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요일
일찌감치 퇴근하여 지하철을 탔습니다.
신도림에서 동인천행 급행을 타고 신포시장엘 가기 위해섭니다.
신포시장엔 왜 급히 가야했냐면 바로 그 때 못 산 털부츠 때문입니다.
달해샘 발에 딱 맞아 임자가 되었던 딱 하나 있던 털부츠.
(와~~ 대박. 신촌에서 동인천까지 45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동인천의 번영이 언제였던가 까마득하게
30년 전과 다름없는 낙후된 구 도심에 살짝 우울해집니다.
신포동으로 연결된 긴 지하상가를 빠져나와 시장으로 들어갑니다.
입구의 닭강정집은 여전히 굽이굽이 줄은 길기도 합니다.
그 사이를 겨우 비집고 통과하며 생각합니다.
이집 이 돈 다 벌어 어디다 쓰려나.............?(별 걱정을 다 해!)
두 번째 허탕입니다.
옆 생선가게 할머니께 여쭈니 일찍 들어가신답니다.
생선도 안 사면서 할머니를 귀찮게 하기 싫어 궁금한 게 많았지만
항상 일찍 들어가시는구나. 로 받아들이고 돌아섭니다.
신포동에 온 김에 먹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쫄면이죠.
인천 본토박이 쫄면.
<신포우리만두>집에 들어가 매운 쫄면을 주문했습니다.
신포시장에서 대박난 집은 우리만두집이 최초입니다.
역시 이 맛이야. 노란 고무줄처럼 질깃하고 새콤하고 정신 번쩍나고 삼삼하게 매운 이 맛.
인천이 아니면 이런 쫄면 맛이 나지 않습니다.
맛나게 한 그릇을 다 비우고 장보기에 나섰습니다.
할머니가 파는 가게에서 땅콩엿, 밀가루떡볶이, 어묵, 만두, 식혜, 누룽지를 샀습니다.
부끄럼 많고 괜히 미안해(고마워)하는 우리 할머니를 닮으신 분입니다.
깜장비닐 봉다리가 네개나 되었습니다.
이 시간에 버스 탔다가 식혜를 떨어뜨려 버스를 난장판으로 만들면 큰일이겠다싶어
제법 먼 거리지만 택시를 탑니다.
비록 모피 할어버지를 만나지 못햇지만 타지역에서 온 관광객처럼 혼자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 토요일
샵은 양배추선생님께 맡겨둔 채 출근하지 않았습니다.
남편이 정리해놓은(나름 잘 해 놓은답시고 열심히 한) 베란다를 착착 반듯하게 정리하고
하루에 대여섯장씩 나오는 타올들을 몰아 세탁기에 돌려 널고 나니
네 시가 가까워 집니다.
오기가 발동하여 신포동엘 가? 말아? 망설이기를 30분.
외출준비를 하고 신포동행 버스를 탑니다.
신포시장 입구 닭강정집 줄은 어제 보다 두 배는 더 길어졌습니다.
통과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이집 이 돈 다 벌어 어디에 쓰나? 또 별 걱정을 다 합니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모피 할어버지>> 가게로 내려갑니다.
아으~~~~~ 또, 문이 닫혔습니다.
다시 옆 생선가게 할머니께 여쭙니다.
오늘도 일찍 가셨답니다. 할머니는 웃으시며 친절하게 답 해 주십니다.
그 친절에 죄송합니다. 다음에 오면 생선을 팔아드려야겠다 마음 먹고
그냥 돌아섭니다.
오면서 생선 한 소반 사 드리고 전화 부탁드린다는 명함 한 장 남길 걸 그랬나
아쉬움이 남습니다.
모피 할아버지 가게가 문을 열었다 해도 털부츠가 있으리라는 보장도
내 발에 맞는 사이즈일 거라는 확신도 없는데
자꾸만 그 부츠가 아른거립니다.
양배추샘께도 부츠 심부름 명 받았는데.
첫댓글 넘 안타까워 제가 신포시장엘 달려가고 싶어요~
그 긴~터널같은 동인천 지하상가 친구와 재잘거리며 걷던 생각도 납니다..동인천역 시계탑광장은 사라지고 추억속에만 있네요...안산에서 살면서 신포시장엘 못가니...이또한 부지런해야 하나봐요!
ㅎㅎㅎㅎ 그넘의 털 부츠는 겨울 내내 울 샘 맘을 흔들 겠는걸요 제가 전화 할게요 문 열어 놓으라고 ㅋ 하튼 글 도 잘 쓰셔서 들어오면 얼마나 재미있게 읽고 가는지 몰라요 잠시 스트레스 확 풀고 갑니다 좋은날 되세요 ~~
샘![~](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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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참에 신포동 스커트에 이어 부츠도 주문 받으심 어떨까요![?](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9.gif)
저도 갑자기 사고 싶어지는데요. 샘을 안![달](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11.gif)
라게 만드는 그 부츠
추억의 신포동 옛생각에 저도 가끔 갑니다. 옛사람은 없어도 그때가 그립습니다. 학창시절 쫄면,우무가사리, 튀김,그리고 친구들...
아마도 그 부츠는 핑계지 싶어요. 뚜렷한 목적없이 빈둥거리면서 시장가시기 꺼려지므로... 당분간 모피할아버지와의 스릴 넘치는 숨바꼭질은 계속 될듯 싶어요.^^
대체 그 신포동이란데가 뭐시간데..하다가 글을 보고 아하..신포동 우리만두가 여기출신이구나 했습니다...
뚝 떨어진 여기도 신포우리만두가가게을 몇번 봤거든요..진정한 그 맛이 아니겠지만말예요. 그나이나 그 부츠가 어찌생겼길래??
로사님방에 작년 송년회 사진중(리베라메님 올린) 잘 찾아 보심 개장수가 신는 장화가 보일겁니다.![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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