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호수 그 깊은 어둠 속
최루탄처럼 피어나는 물안개 사이마다
시리도록 부서지는 아침 햇살.
늘어선 낚시꾼.
퍼붓는 미끼.
시위하는 물고기 떼.
허기를 채우려고 떼 거지로 몰려다니다가
날개도 없는 놈이 신명 나서 날뛰다가
거꾸로 처박혀서 마구마구 처먹다가
암놈이건 수놈이건 어린놈, 자란 놈, 병신 팔푼이건
재갈 물려 끌려 나와 허공중에 패대기쳐
끝내 철창 속으로 모지락스럽게 처박힌다.
한동안 파닥거리다가
주정꾼처럼 비틀거리다가
눈부시게 스며드는 햇살에 설 미쳐
에워싼 철창만 들이받는다.
까지고 멍들고 터질 대로 터져서
만신창이로 허우적거리다가
죽는 놈 뻗는 놈 반 미쳐 설치는 놈.
셈만 하는 수뇌부의 손끝에서 주검이 지폐로 거슬러진다.
삶의 밑바닥에서 엄청난 탁본으로 되살아난다.
산 놈들은 식칼에 목이 찔려 파닥거리다가
시뻘건 선혈만 토역질한다.
창 새기가 떠도는 호숫가.
떠도는 비늘 조각, 눈이 시리다.
저며지는 살점들, 시뻘건 초장, 피 묻은 아가지.
남는 것은 뼈다귀와 대가리뿐,
매운탕이 끓는다. 주검들이 끓는다.
송장 냄새 바글바글 퍼져나간다.
슬퍼하는 이가 없다.
통곡하는 이도 없다.
웃는 소리만 허공중에 메아리칠 뿐.
핥아먹고, 뜯어먹고, 바숴 먹은 찌꺼기.
파리 떼가 모여서 통곡한다.
깔따구 떼 모여들어 흉내가 높다.
갈비뼈 만사 들고, 눈깔로 요랑 삼아
개미 떼가 상여 메고 장사 지낸다.
어허 이 딸랑 어허 이 딸랑
배고픈 놈 죽었네. 설 미친놈 떠나네.
검은 만사 걸쳐 들고 풀숲 지나 묘지로 간다.
뼈다귀도 안 남기고, 허둥지둥 제 굴로 간다.
망월동 묘지엔 아직도 이슬만 촉촉한데.
이슬처럼 스러져간 영혼마다
민주의 태양으로 떠오르리라.♧
Fishing
In the deep darkness of the lake,
Between clouds of water mist blooming like tear gas,
The morning sunlight shatters painfully.
A line of fishermen, Bait pouring down,
A school of fish protesting in protest.
Gathering in gangs to fill their hunger,
Birds without wings, excited, flapping wildly,
Then suddenly flipping over, devouring everything,
Whether male or female, young or old, crippled or healthy,
Muzzled and dragged out, thrown into the air,
Finally, shoved roughly into prison bars.
They flutter for a while, Stagger like drunks,
Madly rushing toward the blinding sunlight,
They crash into the iron bars surrounding them.
Bruised, bursting, and battered, Struggling as they fall apart,
Some die, some faint, some go mad.
From the fingertips of the ruling leaders who only count numbers,
Corpses are turned over like banknotes.
Revived from the depths of life through massive rubbings,
The dead, with necks slit by knives, thrash and struggle,
Only crimson blood spatters out.
At the lakeside where the cormorants fly,
Scales and fragments drift, blinding the eyes.
Torn flesh, crimson grass, blood-stained bones,
All that remains are bones and heads,
Boiling fish soup. Dead bodies simmering.
The stench of corpses spreads thick and heavy.
No one mourns. No one wails. Only laughter echoes in the air.
Licking, gnawing, devouring leftovers,
Swarms of flies gather and wail.
Mosquitoes gather, mimicking high-pitched sounds,
Carrying ribs and eyes as trophies,
Ants carry coffins and hold funeral rites.
Oh, alas, oh, alas, The hungry have died.
The mad have left.
Clad in black, passing through the grass to the graveyard,
They leave no bones, hurriedly retreating to their dens.
Even in Mangwol-dong’s cemetery, only dew remains moist.
And for each soul that vanished like dew,
They will rise as the sun of democracy.
이 시는 5.18 민주화 운동 당시의 참혹한 현실과 그 속에서 피어난 분노와 슬픔을 강렬하게 표현한 작품입니다. 시인은 호수와 낚시라는 은유를 통해, 평화롭고 고요한 듯 보이지만 내부에는 깊은 어둠과 폭력, 고통이 깃든 상황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시의 전반부에서는 호수의 어둠과 물안개, 아침 햇살이 낚시꾼과 물고기라는 상징적 이미지를 통해, 억압과 저항의 긴장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특히, 물고기들이 시위하는 모습은 민중이 억압에 맞서 저항하는 모습을 은유적으로 보여줍니다.
중반부로 넘어가면서, 시인은 폭력과 희생의 현장을 생생하게 묘사합니다. 어린아이부터 병신 팔푼이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재갈에 끌려가거나 처참하게 희생되는 모습은 당시 군부의 무자비한 탄압을 상징합니다. "셈만 하는 수뇌부의 손끝에서 주검이 지폐로 거슬러진다"라는 구절은 권력자들의 탐욕과 무책임을 비판하는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후반부에서는 시체와 피, 파리와 개미, 뼈다귀와 대가리 등 잔인하고 생생한 이미지를 통해, 참혹한 현실과 그로 인한 소멸의 과정을 강렬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에는 "민주의 태양으로 떠오르리라"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로 마무리되어, 고통 속에서도 희망과 기억이 살아남아 미래를 향해 나아갈 것임을 암시합니다.
이 시는 5.18 민주화 운동의 참상을 직설적이면서도 은유와 상징을 통해 강렬하게 표현하며, 그 속에 깃든 분노와 슬픔, 그리고 희망을 동시에 전달하고 있습니다. 매우 강렬하고 감동적인 작품입니다.☆
♬ - Indecent Propo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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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 희 궁
20km - 4시간 10분
첫댓글
경희궁의 낚시
그려 맞아요
큰 놈이나 작은놈 헤아리나요
그늠에 재갈에 물려 온 물고기들
어느 해인가 대청호인가 전라도 어디인가
정확한 기억은 없는데
정말 아이스박스를 채 워 오다시피
그걸 먹지도 안 하면 왜 잡아 오는지
아침에 보니 그 좁은 아이스박스 안에서 버둥거리기에
저기 수로에 갔다가 다 쏟아준 역사도
세상에 꼬리 치면서 몰려가는 그 물고기들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행운 요즘엔 국내에서 유행하는
외국산 사과랍니다요.
@행운
그래요
이런사과 우리동낸 아직 안 보이던데..
지금은 모든 식물도 외국산이라 이름이 히얀하기도 하지요
우리 토종 관리 잘해야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양떼 오늘 새벽
대청호수
광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