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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28일 월요일
집 근처에 바다가 있다는 건 복이다.
#망원앞바다 #해장용광합성 #멀리섬이보인다
뒤풀이 때마다 품앗이 단순샘은
발표회 파트너를 얼릉 구하라며 달달 볶는다.
난 아직 생각중이고, 찾게 되면
그건 사심 가득 찬 결정이 될 거라고 했다.
신중한 시간이었다.
내가 오징어라, 상대는 적어도 직립보행가능자야 하고,
...전에 만났던 여인은
하도 입에 칼을 물고 말하는 기질이라
독하지 않았으면,
키도 잘 맞았으면,
술도 잘 마셨으면,
...등등 소박한 조건을 품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갈수록 단순샘은
이상형을 찾는 게 아니라,
발표회 파트너를 찾는 거라며 물어뜯을 기세다.
남자가 여자를 만날 때, 생각보다 복잡하다.
연애 강의랍시고
남자는 무조건 이쁜 여자만 찾는다고 말하는 강사는
이빨을 다 뽑아놓고 장형으로 물고를 내야한다.
아무리 춤의 파트너일 뿐이라지만
함께 긴 시간 연습할 생각하면
그 놈의 ‘꼬라손’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
신중할 수 밖에.
가장 합리적(?)인 결정은
순천 빅밀롱가에 갔을 때 작용했다.
동기 여인들은 출격하기 바빴고,
나머지 오징어와 해산물들은 구석에서 짠내나게 술 퍼고 있을 때였다.
몽롱한 새벽녘,
조금 한산해진 틈에 키 큰 여인과 한 딴다를 추게 됐다.
무척 편안했다.
별 스트레스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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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파트너 하시려고 해요?
...하면 편하게 잘할 것 같아서.
그럼, 제가 결정할 시간을 좀 주세요.
엉. 결정되면 꼭 알려줘.
[시간경과]
2가지 조건이 있는데요.
(ㅅㅂ...생각보다 까다롭네) 으응...뭔데?
연습은 한 달 뒤에 시작했으면 좋겠어요.
(뭐 어렵지 않네) 어, 좋아. 나도 빡센거 싫어,
(말자르며!) 그리고 또 하나가...
(그래, 이제 본론이군) 또 하나가...?
(조심스레) 연습...연습을 너무 열심히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그래...뭐...대충...대충하지뭐...어허허허허...
그때는 뭔 말인지 몰랐는데,
갈수록 헷갈렸다.
#언제부산가나
솔땅 파티가 무르익던 그 시각.
자정이 다 되도록 그녀는 나타나지 않았다.
별의별 생각이 다 났다.
...교통사고?
못된 계모에게 붙들렸나?
변심해서 딴 놈과 함께 고기 구워 먹고 있나?
당첨의 기쁜 소식을 보냈다.
한참 뒤에 답신이 왔다.
#굿나잇 #작년에도그랬다매 #웃는게웃는게아니야
2016년 11월 29일 화요일
충격을 잠시 보류시킬 때는
가벼운 약주를.
때마침,
병식형님의 연락이 왔다.
오늘의 메인은 과메기.
겨울철이면 자주 갔던 중구청 뒤쪽 식당이다.
#너무알려졌다 #관광객꺼져 #낮술환영
#겨울철보양 #과메기 #보고싶다
그동안 왜 연락이 자주 없었냐며
춤바람이 그리 좋더냐며
연신 술을 권하신다.
형님, 땅고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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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좋아서 땅고를 끼고 88일을 보냈나 싶다.
새로운 바람을 맞고 싶어 시작했는데.
일 하느라 땀띠 난 엉덩이에게 선물 좀 주고 싶었는데.
답답한 휴식에 아그젠트를 좀 넣고 싶었는데...
구차하게 설명하느니,
우연처럼 다가온 ‘그냥’이 맞는 것 같다.
그건 일상이 성실하게 살아온 나에게 주는
선물이었다.
#4차가자 #행님출근하셔야죠 #명동가자
백병원 앞을 지나,
명동으로 들어섰다.
현수막을 보다가 걸음을 멈췄다.
#나비효과 #묵념 #1차촛불시위의시작
카오스 이론이란게 있다.
작고 사소한 사건 하나가 나중에 커다란 효과를 가져 온다는데,
온 나라가 뒤숭숭한 작금의 ‘최순실 게이트’는
최초의 사건이 뭐였을까.
웃기게도,
2015년 3월 검찰이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김태촌 양아들을 수사하며 시작했다.
1.그가 다니던 마카오의 불법 도박장(정킷방)을 덮쳤는데,
거기엔 야구선수 삼성의 오승환, 임창용, 안지만, 윤성환이 있었다.
이는 삼성 야구단 몰락으로 이어졌고, 헬게이트가 열렸다.
2.그 도박장 장부엔 네이쳐리퍼블릭 대표 정운호라는 이름이 있었다.
그의 빛나는 자살골.
2014년 7월 도박혐의로 조사받다가 무혐의 처리가 됐는데,
이듬해 2015년 2월 그걸 몰랐는지 관련 증거를 다시 제출한 거다.
언론은 정운호 게이트를 열었고, 법조계가 들썩였다.
3.그해 11월 14일 백남기씨가 집회 도중 물대포를 맞아 중태에 빠졌다.
4.정운호의 2번 무혐의 처분 과정에
검사장 출신의 변호사 홍만표가 등장한다.
대검 중수부 검사였고, 박연차 게이트를 담당.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사를 진행하며
피의사실을 언론에 공표한 혐의로 고발당했던 작자다.
그 박연차 로비 사건 기소를 담당했던 주임검사가
우병우.
검찰이 같은 서초동 빌딩 사무실을 쓰는 홍씨와 우씨가
공동 변론한 사건이 2013년 한 해만 8건인 것으로 파악했다.
정운호의 뇌물과 부정청탁, 홍만표의 조세포탈,
변호사법 위반으로 구속 기소.
거기에 연루된 청와대 민정수석 우병우.
법조계 쑤셔대던 언론은 청와대로 시선을 돌린다.
5.무려 조선일보가 우병우를 깐다.
웃껴서 방구도 안나왔다.
올해 7월 18일 넥슨과 우병우의 강남 땅거래 의혹을 보도했다.
물타기 뉴스인듯, 롯데그룹의 비자금 조성의혹과 승계 싸움이 추가로 언론에 보도 됐고,
그 와중에 이화여대 언니들이 미래라이프 단과대학 설립 투쟁을 벌였다.
6.민중총궐기에서 쓰러진 백남기씨에게
“물 좀 세게 해서 어르신 좀 다쳤는데, 이걸 가지고...폭력, 살인 진압?
문제없다고 본다.”는
숨만 쉬어도 쓰레기가 나오는 김진태가 8월 26일 조선일보를 깠다.
송의영 주필의 호화접대문제로.
각종 의혹으로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와 박수환 게이트가 그때 터졌다.
7.전조라는게 있다.
9월 12일 한반도 최대 규모의 지진이 경주에서 발생했다.
8.9월 20일에는 한겨레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의혹을 제기했고,
최순실이라는 이름이 이때 처음 등장했다.
9.9월 25일에 결국 백남기씨가 사망했다.
언론은 사망이유를 희한하게 작성한 진단서를 두고 시끄러웠다.
10.10월 24일. 후배랑 낭만옵빠에서 술 마시고 있을 때,
JTBC가 박근혜 연설문이 담긴 최순실의 테블릿PC로 방아쇠를 당겼다.
11.10월 29일. 망원동 성원닭갈비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대한민국 촛불집회가 시작됐다.
12.11월 12일. 91기 MT가는 날 3차 촛불집회로 100만명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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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주말 광화문에 모인 시민들은
민주주의를 외치고, 닥그네의 퇴진을 요구하며
청와대를 향해 야유를 보냈다.
지금은 역사와 민주주의에 대해 새롭게 눈을 뜬 세대가
뽜잇팅 할 때라며 자축했다.
명박산성 앞에서 서로 격려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형님과 밝게 웃는 젊은 커플을 봤다.
춤추면서 만나는 아가씨 없나? 다리 좀 놔봐! 니 이칼래?
형님, 그건 땅고에 대한 모욕입니다.
땅고는요...
명동의 밤이 깊어 갔다.
2016년 12월 9일 금요일
오후에 드뽕이 해준 해장국을 묵고
연신내로 이동하는 중에 부고를 받았다.
동기 땡글이 모친상이다.
오랫동안 편찮으셨다는데,...
젊은 나이에 영면하셨다.
#고인의명복을빕니다
숯땡이 차로 할리와 장례식장에 갔다.
다행히
많은 동기, 품앗이 샘들이 북적이며 다녀갔다.
바스라지게 안아주고 싶었는데,
가뜩이나 마른 땡글이는 더 야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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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목요초급 밀롱가에 갔다가 얼룽 끝내고,
드뽕이네 갔었다.
벽제를 한참 지나 공기 좋고 물 맑은 조용한 동네였다.
펜
#어울림 #뽕쉪 #직업고려샷
#긴바지없더냐 #혹한기훈련
안이나 밖이나 온도 차이가 없었다.
이 집은 보일러를 안 뗀다.
구두쇤가...
...술취한 우리는
동기 미녀 순위를 매기기도 하고,
땅고 실력을 동네축구 골키퍼에서 EPL 공격수급으로 환골탈태할 방법이 없을까
공허하게 떠들기도 했다.
발표회 준비를 얘기하다가 돌연,
뭣때문에 열받았는지 타겟없는 분노를 쏟아냈다.
인격 때문에 까베하는거 아니더라,
땅고도 결국 계급이야? 이런 퉷...
그러다가
의식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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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엔 시윤샘의 부친상이 있었는데,
땡글이의 모친상까지,
조심스레 한 해를 돌아보게 한다.
이미 잠 든 자가 할 수 없는 일,
성찰을 기대하는 반성.
산 자의 몫이다.
2016년 12월 11일 일요일
땅고 100일째.
날이 제법 추워졌다.
어제는 코엑스 촬영 때문에 심화반 수업에 못갔다.
대신, 92기 초급파티에 갔다.
#출만한라가안보인다 #어차피못춘다 #탱고99일차의위엄
#세얼간이 #알이즈웰
경치 좋은 오나다2의 2층에서 관전만 하다가 돌아갔다.
누군가 밀롱가 입장권을 경품으로 받았다.
본전 뽑았다고 좋아하며 깔깔댔다.
븅신들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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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워서 나가 사먹기도 싫었고,
혼밥도 싫었다.
기특한 재키가 새악시처럼
김치찌개 끓여놨다며 먹으러 오랜다.
#성산아파트202호 #탱고4년차
#간만에 #집밥
재키와는 보이지 않는 인연이 있었다.
비슷한 생산지, 영화계 연관인물들, ...그리고 Tango.
#재키표떡볶기
살뜰하게 만두를 굽고, 떡볶기를 내오는 섬세한 재키는
탱고피플에서 민과 함께 탱고를 시작했다.
오랜 고독의 시간을
미친 듯이 땅고로 채워갔던 녀석에게 궁금한 게 많았다.
#밥 #찌게 #비스켓 #군만두 #첨처럼
#고개들어 #다음안주나올때까지 #교과서같은히로
100일 동안,
89일은 술을 마신 것 같고,
9일은 일반인 만나 술을 마신 것 같고,
하루 정도는 춤을 춘 것 같다.
나머지 하루가 기억나지 않는다.
...뭘하려고 땅고를 계속하는지
정신을 다시 추스려야겠다.
깜놀, 인생 어느 새 여기까지 왔데?!
다음번에 또 놀라기 전에
회한을 좀 줄여야한다. 매번 이렇다.
그래서
첫 스텝을 조심스럽게 떼듯이
삶의 하루 첫걸음을 좀 진지하게 걸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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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고라이프 #100일차
다음주에 8화가 이어집니다.
(*담주는 '부록' 느낌으로 나갑니다)
첫댓글 이거이거 꿀잼인데요? ㅎㅎㅎ
달달한 얘기는 아닐진데, 잼있게 봐주니,ㅎㅎㅎㅎ 생유~
춤 겁나 잘추는 못생긴 여자보다 춤 드럽게 못춰도 이쁜 여자가 더 좋다는 땅게로도 있습지요 암만~
사회생활하면서 만날 수 있는 유니크한 사람들이 땅고판엔 없을까. 그런 사람들 만나는 예습복습이 얼마나 도움이 될까...내가 요즘 그런 고민하는 것 같다.
부산 얘기는 왜 안 해줘요~~~~~~~~???? 네???
어...부산은...어...담편쯤에?? ㅎㅎㅎ
뭐야 저는 전편에 어벙하게 나온 사진밖에 읎네용 ㅋㅋ
응. 그러네. 요즘 불 붙기 시작했으니 머...ㅋㅋ
어찌 하다 보니 사진 속에 얼굴 아는 분이 좀 보이네요. ㅎㅎ
그리고 전부터 생각한 건데 두 분 닮으셨어요. ㅎㅎ
못생긴 얼굴은 얼룽 잊으세요. 정신건강에 좋지 않답니다.ㅋㅋ
그때나 지금이나 얼간이...알이즈웰은...
언제쯤 얼간딱지를 뗄까나.
할리님 얼간이..? ㅋㅋㅋㅋ
그리 오랜된 이야기는 아닌듯한데 난 왜 자꾸 응팔이 떠올라서 우프지~?ㅋㅋㅋ 암튼 재밌게 잘 봤어~~~~~^^
되돌리기 해보면, 명랑운동회요, 주말의 명화같지요.ㅋ
기대되네요~ 재미있어요~
쟁여 놓은게 이제 바닥이여~^^;;
애독자 입니다 ㅎ
감사합니다. 또다른 가을에 시작하셨네요~ 만추기수 뽜잇힝~~
이러나 저러나 초급때가 젤루 잼있었던 것 같으당~ 오빠덕에 추억이 새록새록이야
우리 알리나 눈엔 어떤 추억이었으까...ㅎㅎㅎ
땅고100일 축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