다.
원활한 유통 시스템을 위해서 마련된 과제 2종은 모두 ‘소상공인’을 위해 준비됐다. ㈜한국 신용 데이터와 신한카드는 개인 데이터 저장소를 기반으로 한 소상공인 마케팅 관리 서비스를 개발할 예정이다.
한국기업 데이터(주)는 세금 계산서 간편 전송 서비스, 신용관리, 정책자금 매칭 서비스가 가능한 ‘소상공인 문서 자금 플랫폼’을 개발해 개인 사업자들의 원활한 거래 활동을 도울 예정이다.
페이코(주)와 하나은행, 한화생명보험, 신한금융투자 등 금융권이 연계되어 개발되는 ‘본인 정보 통합조회 및 생애주기별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서비스’는 금융 및 비금융 정보가 융합된 맞춤형 서비스로 제공될 예정이다.
개인 정보 활용에 누구보다 목말라하던 학계에도 단비 같은 서비스가 개발된다. ㈜코난테크놀로지와 국회도서관은 ‘연구자를 위한 매칭 및 분석 서비스’ 개발을 통해 연구자 중심의 저작물 통합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민기영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원장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본인 정보 활용 지원 사업을 통해 개인은 자기 정보 결정권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마이 데이터 사업이 앞으로 개인 정보 이용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민감한 개인정보를 다루고 있다 보니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해킹, 영리 기업으로의 정보 유출 등 보안 문제이다.
‘마이 헬스데이터 플랫폼 및 서비스’ 과제를 추진 중인 김희찬 서울대병원 의공학과 교수는 “병원에서 암호 값이 내려오고 블록체인으로 고객 정보가 관리되기 때문에 안전하다”며 “개인정보가 보험사로 흘러갈 것을 많이 우려하는데 실제로 현재 고객들이 실손 보험에 청구할 때 사용하는 정보 외에는 공유하는 것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개인 건강 지갑 서비스’를 개발 중인 ㈜브이티더블유 측도 “3중 보안장치로 개인 정보를 철저하게 보관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보여주고 싶지 않은 항목은 삭제 가능하도록 하고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공유 되지 않도록 개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