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여부를 따지기 전에 우리는 작품의 동기를 들여다봐야한다. 예술은 비효율과 공상의 세계이기 때문에 작가의 인간으로서의 내면, 본질적인 동기가 매우 중요하다.
▲ 오마주 맞우? / 그림: 윤건호
[문화매거진=윤건호 작가] 오마주, 패러디 비슷해 보이는 이 둘… ‘둘 다 그냥 따라한 거 아님?’ 이라 하신다면 “아님!”이라 답하는 게 인지상정!
현대미술에서 오마주와 패러디는 너무나도 흔하고 만연하다. 단청 스타일로 그려진 박종희 작가의 슈퍼로봇들과 형형색색으로 그려진 김인 작가의 아톰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유명 캐릭터들이 그려진 이 현대작품들은 모방이고 표절일까?
표절 여부를 따지기 전에 우리는 작품의 동기를 들여다봐야한다. 예술은 비효율과 공상의 세계이기 때문에 작가의 인간으로서의 내면, 본질적인 동기가 매우 중요하다.
때문에 특정 캐릭터, 작품, 내용들을 작품에 인용하는 경우에는 그 작가의 본질적인 동기를 들여다 봐야한다.
오마주 Hommage
오마주는 기본적으로 특정 대상에 대한 경외에서 동기가 나와야한다. 존경과 경외가 인용된 작품에 보여야 오마주라 말할 수 있다. 때문에 오마주는 인용의 대상을 숨기지 않는다. 스타일이나 내용 등 원본에 근접하게 표현해내려 노력하고 원작에 해를 끼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인다. 덕분에 인용하는 작가의 철두철미함, 완벽주의 등이 돋보이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오마주 한다면 그 누가 보더라도 한눈에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가 떠올라야한다. 그 원작을 완벽하게 표방하면서 자신의 새로운 시각을 곁들이는 것이 오마주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인용하는 원본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동기로 하는 오마주는 굉장히 조심스러운 작업이고 담력과 용기, 현실에서 구현할 수 있는 실력이 밑받침이 되어야 한다.
패러디 parody
오마주와 다르게 패러디는 해학적인 요소가 많이 첨가된다. 패러디는 원작에 대한 존경보다는 풍자적인 시각으로 접근하고 해학적으로 풀어내며 폭로하는 자세를 가진 것이 특징이다. 패러디 역시 인용하는 원작을 숨기지 않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자기스타일을 첨가하고 표현하며 비판적인 의식을 담아낸다. 풍자적인 동기를 가졌기 때문에 오마주에 비하면 모방의 성격을 많이 띤다.
작품 구성에서 패러디는 훌륭한 공감장치로 작용한다. 기존에 존재하던 원작을 풍자의 장치로 인용하며 파급력과 재치를 보여준다. 원작을 우스꽝스럽게 재해석하거나 재치 있는 표현을 가미함으로써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가볍지만 폐부를 관통하는 공감을 일궈낸다.
스트릿아트의 거장 뱅크시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패러디한 작품, ‘고막에 피어싱을 한 소녀’가 코로나 시기에 마스크가 더해지며 ‘마스크를 쓴 고막에 피어싱을 한 소녀’가 된 사례는 실로 정점에 선 패러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아트페어에서 익숙한 캐릭터, 익숙한 작가의 화풍을 만났다면 작품의 동기를 들여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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