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두번째 김치, 겨울초 겉절이입니다.
얼마전 장터에 갔다가 겨울초를 드디어 만났습니다. 만난김에, 후다닥 겉절이를 담갔습니다.
겨울초를 봄에? 이리 놀라실분도 계실듯 한데요. 겨울초는 겨울을 잘 견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그만큼 추위에 강하다는 걸 보여주는 식재료입니다. 따뜻한 남쪽지방에서는 겨울철에 든든한 식재료이구요. 중부이북지방에서는 봄철까지 챙겨먹을수 있는 식재료입니다. 특히나 봄이 무르익기까지는 김치재료로 그만인듯 싶습니다.
조금더 들어가서 이야기하면, 겨울초, 봄동, 시금치는 봄식재료에 속합니다. 워낙 겨울로 앞당겨서 재배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 겨울식재료로 잘못 알고 있고 잘못 먹어왔던 겁니다. 그러니, 이맘때 겨울초로 즐기는일은 제철식재료를 제대로 먹은일입니다.
다만, 너무 답답한건 그리 키워내는 곳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것입니다. 대량재배는 만나기 어렵고 아름아름 키워 내다파는 작은 판매대(장터)에서나 가능합니다. 그러니 봄철에 유심히 살피며 소량으로 판매하지만 직접 키워 내다파는 분들에게서 구입하면 됩니다.
유채순과 혼동이 많은듯 한데, 겨울초는 삼동초라고도 부르고 하루나라고도 불리우기도 합니다.
유채는 여린순을 먹는 것이라면, 겨울초는 배추과에 가깝고 겉보기는 열무와도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장터에서 그간 열무라고 여기고 지나쳤는데, 올해는 유심히 살펴보니 만날수 있었습니다. 어찌나 반갑던지.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보고싶은것만 보이고 아는것만 보는것이 사람의 깊이인가봅니다.)
그간 그리 많이 겨울과 봄 장터를 오가며 만났을법 한데, 여간 눈에 안들어왔었거든요. 없었던게 아니라 보질 못했던것이니 제탓을 해야합니다. 아무튼, 이제서야 보여서 그제서야 사왔습니다.
맛도 궁금하고 그간 먹어왔던 유채순과는 어찌 다른지도 알고프고 궁금증 한아름 안고 만들었습니다.
맛은 유채순과 비슷한데 생긴건 영 딴판입니다. 마침, 4월 초순경은 노지 김칫거리가 생산되지않은터라 잘되었다 여기며 겉절이로 담갔습니다.
호오~~ 괜찮네요. 양도 많지않아서 간단하게 챙겨 며칠 먹으면 될듯합니다. 봄철김치는 간단하게 담그고 양도 적게 담그면서 즐기는 것인데 딱! 어울림이 좋습니다. 아삭하고 매코롬한 맛도 돌구요. 봄밥상에 잘 어울립니다.
장터에서 만난다면, 덥썩 사다가 겉절이로 즐기면 맛있는 봄찬하나 뚝딱 생깁니데이~
▲겨울초여요. 장터에서 만난적 있으신가요? 꼭! 굵직한 열무같지않아요?
열무는 줄기끝에 줄기들이 5-6개 붙어있다면, 겨울초는 가운데줄기를 기준으로 줄줄이 붙어있어요. 길이는 손한뼘에서 한뼘반정도 되요. 노지에서 자란것이라 그런지 녹색도 짙고 거친듯한 느낌도 강하게 듭니다. 찾으실수 있으시겠죠?
막 담가 사진으로 담아서 아직 쌩쌩한데요 금새 숨이 죽으니 모양새는 열무김치랑 비슷꾸리해요.
열무는 겉절이는 안해먹잖아요? 풋내가 나기때문인데, 겨울초는 그런 걱정은 안해도 되네요. 양이 많지않아서 익은맛을 보기는 어려울듯 한데, 익혀먹어도 괜찮을듯 하구요. 매년 이맘때쯤 챙겨 봄밑반찬으로 챙겨먹으면 아주 좋을듯 합니다.
겨울초 겉절이
재료: 겨울초 2000원어치,양파1개, 썩 쪽파 크게 한줌 반.
양념: 고춧가루4큰술, 멸치액젓2큰술, 새우젓1큰술, 산머루청2큰술, 다진마늘1큰술, 다진생강1작은술
겨울초 겉절이는요
절이지않고 깨끗하게 씻어서 바로 양념합니다.
장터에서 '겨울초'를 잘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할듯 합니다~
깨끗하게 씻어준후 뭉쳐있는 줄기끝부분을 잘라냈습니다. 잘라내고 씻어내도 됩니다.^^
한입에 먹기에는 다소 긴듯하여 반정도 퉁하고 썰어주었습니다.
근데, 아무리 봐도 열무같지않아요? 근데 이맘때 열무는 여리여리하다면, 상당히 거칠게 생겼어요. ㅎ
양이 아무래도 숨이 죽는거까지 감안해도 너무 작은 거 같아서 양파1개 채썰고, 쪽파는 5-6줄기 꺼내 적당하게 썰어 준비했습니다.
(양파는 최근 장터에 가보니 햇양파가 이제 막 나오기 시작했더군요. 천천히 챙겨보면 될듯합니다. )
쪽파는 겨울초파시는 분이 잘 키워낸 쪽파를 덥썩 구입했어요. 파김치는 얼마전 담갔으니 부재료로 팍팍 쓰려고요.
양념은 고춧가루4큰술, 멸치액젓2큰술, 새우젓1큰술, 산머루청2큰술, 다진마늘1큰술, 다진생강1작은술 넣고 쓰윽 버무려 놓고
준비한 양파채와 쪽파넣고 살살 섞어준후 썰어둔 겨울초 넣고 버무려줍니다.
통깨뿌려 마무리~ 그리고 보관통에 담으면 됩니다. 2리터 통에 넣었는데.. 절반조금 넘었어요.
아마 숨이 죽으면 1리터나 되려나..싶네요.
자~
그릇에 담습니다.
오호~~ 겨울초의 맛이 상큼하네요. 알싸한듯한 매코롬한 듯한 맛이 감돌기는 하는데요. 고거이 겨울초의 맛인듯 싶어요.
덕분에 요며칠 맛난 봄밥상 차릴수 있겠네요.
아무리 봐도 열무김치같죠?ㅎㅎㅎ
역시, 생김새로 음식을 판단하는 건 바보같은 짓이여요. 왜냐? 음식은 맛으로 결정하기때문이죠.
딱히 설명없이 밥상에 내놓았는데, 맛있게 잘 먹습니다. 딱히 물어보지도 않는걸로 봐서 대충 열무김치려니..하고 먹는듯합니다.
나중에 알려주었지만 그닥 흥미로와 하지않더군요.
무난하게 봄밥상에 잘 어울리는 봄김치입니다.
잘 챙겨서 드셔보시옵소서~~~
앗! 나물로도 괜찮다고 하고, 국거리로도 훌륭하다고 합니다. 된장에 조물조물 무치거나 된장국에 넣어 먹는다고 해요.
물론, 저는 겉절이로 즐길요량입니다~~ 김치가 더 좋아요! 봄김치가 지금 마땅한게 없잖아요?
뭐, 필요한데로, 취향껏! 잘 즐기면 그만입니다~~
얼마전 봄장터를 둘러보니 조선대파를 정말 많이 판매하더군요. 조선대파김치 꼭! 담가보시구요.
이제 슬슬 봄재배채소들의 여린 것들을 솎아서 판매하기도 시작했더라구요. 여린채소들은 간단한 겉절이나 물김치 거리로 좋아요.
봄김치는 적은양으로 자주 담가 먹는 김치가 대부분입니다. 그만큼 김치를배우고 연습하기에 딱 좋은 계절입니다.
봄의 식재료들이 성장하는 속도들을 봐가면서 하나씩 김치로도 담가내며 봄밥상을 채워냈으면 합니다.
봄식재료 4-5월 자료를 준비했습니다. 참고해서 봄식단을 짜면 좋을듯합니다.
이번 자료의 핵심은 계절의 속도를 어떻게 익히는가가 주된 내용입니다. 별거아닌데, 무척이나 중요하더라구요.
제철식재료의 감각을 익히는데 도움이 될것입니다. 또한 자료를 준비하면서 느낀건데 가공식품없이 제철식재료만 하나씩 챙겨 먹기만해도 봄날이 다 갈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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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식재료의 귀중함을 하나 하나 배워가며 채워내는 공간입니다.
제철식재료에 대한 사랑은 잃어버린 식재료의 제맛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하고
식재료를 자연의 힘으로 건강하게 키워내는 농수축산분들의 노고를 소중히 아껴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더불어, '어떻게 먹을것인가'의 진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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