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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맛집 스크랩 [부산] 쌍둥이 돼지국밥
민욱아빠 추천 0 조회 160 13.09.14 11:53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부산에서 만난 친지들과의 자리는 늦은 시간까지의 술자리를 만들었습니다.  늦은 시간이 뭡니까?  새벽까지 이어진 시간은 결국 몸의 무리를 만들어내었죠.  아침일찍 숙취로 절은 몸을 끌고 어서 해장하고 싶다는 마음뿐이었습니다.  제주로 돌아와야 하는 비행기 시간도 그렇고 마음은 겹으로 괴롭습니다.  어서 몸을 이끌고 미리 생각해 둔 식당으로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부산에서 해장은 만족스러울까 하는 걱정은 사실이긴 했습니다.  전라도의 음식에 길들여진 입맛이 경상도의 음식에 만족을 느낄 수 있을까 하는 그런 생각들..  사실 이쪽 동네에서나 제대로 맛볼 수 있다는 특징적인 메뉴들에 대한 기대감은 있었어도 맛에 대한 기대는 조금 덜 했던 것이 사실이거든요.  그래도 오랜 내공이나 손맛은 어디나 비슷할 거란 기대 하나만큼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기대를 충분히 만족시킬만한 집을 찾았다는 것도 행운이었구요.  부산에서라면 맛보아야 한다는 메뉴, 오랜 내공을 간직한 돼지국밥집을 다녀와 보았습니다.

 

  부산에서 쌍둥이 돼지국밥집은 이미 유명한 집이더군요.  유명세답게 아침일찍 찾아갔는데도 길게 줄서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줄 서서 먹는 것이라면 질색해하는 저이지만, 낯선 곳에서 마땅히 갈 데도 못찾겠고, 이왕 왔는데 맛은 봐야겠다 싶어 줄에 동참합니다.  30여분을 기다렸는데 식사시간이 되면 두 시간도 기다린다네요.

  자리에 앉아 일단 돼지국밥을 주문합니다.  다른 테이블들은 돼지수육도 주문하던데, 아침일찍부터 부담스럽기도 하거니와 해장이 필요한 몸이 수육을 떠올려주지를 않네요.

  반찬은 단촐합니다.  부추는 나중에 국밥이 나오면 요긴하게 쓰이죠.

  국밥이 나옵니다.  하얀 돼지국물이 뚝배기에 담겨나옵니다.  하얀 돼지국물이라..  경상도 돼지국밥의 특징이랄까요?  마냥 새하얗지는 않은 적당히 투박한 국물이 어떤 정직함을 표현하는 것 같아 일단 마음에 듭니다.  

  일단 밥을 넣고 부추를 올립니다.  부추는 양껏 넣을 수 있죠.  일단 적당한 양만..

  잘 섞어 저으면, 국물 안에 숨겨져있던 다대기가 풀리며 색깔이 붉어집니다.  얇은 돼지고기 편육이 적당히 들어있고 약간은 가볍지만 내공이 느껴지는 하얀 국물은 부추와 다대기가 섞이고 풀리면서 살짝 칼칼해지고 담백해집니다.  숙취로 힘들던 몸은 국물 한모금에 확 풀리고 속은 든든해집니다. 

 

  장흥에서 먹었던 소고기국밥이 생각이 났습니다.  물론 소와 돼지국물을 비교하는 것이 어불성설이긴 하지만, 끈적하고 묵직했던 소고기국밥에 비하면, 돼지국밥은 가벼워서 깔끔한 느낌까지도 듭니다.  돼지국물은 제가 사는 제주에서도 고기국수나 순대국밥의 육수로도 만나게 되지만, 부산의 돼지육수는 이보다도 더 가벼운 느낌입니다.  하지만, 내공이나 손맛이라는 점에서 이 집은 제대로 만났구나 하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한 집이었습니다.  돼지국밥에서 돼지냄새도 없고 거슬리는 맛도 없이 깊고 그윽함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오랜 내공이 아니면 쉽지 않을 일이기 때문이죠.  게다가 아침부터 분주한 식당에서 일하는 분들이 짜증하나없이 안내를 하고 정리를 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습니다.  다만, 밀려오는 손님들에 맛은 쉽게 유지되지 못했을 텐데, 그런 노파심 하에 들었던 궁금증은 변하기 전의 원래의 맛은 정말 어땠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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