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존량에 대해 양자역학에서는 다음과 같이 기술합니다...
"시간의 양함수가 아닌 가관측량(observable) A가...
해밀토니안 연산자 H와 교환가능하면 물리량 A는 보존된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가관측량 A의 기대값의 시간 미분이...
슈뢰딩거 방정식에 의해 다음과 같이 표현되기 때문입니다..
d<A>/dt = i/ħ<[H, A]> + <∂A/∂t>. (1)
해밀토니안과 가환이고 시간의 양함수가 아니라면 우변은 0 이되고...
연산자 A의 "기대값"은 시간에 따라 변하지 않습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거시적인 보존 법칙이...
양자역학에서는 "기대값"의 보존으로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운동량 보존법칙, 에너지 보존 법칙, 각운동량 보존 법칙 등은...
해당되는 연산자의 기대값의 보존으로 나타납니다...
만약 계를 기술하는 해밀토니안이 잘 알려진 경우라면...
가관측량 A의 변화는 식 (1)에 의해 모든 시간에 대해 계산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측정에 의한 계의 변화에서는 해밀토니안 H가 잘 정의되지 않습니다...
다만 측정 전의 상태와 측정 후의 상태 함수를 알고 있다면...
측정 전후의 상태함수에 대한 연산자 A의 기대값 계산으로써...
가관측량 A가 보존되었는지 혹은 어느 정도의 변화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측정되는 양은 고유값(eigen value), 그리고 보존되는 양은 기대값입니다...
예를 들어 입자가 두 에너지 고유 상태의 중첩 즉...
|ψ> = c1 |E1> + c2 |E2> (2)
에 있었다고 합시다... 에너지 측정에 의해 E1 혹은 E2가 측정되는데...
측정 후의 상태는 에너지 고유 상태인 |E1> 혹은 |E2> 가 됩니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 보존 법칙이 성립하려면....
측정 과정이 에너지의 교환을 동반해야합니다....
만약 측정 후 상태 함수가 |ψ'> = |E2> 였다면..
에너지의 기대값의 변화는
<ψ'|H|ψ'> - <ψ|H|ψ> = E2 - (c1² * E1 + c2² * E2) (3)
가 되고 이 만큼의 에너지가 측정과정에서 공급되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측정은 확률적으로 물리량(연산자)의 고유값을 얻게 하지만...
그 고유값을 얻기 위한 비용은 지불해야 합니다....
측정과정에서 보존량의 기대값이 변했다면 그 만큼은 외부로부터 채워지거나 버려져야합니다...
기대값의 보존은 거시적으로 보존되는 물리량이 만족해야하는 최소한의 조건이라 생각됩니다...
이제 위치 측정에 의해 자유 입자의 상태함수가 델타함수가 되는 경우...
델타함수로 표현된 상태의 에너지 기대값을 계산해 보겠습니다...
위치 공간에서 델타함수로 표현된 상태는 운동량 공간에서 상수함수가 됩니다....
자유입자의 해밀토니안이 H = p²/2m 이므로...
에너지 기대값을 운동량 공간에서 계산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H> = 적분 (-∞에서 +∞까지) 상수 × p²/2m dp (4)
적분 결과는 무한대입니다...
제곱적분이 가능하지 않은 함수를 쓰기 때문에 계산이 곤란하다면...
극한을 취해서 델타함수가 나오는 sinc 함수나 가우시안 함수의...
푸리에 변환을 써서 계산하고 나중에 극한을 취하면 됩니다...
확인해 보면 알겠지만, 답은 마찬가지 무한대가 나옵니다..
위치 공간에서의 파동 함수 폭이 좁을 수록 운동에너지 "기대값"은 커집니다...
앞서 설명했듯이 에너지 "기대값"의 커짐은 공급해야 할 에너지의 커짐을 의미합니다...
입자를 작은 공간에 가두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수소원자 안에 있는 전자에게 보어 반경(바닥 상태)보다...
더 작은 궤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현대 물리 시간에 불확정성의 원리를 근거로 계산해 보았을 것입니다...
입자가 차지하는 공간이 좁아질수록 운동량의 불확정성이 증가하는데...
물리적으로는 단순히 운동량이 더 모호해진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운동량의 모호성이 커지면 운동에너지가 증가합니다....
보어 반경 보다 더 작은 궤도를 고려한다면...
그 안에서 전자는 쿨롱력에 의한 속박 에너지보다 운동에너지가 더 커져서...
속박에서 풀려나게 됩니다....
참고로 양자 입자의 경우 운동에너지의 커짐이 곧바로 운동량의 커짐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운동량(p)의 기대값은 0이면서 운동 에너지(p²/2m)의 기대값은 0이 아닌 경우가...
고전적인 직관으로 상상하기 힘들지만 양자계에서는 흔히 있습니다...
가령 수소 원자 내에서 전자의각운동량(L) 양자수가 1 이고, 부양자수가 m=0 인 경우...
각운동량의 크기는 0이 아니면서... 각운동량 벡터의 기대값은 0이 됩니다...
양자 입자는 이런 기묘한 방식으로 모든 보존 법칙(물리적 요구)를 만족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antivirs님의 사고 실험에 있는 슬릿과 관련해서 논해보겠습니다...
우선 슬릿 벽의 두께(슬릿 구멍의 크기가 아닙니다...)는 유한 해야 합니다...
너무 얇아서 0 이 되면 벽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고 또 얇으면 터널링에 의해 구멍 아닌 곳으로 통과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에너지-시간 불확정성 원리에 의하면 매우 짧은 시간 동안에는 어딘가에서 에너지를 빌려 올 수 있습니다...
이것 때문에 양자 세계에서는 에너지 보존 법칙이 엄밀하게 성립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어쨌든 거시적인 보존 법칙의 요구 때문에 빌려온 에너지는
Δt ≒ ħ / (2 ΔE) (5)
라는 시간 내에 돌려 주어야 합니다...
입자는 크기가 0인 구멍을 통과하는 동안 무한 대의 에너지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무한대의 에너지는 식 (5)에 의해 무한히 짧은 시간 동안만 가능합니다....
그러나 벽의 두께가 유한하므로 유한 시간동안 무한 에너지가 지속되어야 합니다...
즉 구멍 크기가 0인 슬릿은 어떤 입자도 통과할 수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작은 구멍과 관련된 실제적인 현상을 이야기하고 마치겠습니다...
포톤을 사용한 회절 실험에서 슬릿의 구멍이 빛의 파장보다 작으면...
포톤은 그 구멍을 통과해 진행할 수 없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광학 책을 찾아보면 직접 확인 할 수 있을 겁니다...
또 마이크로파의 도파관 이론에서도 도파관의 구멍 크기가 파장 보다 작으면...
마이크로파의 진행하는 모드가 생기지 않습니다...
evanescent wave라고 해서 지수함수적으로 감소하는 필드가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도파관은 cutoff 주파수라고 해서 이 주파수 보다 낮은 주파수의 필드는 전송이 불가능합니다...
첫댓글 Very excellent !! 이런 훌륭한 글 때문에 물리바다에 오는 보람이 생깁니다. 책에선 알 수 없는 엄청난 정보를 아는 재미. 도대체 어떤 분이시길래 이렇게 양자에 정통했을까? 님의 글을 보면 감탄이 끊이지 않습니다.